제목에서도, 표지에서도 언어폭력의 날카로움을 잘 느껴진다. 단편소설 5편 모두 재미있게 읽으며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되새겨 볼 수 있다. 1. 하늘과 바람과 벌과 복수(조영주) 계속된 따돌림이 트라우마가 되었고 자신의 상처를 소설을 읽고 쓰며 극복해 간다. 따돌림을 주도했던 아이도 다른 집단에서 피해자가 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할 줄은 모른다. 해환은 희선이 자신의 잘못을 알아챌 때까지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한다. 오히려 희선이 덕분에 천재 작가가 되었다며 통쾌해하며. 제목이나 주인공 이름 ‘해환’에서 윤동주 시인이 떠오른다. ‘서시’에 나타난 시인의 삶의 자세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성찰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편 최근 학교폭력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드라마 “..
양철북 출판사에서 보내주셨다. 옮긴 학교에서 새 학년 준비 워크숍이 한창이라 들여다보지 못하다 개학하고 나서야 읽었다. 새로 중학생이 된 아이들과 ‘네 글자’ 자기소개로 수업을 열었다. 부담을 줄이면서도 자신의 특성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활동인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적잖았다. 수업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지고 내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좀더 기다려야 했는데... 무언가를 명명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규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들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첫 수업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름’에 대한 일본의 문화를 조금 알게 되었다. 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따르게 되고 그것에 대한 여성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이름에 대한 일본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
이 책도 모임에서 이야기 나눈 책이다. 나는 이 책이 청소년문학이란 타이틀을 가진 소설이지만 청소년보다는 자녀와 갈등하거나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부모를 위한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주인공 호정의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친척들과 살면서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 남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으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토론과도 관련이 깊다. 나는 호정이의 예민하고 소극적인 성향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참함’이라는 단어를 알기도 전에 마음으로 먼저 느꼈다는 말의 울림이 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긍정적인 결말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다. 후천적이기에 소통을 통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모임 샘들과 이야..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를 힘들게 읽은 뒤라 이 책은 쉽게 읽혔다. 오히려 단편소설이나 청소년소설로서 문학성을 어디에 두어야할까 고민하며 읽었다. 모임 샘들과 이야기 나누던 중 이 소설에서 ’환상동화‘ 느낌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편해지며 좋은 느낌이 여운으로 남았다. 주로 고등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중1~2 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갈등 상황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보다는 그로 인한 외로움을 위로하는 특별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SF를 잘 활용하여 표현했다. 생각해 보면 홀로 깊이 침전하는 사람들에게 안전과 위로가 먼저다. 그런 이야기를 중1~2도 읽을 수 있게 잘 담고 있다. 코로나로 가정에서든 교실에서든 외로운 청소년들이 많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외..
책을 읽고 아이슬란드에 가보고 싶었다. 생각만 했을 분인데 페이스북에서는 '아이슬란드로 여행가야 하는 이유'라는 광고가 자주 노출되고 있다. 재작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파이어 사가 스토리"를 보며 아이슬란드와 후사비크에 대해 검색해 본 적이 있었는데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그걸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관심이 생겨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일까. 여하튼 오로라와 고래를 보기 위해 가보고 싶은 곳이다. 고래와 같은 지구적이고, 오로라와 같은 우주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그곳, 자연의 힘이 큰 시공간일수록 신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 느낌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작가의 이전 작품 "소년과 새와 관 짜는 노인"을 떠올리게 한다. 표지와 내지의 디자인이나 글꼴 등 스..
담양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는 전남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 샘들이 매월 추천해 주는 책이 있다. 방학을 맞아 추천도서목록을 훑어보다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불편한 편의점"과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았는데 청소년의 밝은 기운이 더해져 훨씬 따뜻한 책이었다. "불편한 편의점" 독후감에서 단어의 조합이 역설적이라는 느낌을 적었다. 편리함만을 추구할 것 같은 편의점에서 오히려 진한 사람의 냄새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이 책도 그렇다. 오히려 청소년들에게는 짧은 시간에 저렴한 가격에 간단한 먹거리와 쉼터까지 제공해 주는 편의점이 삶의 중심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를 이야기할 정도이니. 중3 '이루다'는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나름 화목한 집에서 살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의 상황을 만난다..
담양공공도서관 신간 코너를 살펴보다 익숙한 작가의 특이한 제목에 끌려 책을 들었다. “챌린지 블루”. 청소년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알기에 이 책도 청소년들의 도전을 다룬 책인가 싶었다. 흐릿한 바다를 배경으로 폭죽이 터지는 것도 관련 있는 것 같고. 차례부터 신선하다. 소제목이 색상명으로 돼 있다. 색상코드가 나와 있어 이를 입력해 색을 느끼고 색상의 이름을 검색했다. 여러 사이트나 블로그에서 비슷한 계열의 색감의 차이나 선호 색에 대해 설명하는 글들이 많았다. '챌린지 블루'도 검색해 봤는데 이 책 소개만 나온 걸 보니, 작가의 새롭게 명명한 색인가 보다. 주인공 바림을 잘 알고 있는 ‘파란 티셔츠’가 누구일까 추측해 보는 것을 빼고는 큰 사건이 있지는 않다. 당연하게 여겨 왔던 미대 입시를 포기하기에..
국어교사들이 모인 단톡방에 이 책의 교사서평단을 모집하는 글을 보았다. 작가의 전작 “열네 살의 인턴십”을 재미있게 읽고 그것으로 꿈, 또는 부모와의 갈등 상황을 주제로 수업했던 기억도 있어 응모했다. 운 좋게 선정되었고 9월 29일 책을 받았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끼며 즐겁게 책을 읽었고 그 소감을 나누고 싶었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제한하는 그 글자 수로 내용을 정리할 수 없었다. 여기에서 책 소감을 나누고 싶다. ‘Oh, boy’는 놀람과 감탄, 실망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영어 감탄사라고 한다. 모블르방 삼 남매에게는 ‘오, 보이’를 백 번도 넘게 외칠만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아빠의 무책임한 가출, 엄마의 절망스러운 선택, 그로 인해 삼 남매는 흩어질 위기의 상황에 빠졌다. 다행히 이복형제들의..
오염 상황을 나타내는 듯한 붉은색 배경에 고글과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인물, “항체의 딜레마”라는 제목에서 책 내용이 짐작된다. 그런데 항체가 어떻게 ‘딜레마’와 연결될까, 궁금했다. 읽어보니 먼저 이 책은 제7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작품집으로 수상작 모음집이었다. 생각해 보니 그동안 “안녕, 베타”, “푸른 머리카락”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어 빌렸다. 책에는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기후 위기’를 소재로 한 단편 3편,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단편 3편이 실려 있었다. 재미있게 쉽게 읽히는 작품도 있고, 읽고 나서 작가의 의도가 잘 정리되지 않는 작품도 있었다. 작품의 해석의 독자의 몫이라지만 독서 역시 대화이니 이 책 읽은 아이들과 열린 대화를 해도 재미있겠다. 항체의 딜레마(임서진) 수상작으로 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