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방 책 목록을 살펴보다 '진로' 관련 목록에서 "원더랜드 대모험", "아르주만드 뷰티살롱" 이진 작가님의 작품을 발견했다. 책 소개 내용이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 군인들이 많고, 불량스러운 고등학생이 군인을 폭행했던 일도 있었다는 구절을 보면 강원도 양구쯤 될 것 같은 시골. 변하지 않는 산천처럼 자신들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던 아이들이 우연찮게 비어 있는 공간을 발견하고 아지트를 만들었다가 친구들, 그리고 외지 사람들이 찾는 카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래서 읽다 보면, 창업 매뉴얼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세상의 일이 사람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고 돈에 호되게 당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진로를 발견한다. 그리고 노력한다. 자유학기제의 취지가 ..
제목과 표지로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고요한 우연’이라. 우연한 일은 대체로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고요하기 쉽지 않을 텐데 어떤 만남을 이야기할까. 표지를 가득 채운 초록빛 숲과 고양이 두 마리, 소녀의 모습에서 인간과 동물과의 교감을 담은 내용일까, 그러다 차례를 보니 우주와 관련된 이야기인가도 싶었다. 읽어보니 틀린 예상은 아니었고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다. 주요 등장인물 4명이 모두 같은 반이다. 같은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서로 친하지는 않다. 주인공 수현이는 정후를 좋아하고,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 우연은 꿈속에 나타나며, 자신과 다르게 똑 부러진 성격에 모든 면에서 뛰어나지만 친구들에게 배척받는 고요가 마음에 쓰인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우연이 접속한 비공개 SNS를 알게 되고 거기..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도 운전하면서 오디오북으로 읽기 시작했다. 성우의 목소리에 인물의 성격이나 감정이 잘 드러나 있어 금방 몰입하게 되었다. 듣다 보니 뒷이야기가 궁금해 바로 담양공공도서관으로 이동해 책을 빌려 중반부터는 줄글로 읽었다. "죽이고 싶은 아이"를 띠지에 드러낼 만큼 이 책의 반전도 상당했다. 이야기는 두 명의 서술자를 통해 전달된다. 해록이와의 일이 사랑임을 주장하는 해주의 목소리에, 이야기 후반부에는 그것이 폭력이었음을 설명하는 경찰관의 목소리, 마지막으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해주의 목소리를 통해, 사랑과 폭력은 어떤 포함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것임을 경험하게 된다. 반전이 큰 이야기라 소감 쓰기가 조심스럽다. 반전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에 영향을 미칠 ..
색다르게 읽은 책이다. 전남공공도서관을 통해 '밀리의서재'를 3개월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부산' 관련 전자책을 두 권 정도 읽다, 요 며칠 내린 눈으로 차에 묻은 제설제를 씻으려 가는 길에 오디오북을 실행했다. 1학년들이 많이 읽었던 책 중 이 책이 오디오북으로 지원되고 있었다. 세차장 가는 길에서, 세차하는 동안, 다시 돌아오는 길에서 오디오북을 듣는데, 성우의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듣다 보니 소설의 내용이 잘 그려졌다. 그러다 뒷이야기가 궁금해 끊고, 전자책을 펼쳐 책을 마저 읽었다. 그리고 인상적인 구절을 정리하기 위해 종이 책을 대출해 다시 훑었다. 이야기는 하지오와 유찬이 시점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하지오가 좀 더 중심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제목도 그렇고. 지오는 미혼모 엄마의 ..
2학기에 학생 여럿이 이 책으로 서평을 썼다. "페인트", "나나", "챌린지 블루"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눈에 담아 두었는데, 방학을 맞아 찾은 담양공공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얼른 찜했다. 표지를 보아서는 남녀 고등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인 듯싶은데,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란 제목과 소제목을 살펴봐도 내용이 잘 짐작되지 않았다. 다만 소제목이 모두 3음절인데 이유가 있을까. 그러나 이야기가 시작되자 이야기에 금방 몰입하게 되었다. 선우-혁의 형은 왜 죽었을까, 메타버스 '가우디'에 형의 집을 오랫동안 관리하고 있는 '곰솔'은 누구일까, 챕터의 끝이나 이야기 중간에 등장하는 '편지'는 누가 누구에게 보낸 것일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예측한 게 맞기도 하고 빗나가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독서 모임에서 2023년에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다. 학년말이라 업무가 쌓여 있었는데도 제쳐 두고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었다. 다들 재미있게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바빠서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방학하고 작년에 읽었던 책 중 소감을 정리하지 못한 책들을 펼치기 시작했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오히려 모임을 앞두고 읽었을 때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 이야기의 복선들을 충분히 생각해 보며 읽을 수 있었다. ‘해미’는 좋아하고 따르던 언니를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고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하지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고라 주위 사람들의 이목을 견디기 힘들었고 아빠는 직장을 부산으로 옮기고, 엄마를 비롯한 가족은 유학 겸 파독간호사 이모가 있는 독일로 떠난다. 엄마 역시 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지구 끝의 온실"과 "청소년을 위한 SF단편소설 쓰기"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마침 모임에서 읽기로 해 재미있게 읽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 이야기는 내 생각과 토론 내용이 겹쳐져 있다. 이 책을 고등학교에서 '비경쟁토론 도서'로 많이 추천하고 있다고 한다. 읽어보니 각 단편마다 토론 주제를 정할 거리가 많았다. SF소설답게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심리와 갈등을 더욱 선명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중학교 3학년은 돼야 책 내용을 이해하고 세상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일곱 편의 단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야기의 가장 인상적인 점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이 말은 소감을 적을 때에도 조심해야..
책폴 출판사에서 보내 주셨다. 만화책 같은 표지에, 분홍빛으로 진하게 “열일곱, 오늘도 괜찮기로 마음먹다”란 제목이 눈에 띈다. 제목에 코팅이 돼, 독서등 아래에 읽으니 정말 빛나기도 했다. 박하령 작가님의 글은 두 편 읽었다. “기필코 서바이벌”과 “의자 뺏기” 두 책 모두 제목처럼 주인공의 힘 있는 목소리가 담겨있다. 편집이 재미있다. 일기답게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이 솔직하고 섬세하게 드러난다. 또 책 구성이 친절하다. 내용에 잘 들어맞는 삽화, 내용 요약 및 핵심어가 들어 있는 해시태그. 중학생들도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내용도 재미있다. 청소년 시기에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친구 문제, 사랑 그리고 사람마다 경중은 다르게 느끼겠지만 나에겐 무엇보다 커다란 문제에 대해 생각하며 성장하는 과정이 실감 나..
“마녀가 되는 주문”과 함께 책폴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우리의 비밀은... 그곳에” 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앞뒤 표지를 훑어보며 하나의 공간을 배경으로 세 시간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궁금하다. 게다가 이야기를 세 명의 작가가 협업을 통해 구성했다니... 호기심과 궁금함, 색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먼저 세 시간대(2000년 7월, 2018년 10월, 2029년 8월)의 한 장면과 삽화가 나오고, 각 시간대별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 표지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될 때까지 정보가 많아 긴장감이 길어졌다(나이 탓이다). 첫 번째 2000년 7월 이야기는 세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인 ‘그곳’에 대해 설명한다. 전쟁 중에 서로의 안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