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그리고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는 감옥에, 어머니는 새아버지와 결혼해 산다. 그리고 감수성이 풍부한 14살 소녀이다.” 이런 조건을 갖춘 아이들이 우리 반에 배정됐다고 하자. 참으로 곤란한 상황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친다. 그런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런 불가능한 상황에 조심스럽게 대안을 제시한다. 마리나의 내면에 담긴 열정과 의지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도록 친구들과 선생님은 노력한다. 가공의 희망이지만 여기서 소박하지만 간단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인간적인 관심과 배려, 그리고 소통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만이 정답일 것이다. ① 외모로 인해 힘들어 하는 아이들(신체적인 콤플렉스로 주눅이 들어 있거나 상처받은 아이들..
표지 그림이 이야기를 잘 드러내고 있다. 코끼리 등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지만 표정은 밝은 유쾌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매 순간 홀로 떨어진 것 같으면서도 사회와 경제와 역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것도 거대한 역사의 상황을 중학생의 이야기로, 긴장감 있게 표현한다. 그래서 상당한 두께의 이 책을 막상 펴기 시작하면 쉽게 덮을 수 없게 만든다. 물론 이야기를 재미 있게 이끌어가는 작가의 입담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큰 줄거리는 시국 사범으로 공안 당국의 수배 중인 친구 형에게 중요한 물건을 전해 주기 위해 수원에서 목포까지 비밀스럽게 떠나는 여행 구조다. 거기에 여행의 시작이 친구에 대한 의리 때문에 선택한 일이 아닌 갑자기 집을 나간 아버지와 재혼하는 어머니에게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 나의 혼..
본문 마지막에 가면 주인공 카렌이 『소년 소녀를 위한 이혼교본』이라는 책을 서점에서 주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소년 소녀를 위한 이혼교본’이라,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설명하기에 딱 좋은 표현이다. 미국에서 90년대 이전에 쓰여져 실제 15-20년의 시간차가 있지만, 이혼이라는 문화적 추세는 15년 전의 미국 상황이 우리나라의 지금 현실과 매우 흡사하다. 주인공 카렌은 우리 나이로 초등학교 6학년 즈음 부모님이 별거하고 이혼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범하지만 단란했던 가정이었기에 카렌은 부모님이 이혼한다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부모님의 이혼 사유는 불륜도, 도박도, 폭력도 아닌 ‘성격 차이!’ 그러기에 어린 카렌은 더욱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학교생활은 점점 엉망이 되..
"리버보이"와 여러모로 비슷해 보여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리버보이" 같은 ‘영혼의 울림’이 두 권씩이나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닌지. 게다가 작가의 말에 마치 ‘리버보이’의 별장과 같은 집무실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었을 때에는 좀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우리가 찾으려는 상황 도서로 적절한 것인지. 하지만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내외적 갈등이 선명하고,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한 사건도 있어 흥미로웠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으로 인한 방황, 어머니 재혼 문제로 인한 내적 갈등, 그런 상황에서 기대려 했던 또래 집단의 무리한 요구와 벗어나지 못하는 괴로움 등이 지금 우리 아이들의 상황에도 설득력 있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지 않는가. 주인공이 ‘천재’라는 게 마음에 걸린다. 루크는 자신이 천재임..
아이들은 어른들의 간섭을 받기 싫어한다. 또래들 중심의, 또는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지만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버지나 어머니 어느 한 사람의 고통이나 잠깐 동안의 부재에도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부모로 인한 가족의 변화(또는 해체)는 그야말로 아이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이야 생각하기 싫은 상황이지만, 상당수의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부모의 이혼"이다. 부모의 이혼을 다룬 글들을 살펴보며 자신과 비슷한 아이들의 생각을 읽어보고 자신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 부모의 이혼을 중심으로 다룬 글로 다음 책을 추천한다. 1. 난 아빠도 있어요.부모의 이혼..
1. 서평 이 책은 과 비슷한 모티브와 줄거리를 지니고 있다. 주인공이 지닌 특성도 비슷하고 사건 전개와 결말도 상당히 닮은꼴이다. 이웃집 개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그 죽음과 연관된 여러 가지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웃에 관련된 사항,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 부모의 이혼과 재결합의 암시 등, 우연인지 모르지만 많은 부분에서 과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 ‘D'라고 불리는 여자 아이의 등장인데, 가난과 가정폭력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 여자아이와의 만남이 내성적인 주인공 빅토르에게 무료한 여름방학을 새로운 모험으로 바뀌게 한다. 특히 이웃집 개의 죽음과 매일 보내지는 괴쪽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자기 안에서만 갇혀 있던 빅토르는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마치..
열한 살 짜리 평범한(?) 소년 로랑의 이야기이다. 이젠 우리 사회에서도 보편화된 이혼 가정의 자녀로 이른 바 가정환경 조사 때 부모란에 ‘편부’로 기록될 아이가 바로 주인공 로랑이다. 이 책은 로랑이 아버지와 함께 방학을 방콕에서 함께 보내기 위해 도둑질이라는 모험(?)을 하고,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죽음까지 결심하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300쪽에 달하는 로랑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롤랑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유쾌한 소년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혼과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이들 부모의 새 애인들, 어찌 보면 상처받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축구에 열광하며, 아빠와 함께 복싱을 즐기고, 아빠의 새 애인을 좋아하는 아주 평범한 악동 로랑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보다는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주인공인 크리스토퍼는 한밤중에 우연히 이웃집 개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크리스토퍼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탐정노릇을 하기로 결심한다. 자폐아인 크리스토퍼는 이 과정에서 이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행동을 하게 된다. 이웃집을 방문하고,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하며, 사건에 대해 긴 글을 쓰기도 한다. 점차 의혹을 풀어가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된다. 돌아가신 줄 알았던 엄마는 이웃집 아저씨와 함께 다른 도시로 떠나 있으며, 진실만을 말한다고 믿었던 아빠는 개를 죽였고, 또한 자신에게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크리스토퍼는 난생 처음으로 집과 학교를 벗어나 엄마를 찾아 떠나게 되고, 어렵게 엄마를 만나지만 마음의 평화를 찾지 못한다. 크리스토퍼를 진심으로 ..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과 관계를 파악하느라 무려 1주일이나 헤맸던 것 같다. 다시 새마음으로 끈기 있게 읽다보니 색다르면서도 독특한 내용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게 되었다. 설마 이런 소녀가, 이런 가정이 있을까 또는 일본이니까 이렇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뭔가 새로운 희망이 꿈틀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스리는 이혼한 부모를 둔 아이다. 어머니는 미대 교수이며 한 번의 재혼 경험이 있고, 재혼한 남편에게서 버림받고 또 다시 자식과 부인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중이다. 아버지는 꽤 알려진 판화가이며 새로운 애인과 사귀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달라 다시 혼자 사는 중이다. 아버지인 만조씨와 어머니인 미네코는 생각의 차이로 헤어졌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스리를 사랑하며, 가스리의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