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이 책을 고를 때, 짧은 한시에 얇은 책이라 가볍게 여겼다. 가볍고 짧게 훌훌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했다. 솔직히 읽는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감히’ 그렇게 호흡을 짧게 하고 읽으면 안 되는 여행기(여행시집)였다. 이 책은 (164) 이번 사행은 일곱 달 동 안 여덟 나라를 거치며 모두 육만 팔천삼백육십오 리를 다녔다고 저자가 단 한 줄로 요약하지만, 저자와 사행단이 겪었을 일곱 달 동안의 경험은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힘들고, 길고, 귀한 체험이자 기록이라고 단언한다. 한시를 잘 모르고, 또한 이 시집의 목적이 여행의 기록이기에 각 시들의 우수성은 가릴 수 없지만 방문 국가나 도시마다 남긴 짧지만 강렬한 감성들은 내 개인적인 기억, 이미지와 결합해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 시..
코로나19로 거의 코앞까지 갔던 러시아 문학기행이 연기(?)되고,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다, 우연히 알게 된 책을 배공 예산의 도움을 받아 선물받는 마음으로 이제서야 다 읽었다. 1. 푸시킨, 2. 톨스토이, 3 고리키(러시아) 4. 스탕달, 5. 빅토르 위고(프랑스) 6. 괴테, 7.훨덜린, 8. 헤세(독일) 9. 바이런, 10. 로런스(영국) 정말 가보고 싶었던 문학기행. 고전을 읽으며, 꿈꾸어 왔던 문학기행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작가의 종횡무진 지식과 독서 덕분에 여러 가지 관점 특히, 살아온 여정과 여성 편력 등 재미 있는 요소들 덕분에 요즘 독서 중 가장 빨리 읽었던 것 같다. 주로 여성편력 이야기가 많아 읽다가 불편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다. 이 책이 음악을 작가의 ..
쉽게 읽어갈 줄 알았는데, 파르티잔에 끌려간 대목에서 무척이나 어렵고 지루하게 겨우겨우 읽어 나갔다. 지금 돌아보니, 지바고에게도 가장 의미 없고 힘들고 잔인한 시절이었기에 표현된 언어들도 어렵고 힘들게 작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읽을수록 지바고가 살아간 시대와 지금 내가 살아가는 시대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도. 전쟁과 혁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작가가 되고 싶은 의사로서 혁명의 중심에서 벗어나 겨우겨우 피해 가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소시민 지바고. 또 심지어 불륜까지 저지르는 지바고는 정말 손가락질 당할 만한 캐릭터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지바고가 일면 이해가 되기도 하는 나는 도대체 뭐지? 그럼 코로나19라는 상상도 할 수 ..
는 개인적으로 소소한 인연이 있다.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중학생 시절 영화음악을 즐겨듣던 중 ‘라라의 테마’가 너무 아름다워서 영화는 못 보더라도 책은 꼭 읽어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래서 중앙여중 도서관 문을 처음으로 두드렸는데, 이 책은 대출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폐가식 대출 창구의 조그만 창문으로 냉담한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아직 중학교 수준에서는 읽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이후로도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신청했지만 결코 볼 수 없는 금단의 서적이라는 것을 각인시킬 뿐이었다. 그 뒤로 간혹 TV에서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도, 책보다 먼저 보고 싶지는 않아서 다른 채널로 돌려버린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전엔 그렇게 읽고 싶었던 책이, 숙제처럼 내 손 앞에 놓이니 책을 읽고 ..
밀린 방학숙제를 하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방학 시작하고 미리 숙제해놓자고 책을 읽어 놓아서, 그렇게 쫓기는 기분은 아니었다는 것. 지난 2월 말부터 지금까지, 과연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으로 움츠러든 채 모든 것이 일시정지한 느낌이었다. 개학은 물론 수업이나 모든 인간관계를 아우른 모임들이 정지하거나 이전과는 형태가 달라져서 적응하는데 스트레스를 적지 않게 받았던 것 같다. 모임이 없다 보니 책을 읽어도 정리는 뒷전이고, 그냥 읽어나가는 느낌? 정리가 게을러지니 책 읽기도 덩달아 게을러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 모임을 목마르게 기다렸다. 은 2월에 다 읽었고, 이번에 정리하면서 한 번 더 훑어봤다. 어떻게 봐도 건성건성 읽었던 것 같다. 건성건성 읽어보면서도 눈여겨 보았던 것이 네..
책값 좀 아껴보겠다고 새해부터는 웬만하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기로 결심했다. 다행히도 담양공공도서관에는 러시아 관련 책들이 작년에 비해 많이 늘어서 정독은 아니더라도 훑어보며 여행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는 좋을 것 같았다. 문제는 이었다. ‘열린책들’은 물론이고 ‘문학동네’ 출판사는 찾을 수 없고,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만화)과 ‘고교생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논술 필독’이라는 부제의 신원문화사 딱 이렇게 두 권만 비치돼 있었다.중고생 때도 읽지 않았던 중고생 대상의 책이라 기분이 좀 묘했지만(심지어 번역자 이름도 없다^^;;), 읽을수록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읽을수록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원래 제목이 ‘아버지와 아들들’이라고 하는데, 제목처..
안톤 체호프와 그의 시대 경북대 노어노문학과 김규종 스페셜리스트-제너럴리스트'뇌를 단련하다' 다쯔바라 다카히시동경대 불문과, 철학과 이경석경 '경전으로 경전을 해석하다요시카와 고지로 '공자와 논어'고전을 읽어야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읽을 수 있어. 떠돌이의 노래 1999 1. 양식 넘나들기-푸쉬킨 : 시인, 소설가, 극작가 (6월6일 축제, 러시아 문화와 영혼을 처음으로 글로 표현한 작가. 러시아문학의 알파이자 오메가)-레르몬토프: 시인, 소설가, 극작가-고골: 소설가, 극작가(검찰관-감사관)-투르게네프: 소설가, 극작가, 산문시인(산문시 '거지'-윤동주 투르게네의 언덕, 김억 시인 소개, '처녀지'=1935년 동아일보 '상록수')-톨스토이:소설가, 극작가(정제된 6막극을 씀. 조화와 균형 선호)-..
그 동안 읽어왔던 러시아 문학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스토리, 주인공이라 색다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떠나서 아시아적인 향기를 풍기는 러시아 남서부 카프카스(캅카스, 코카서스)산맥의 광대하면서 아름다운 공간적인 배경과, 어디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 주인공 페초린, 그리고 그와 얽힌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여인들(벨라, 타만의 밀수꾼 정부, 베라, 메리), 페초린의 이야기에 대한 서술자가 되어주는 막심 마시므이치와 이름 없는 장교, 엇갈린 시간 구성 등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빠져든 것 같다. 특히 주인공 페초린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알다가도 모를 것 같고, 도무지 ‘영웅’이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는, 모순적인 주인공! 그리고 그 실체가 죽은 후 남겨진 일기 속 부분적으..
대위의 딸국내도서저자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Aleksandr Pushkin) / 석영중역출판 : 열린책들 2006.07.20상세보기 매우 재미있었지만, 첫 만남이 쉽지 않았던 러시아 문학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어렵고 복잡하고 변화가 많았던 이름들과 사건들, 긴 호흡의 대사들! 도스토예프스키의 큰 산맥을 힘겹게(물론 재미와 감동도 함께) 넘었던지라 제아무리 유시민 작가가 재미있었다고 할지라도(그래서 선택한 것이지만) 이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한 달 여를 다른 책에만 눈을 돌리다가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결국 정신을 차리고 주말에 읽었다.그런데 세상에! 단숨에 읽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재미있었다니!옆에서 남편이 낑낑대며 원고를 쓰고 있을 때, 나는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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