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읽으려고 책을 사 두었는데 읽지 못했다. 그런데 마침 겨울방학 동안 교육연수원에서 ‘미래교육,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란 직무연수가 있고, 연수 내용 중 조병영 교수님 강의가 있어 신청했다. 연수원에서는 책을 보내주면서 책 소감이나 질문할 내용을 연수받기 전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덕분에 밑줄 그어 가며 책을 읽고, 2015, 2022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 읽기 영역도 살펴보았다. 이 책이 읽기 교육과정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국어과 교육과정은 국어 교사들만 읽을 것이고, 이런 대중서를 통해 국어과뿐만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모든 교과에서 학교의 '수평적 성장'을 위한 교육활동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고 정리하면서 제목부터..
작년부터 읽어보려 책장에 꽂아두었는데, 드디어 손에 잡고 읽게 되었다. 표지부터 '나 정말 재미없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제목도 작은 글씨로 상단 왼쪽에 '읽어도 도대체', 하단 오른쪽에 '무슨 소린지'라고 아주 작게 적혀 있다. 자세히 보니 초록색 표지는 요철처럼 미로를 새기듯이 올록볼록한 벽돌 같은 문양이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해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글자나 단어를 인식할 때 생기는 불편함을 마치 암호를 새기듯 표현한 것 같다. 어떤 선생님이 말씀하기를, 문해력 관련 책 중에서 그래도 가장 쉽게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럴만했다. 특히 교사로서 생각해 보고, 수업에 가져올만한 좋은 정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학교에서 쌓은 경험들을 아주 솔직하면서도 자세하게 기록하고 수업방법들을..
작년(2021) 담양공공도서관에 들렀다 전남공공도서관에서 이 책을 일반인 대상 추천도서로 홍보하는 걸 보았다. "거짓말이다"를 통해 김탁환 작가의 필담도 경험했고, 월간지 "전라도닷컴"에서 웃는 얼굴로 우리 쌀을 소개하는 미실란 대표의 이야기도 궁금해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이 책을 읽었던 때가 작년 8월 하순이었다. 들녘의 빛깔이 녹색에서 미세하게 바뀌고 있을 때였다. 나 역시 여름 방학을 마치고 기운을 내서 2학기를 살아야 하는데 기운이 나지 않았다. 2년 동안 학교 밖에서 생활을 하다 복귀한 학교는 코로나로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일을 처리하는 방식도 아이들과 소통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느꼈다. 하루하루 가는 시간이 아쉬웠는데 얼른 일 년이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어느덧 지금 내 나이 대의 선배들이 고민..
올해로 광주의 혁신학교 운동이 10년을 맞이했다. 학교 현장이 중심이 돼 학교 차원의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혁신학교 운동은 3년 전, 3기를 준비하면서 혁신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질적인 성장―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며 학교의 깊이를 더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빛깔을 드러내자고 합의했다. 특히 혁신학교 운영 체제를 5.18 광주민주화운동 추념탑에 빗대어 설명함으로써, 혁신학교 운영의 목표가 ‘학생의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에 있으며, 혁신학교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이 민주시민임을 잘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추진과제 중 ‘교육활동 중심의 기반 조성, 민주적 자치문화 형성, 나눔의 연구문화 형성’에 비해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막연함이 있다. 적어도 지식 중심,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이 대부분..
워크숍 연수를 준비하며 KJ기법을 조금 더 알고 싶어 검색하다 이 책을 만났다. “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는 제목에 끌리기도 하고, 저자가 교장 선생님이라는 것도 끌렸다. 마침 큰아이가 다니는 광주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교장공모제 심사가 사무실 위층에서 열려 참관할 때라 고민이 연결되기도 했다. 교장공모제 참관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학교 심사위원으로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참여한 적이 있다. 두 번의 교장공모제를 경험하며 공모제 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제 3자의 눈을 통해 학교의 여건과 학교 조직의 특성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안하는 과정이, 학교 구성원들에게 학교의 비전과 교육 목표, 교육과정을 고민해 보는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임명제 교장제일 때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을 공모제..
수업연구 동아리에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이야기 나누다 알게 되었다. 제목이 인상적이다. “공부의 미래”. 자신 있게.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직업의 미래와 함께 공부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이 많은데 이 책은, 내용의 일부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등학생 아들과도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고 또 학습연구년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고 토론하기로 해 겸사겸사 읽게 되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지식정보화 사회,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사회에서 학습도구의 변화, 능력의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대학의 변화, 안정을 선호하는 직업의 미래가 변화할 것임을 여러 자료를 통해 이야기하며 ‘공부의 의미’가 바뀌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1부에..
이번 독서모임 토론 도서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에이트”였다. 책에서는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교육이 아닌,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교육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와 기업들, 유명인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작가의 기존 저작과 주석으로 숨가쁘게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AI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공감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8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대하고 구체적인 근거 속에서 교사이자 부모이고, 앞으로를 살아가야할 생활인으로서의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8가지 방법 또한 쉽지는 않았다. AI에 대해 좀 더 살펴봐야할 부분도 생겼고, 우리와 비슷한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는 일본이 입시 제도에 IB로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는 것도 궁금해 자료를 ..
촛불혁명을 통해 실질적인 의미의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 그리고 그 힘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위기를 투명한 정부, 자율적인 시민의 힘으로 극복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일상적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다. 21대 총선 과정과 결과는 우리나라의 민주시민교육의 시급성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 벌써 수년째 상반되고 적대적인 가치가 광장과 온라인에서 일상적이고 전면적으로 투쟁하고 있다. 그리고 그 틈이 매워지기보다는 갈수록 깊어지고 확대되며 단단해지고 있다. 우리 공동체를 유지할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합의가 시급하다. 이때 많이 이야기되는 교육 방법이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다. 우리와 독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크다. 하지만 전쟁과 분단, 그로 인한 정치적 갈등의 심화라는 역사적 공통성도 있다. ..
나는 나인데, 남들과 많이 다른 나는 조금 불안하다. 그래서 평균은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정상’의 의미를 갖기도 하고, 나의 여러 가지 면을 골고루 담고 있는 나의 ‘성향’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러나 또 그렇게 정리하기에 그 모두가 나라고 말하기도 참 어렵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평균치에 들어맞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을 기계적으로 맞추기 위해 도입된 평균의 역사는 산업사회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주체로서 개인이 중요시되는 요즘 사회와는 본질적으로 맞지 않다. 이 책 “평균의 종말”에서는 평균의 개념을 확립한 케틀레와 골턴을 통해 평균이 가장 이상적인 의미로 사용되기 하고, 한편으로 보통이라는 의미에서 계층의 근거가 되었던 과정을 이야기해 준다. 이런 개념은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산업에서는 케..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과 ‘교육자치’, ‘학교자치’ 관련 프로젝트를 준비하다 첫 번째로 검색된 게 이 책 “학교 내부자들”이었다. 조직의 배신자로 핍박과 탄압을 피할 수 없지만 공익을 위해 조직의 문제를 드러내는 ‘내부 고발’의 느낌이 떠올랐던 이 책은, 현직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이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일반인들에게 학교의 민낯과 학교의 지향을 잘 드러내고 있다. 집단 안에 있다 보면 집단의 문제에 둔감해진다. 익숙해졌기 때문인데, 적응하며 살려는 본능이 작동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여하튼 그러한 문화에 나도 숟가락을 얹고 있으니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집단을 변호하려는 심리도 있어 둔감해 진다. 학교도 그렇다. 문제는 그걸 모르고 살다 이런 책을 읽거나 교직 사회에 첫발을 내딛거나 조금 다른 문화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