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수업(마르쿠스 베른센)

올해로 광주의 혁신학교 운동이 10년을 맞이했다.

학교 현장이 중심이 돼 학교 차원의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혁신학교 운동은 3년 전, 3기를 준비하면서 혁신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질적인 성장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며 학교의 깊이를 더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다양한 빛깔을 드러내자고 합의했다.

특히 혁신학교 운영 체제를 5.18 광주민주화운동 추념탑에 빗대어 설명함으로써, 혁신학교 운영의 목표가 학생의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에 있으며, 혁신학교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이 민주시민임을 잘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추진과제 중 교육활동 중심의 기반 조성, 민주적 자치문화 형성, 나눔의 연구문화 형성에 비해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막연함이 있다. 적어도 지식 중심,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이 대부분의 학생들의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이라 말할 수 없다는 것만은 명확하지만, 추구해야할 학교교육의 상이 명확하지 않다고 하여 기존 경로대로 교육활동을 진행하는 것 역시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삶을 위한 교육’, ‘삶을 가꾸는 교육과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페이스북에 곡성교육연대에서 오연호 대표를 모셔 삶을 위한 수업북토크를 주최한다는 광고를 보았고 거기에 참가신청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비록 코로나로 강연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울림이 커 인상 깊은 구절을 정리해 둔다.

 

(6) 덴마크는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 이 책은 행복한 수업, 행복한 교실, 행복한 학교가 어떻게 행복한 사회,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삶은 위한 수업행복 수업임을 짐작하게 된다. 이 책의 소제목이 자신감 있고 창의적이며 의욕적인 학생들을 키우는 비결(Secrets to nurturing confident, creative and motivated students)’인 것으로 보아, 행복 수업의 핵심 요소로 자신감, 창의성, 강한 동기 형성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8) “삶을 위한 수업은 단순히 교사의 수업방법론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의 자세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책이다. 왜 배워야 하는가? 왜 학교에 가야 하는가?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수업방법론이자 수업철학론이다.

 

존재가 존재에게 이르는 길 교육에서 고병헌 교수님은 교육은 마주 보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뒤에서 일어난다고 조언하셨다. 교사는 존재로서 교육을 실천한다는 부담스러운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 책에서 만난 10분의 덴마크 선생님들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듣게 되었다.

 

(31) “나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져요. ‘우리는 왜 여기에 있을까?’ ‘왜 수학과 물리와 천문학을 배워야할까?’ 간단한 질문이지만 답하기는 쉽지 않죠. 나는 교실의 모든 학생에게 이 질문을 하고 그들의 답을 매우 집중해서 들어요. 한 마디 한 마디 속에서 학생들의 말하기 기술과 수업 참여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간파해낼 수 있기 때문이죠

(35)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는 것,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 이 두 가지는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목표하는 지점입니다. 학생들이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전에는 내가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할 수 있어!’ 우리 아이들은 이런 좋은 경험으로 한 학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은 교사로서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해내야 하는 일이죠.”

 

수학도 즐거울 수 있다는 헤닝 아프셀리우스선생님의 이야기이다.

선생님은 학습동기를 끌어내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왜 이 과목을 배워야 하는가를 재미 보다 실감나게나누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선생님과 학생 사이를 평등하고 친밀하게, 수업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 및 성취감을 느끼는 활동을 진행해야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이끌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 역시 수업 첫 시간에 왜 국어를 배워야하는지, 왜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 것 같다. 학생의 심리나 동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되기는 할텐데 이런 자리를 만들었을 때 감당할 수 없는 반응이 집단적으로 표출될까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덮어두고 간다면 내 한계에서 한 걸음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고.

선생님의 조언 중 잘하는 학생들이 과제를 어느 정도까지 조절해야하며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는 게 좋은지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조언도 새겨들을 부분이다. 

 

(61) 우리가 아무리 수천 개의 영어 단어를 외우고 있어도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면 진정으로 영어를 배웠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그 지식을 사용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죠. 아이들이 교실 밖에서 어떤 것을 함께 느끼고 경험하면 그 주제를 가지고 아주 신나게 수다를 떨어요. 말하고 토론하는 그 순간에 아이들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67)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배워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교사인 내게는 가장 신나는 일입니다. 각각의 학생에 맞춰 동기를 부여해주고, 그 결과로 그가 자기 인생 내내 배움을 계속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 참 행복해요. 나는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시험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험과 점수가 그렇게 중요할까 의문을 제기하는 헬레 호우키에르 선생님 이야기.

과학과 수학을 담당하는 선생님이라 시험을 위한 공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 교사의 자율성이 큰 대신 일제식으로 치러지는 중학교 졸업시험에 대한 부담감도 읽혀진다. 하지만 외적 개입으로 공부의 동기와 의지가 침해되는 일제식 시험의 문제를 크게 지적하며 시험 그 자체보다는 실제 삶과 배우는 과정을 일치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래서 본격적인 수업을 하기 전, 동네를 돌아다니며 배울 내용과 연결하고, 학생들과 나누었던 내용들을 수업에 적극 활용하며 구체적인 경험을 소재로 공부한다고 한다.

선생님은 경쟁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수업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그런 기회를 준다고 한다. 모두의 수월성 교육의 모습이 그려진다.

 

(75) 한 학생이 수업 시간에 의견을 말하면, 다른 친구들은 모두 존중하는 마음으로 조용하게 경청해야 한다. 영어 교사로서 울랄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본 목표는 교실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학생들이 영어라는 외국어를 마음껏 탐험하려면 안전한 공간이 필수다. 내가 영어로 말해도 주변 친구들에게 놀림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영어와 과학을 담당하는 안데르스 울랄 선생님 이야기.

수업의 목표를 교사나 교육과정에 두면 10% 정도의 학생만 목표를 달성하고 나머지는 실패로 자신감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각자 지금의 상태보다 한 단계씩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자고 조언한다. 특히 다양한 표현활동을 해야하는 국어수업에서 수업을 안전지대로 만들어야 다양한 언어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학생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관심사로 언어활동을 해서 동기를 부여하고 성취감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계속 파악해야할 부분이다. 안전한 수업을 위해 가급적 전체 발표보다는 소모임 안에서 서로 발표하고 칭찬 2대 조언 1 정도의 규칙을 통해 상호 피드백 제안이 인상적이다. 언어 과목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서 안전지대가 조성돼야 학생들은 다양하게 시도하며 의욕적이고 자존감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97) 1학년의 경우에는 민주주의적 소통을 익히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2학년이 되어서도 덴마크의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자신 있게 말하고, 다른 사람이 말할 때 조용히 듣는 훈련을 수백 시간이나 계속한다. 교사들은 계속 묻는다. “방금 저 학생이 뭐라고 이야기했죠? 그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오늘은 이 책을 읽을까요? 다른 책을 읽을까요?” “교실에서 공부하는 게 좋아요? 아니면 밖에서 수업하는 게 좋아요? , 손을 들어봐요.”

(107) 기본적인 지식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8, 9학년 때 어떤 지식을 배웠는지 기억하지 못해요. 우리가 배운 지식은 잊어버리기 쉽지만 우리가 배운 기량은 영원히 남습니다. ‘다른 사람과 어떻게 어울리고 행동할 것인가?’ 이에 대한 경험과 기량은 우리 안에 고스란히 남는 거죠.

(109) “나는 학생들에게 무엇이 옳고, 무엇이 더 좋은지 말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딜레마 게임을 하면서 수업에 빠지기 위해 학습 대표가 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립니다. 같은 학생을 연속해서 학급 대표로 뽑는 것도 좋지 않은 생각이라는 데 합의합니다. 단지 인기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학급 대표를 뽑으면 안 된다는 것도 깨닫죠.

 

보드게임을 활용해 민주주의 수업을 하는 킴 륀베크 선생님의 이야기.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부분들을 발췌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고 그 사람의 입장에 서보는 것, 그리고 선택과 책임의 강도를 높이면서 자기 삶을 관장하며 자신감을 키울 때 사회에 나가서도 뭘 더 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한다. 딜레마 게임은 안된다고 말하기 보다 해당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문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본 뒤 실제로 실천하는 수업이다. 올바른 선택이 올바른 민주주의를 지탱해 나가기 때문이다.

 

(123) 시민의식을 기르는 것, 즉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책임 있는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덴마크 교육의 핵심이다.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법을 배우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돕는 법을 배우다. 시민의식 교육에 대한 이런 전통은 점차 세계 무대로 확장되었다. 덴마크의 학교에서는 세계시민이라는 관점에서 아이들을 교육한다. 이러한 교육의 목적은 덴마크 아이들이 세계의 변화를 알고 준비하면서, 세계시민으로서 다른 문화권의 외국인들과 원활하게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127) 세계시민의식 교육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 단계는 지식입니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안과 도전에 대해 배웁니다. 두 번째 단계는 분석력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이해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세 번째 단계는 실천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서 우리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마음, 실천하기 위한 지식,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갖길 바랍니다.

(133) 덴마크에서도 교사가 학생들을 젊은 어른으로 대접하는 것이 쉽지많은 않습니다. 왜냐면 학생들을 존중하고 대우하면서도 여전히 교사로서의 일정한 권위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죠. 언제나 이 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치, 역사 교사이자 세계시민의식 프로그램 책임자인 안데르스 슐츠 선생님 이야기

슐츠 선생님은 시민의식 교육의 전통이 세계로 확대된 것이 세계시민교육이라고 한다. 여기서 시민의식은 학생들이 사회에서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며 상대방을 배려하며 도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세계는 연결돼 있으니 세계의 복잡한 사안들에 대해 알고 분석해야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실천할 수 있다. 학교교육활동을 통해 냉소적인 시기의 학생들이 좀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감 갖추는 교육도 필요하다.

 

(151) 교사가 학생을 한 명의 사람으로 대하면서 관심을 갖고 좋아해 준다는 것은 그 아이의 다른 면도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죠. 수학을 얼마나 잘하는지, 역사를 얼마나 잘 외우는지 같은 공부적인 측면 말고 그 아이의 다른 재능에도 주목하는 거죠.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160) 축 처져 있던 아이의 눈빛이 반짝거릴 때 그 아이의 마음 속에 채워지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자부심이죠. 스스로를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마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것만 있으면 나머지는 다 따라옵니다.”

 

선생님이자 엄마, 친구가 되도록 노력하는 메테 페테르센 선생님 이야기

10대 아이들과 학교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다. 우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한테 사랑받고 있고, 환영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 주어야 한다. 이는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고마워하고 스스로 존재감을 느낀다.

특히 수업을 비롯한 교육활동 속에서 학생의 다양한 재능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교과 간의 벽을 허물며 학생들의 재능을 살펴보고 격려하며 응원을 해 주다 보면 자존감은 따라오지 않을까.

 

(172) 아침마다 학교에 오는 것이 왜 중요한지, 지금껏 배웠음에도 계속 새롭게 배우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아이들에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해요. 간단한 일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아요. 많은 선생님들이 이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하라고 하니까!’ ‘학생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법에 정해져 있으니까!’ 이런 식의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이 말도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학생들의 동기를 제대로 불러일으킬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권위를 내세우는 것은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학습 동기와 의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좋은답을 줘야 합니다.

 

청춘 시절 방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고등학생을 위한 진로상담교사로 활동하는 페테르 크로그 선생님 이야기.

덴마크에서는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이고, 시험을 보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교육기관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뭘 할 것인지 동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학교생활이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도 1년에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한다고 한다. 학교에 오는 것, 수업을 듣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설득이 되지 않았거나 마음이 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험에 나온다는 게 고작 내가 쓸 수 있는 상황에서, 선생님은 실제 생활과 연관된 수업이 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한편 너무 목표지향적인 것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른 길도 있고, 과정에서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끝은 아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도록 조언하는 역할이 교사의 역할이다.

 

(203) 스코루프는 서로 배려하고 함께하는 분위기를 강조한다. 이런 수업 분위기가 형성되면 학생들이 자신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춤에 서툰 학생들은 처음부터 자신 있게 춤을 추지 못하고 무척 힘들어한다. 그러나 배려하고 함께하는 분위기라면 천천히 용기를 내면서 자신감을 쌓을 수 있다. 다른 학교에서 공연도 해보고 친구들과 뮤지컬 공연도 기획해보면서 처음에 가졌던 불안감을 마침내 극복해낸다. 모두가 팀의 일원이며 서로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하면 모두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에프터스콜레 댄스 교사 마리아네 스코루프 선생님 이야기

에프터스콜레는 중학교 3학년을 졸업하고, 1년간 기숙학교에서 국,,수 등 기본과목만 공부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실컷 해보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인생설계학교라고 한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에프터스콜레에서는 에 대한 충실한 자세, 규율을 지키는 훈련 등 좋은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자세를 배운다고 한다. 그래서 에프터스콜레가 삶의 학교라 할만하다.

발췌한 부분은 모둠활동과 관련된 부분이다.

모둠활동하면서 가장 많은 민원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과후에도 학원 수업 등 일이 많은 학생들 입장에서 뭔가 더 해야한다는 것은 억울한 일일 것이다. 학교 업무도 그렇듯 정확히 나누기도 어렵다. 사회가 그러니 그런 걸 미리 연습해야한다고 해야할까, 교사가 중재를 해야할까? 그런 노력이 필요하긴 하는데..

샘의 조언 중, 학생들끼리 피드백을 하게 하자. 단 솔직하고 친절하게. 교사가 먼저 솔직하고 건강한 피드백이 무엇인지 보여주자. 학생들이 본받게 하자도 인상적이었다.

 

(217) “학교에서 무엇을 할지 결정할 때 학생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진정한 배움은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의 대화에서 나온다.” “어떤 결정도 교실 안에 있는 선생님과 학생이 아닌 다른 사람의 힘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개입해서도 안 되고, 지역의 교육정책 입안자나 교장이 개입해서도 안 되며, 오직 선생님과 학생들이 결정해야 한다.”

(225)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나라에서는 나이가 다른 아이들을 섞어서 수업할 때 더 효과적이고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물론 규모가 큰 학교들은 파이외 스콜레처럼 늘 이렇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종종 아이들을 섞어서 수업한다. 나이가 많은 학생과 어린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스트리드 엥엘룬 선생님 이야기

덴마크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의 교사들은 수업 내용 및 방법에 대한 교사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보장받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대해 교사가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할 때 배움의 동기를 잘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한계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학교교육과정을 지나치게 촘촘히 통제하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이보다 더 크게 중등 교육을 통제하는 수능 시험. 이 속에서 학생의 필요와 욕구보다는 교과의 논리, 출제유형이 우선한다.

한편 코로나 시대, 기초학력의 차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교사의 개입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년이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프로젝트수업, 방과후학교, 지역사회연계학교 등을 통해 배움의 동기를 끌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37) 덴마크의 학교들은 대체로 일주일에 하루 정도 야외 수업을 한다. 학생들은 교실 밖으로 나갔을 때 대화가 더 많아지고 관계도 더 역동적으로 바뀐다. 덴마크의 한 연구에 따르면, 교실에서는 선생님이 80을 말하고 아이들이 20을 말하는데 야외에서는 이 비율이 50 50으로 바뀐다. 아이들 사이에 갈등이 줄어들고 서로 협력하는 법을 배운다. 공간이 넉넉해지만 함께하는 것도 훨씬 잘 한다.

(243) “좋은 수업을 하려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다 끌어모아 자기 것으로 통합하고 혁신해나가야 합니다. 교실에서 해당 과목의 책만 읽는 것보다 현장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 좋지 않겠습니까? 바다에 대해서 아이들과 수업을 한다고 합시다. 플랑크톤과 미생물에 대한 이론을 가르치는 데 시간을 다 쓸 필요는 없어요. 몇 시간 정도는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학교 밖 교육을 돕는 비영리단체의 설립자 토마스 라스무센 선생님 이야기.

왜 학생들이 하루 종일 같은 교실에에서 같은 선생님과 시간을 보내야 할까? 학교 밖으로 나가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텐데... 또는 사회에서 일하는 전문가를 교실로 초대하면 더 집중할 수 있을텐데. 아이들도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귀기울인다고한다.

그래서 마을이 학교다. 마을에도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많다. 일단은 마을교육공동체를 찾아가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찾아다니며 마을의 지도를 만들고, 마을의 전문가를 찾아내며 인생을 배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분들이 적절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면, 1~2시간 수업을 들어보는 것으로 동아리 활동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마을 지도만들기? 우리 마을 인물열전 만들기와 같은.

 

삶을 위한 수업
국내도서
저자 : 마르쿠스 베른센(Markus Bernsen) / 오연호역
출판 : 오마이북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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