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도 도대체 무슨 소린지(크리스 토바니)

작년부터 읽어보려 책장에 꽂아두었는데, 드디어 손에 잡고 읽게 되었다.
표지부터 '나 정말 재미없음'이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제목도 작은 글씨로 상단 왼쪽에 '읽어도 도대체', 하단 오른쪽에 '무슨 소린지'라고 아주 작게 적혀 있다. 자세히 보니 초록색 표지는 요철처럼 미로를 새기듯이 올록볼록한 벽돌 같은 문양이 있는데, 글을 읽으면서 해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글자나 단어를 인식할 때 생기는 불편함을 마치 암호를 새기듯 표현한 것 같다. 어떤 선생님이 말씀하기를, 문해력 관련 책 중에서 그래도 가장 쉽게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럴만했다. 특히 교사로서 생각해 보고, 수업에 가져올만한 좋은 정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학교에서 쌓은 경험들을 아주 솔직하면서도 자세하게 기록하고 수업방법들을 목록화하여 제시한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라 할 만하다. 이 독서 일지에 인상 깊은 구절들과 몇 가지 아이들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40) '나의 중요한 책과 독서 이력' →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첫 독서경험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음.

(48) 중고등학교에서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저항성 독자'와 '단어 발성자'라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저항성 독자는 읽기 능력이 있음에도 읽지 않는다. 단어 발성자는 말 그대로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알지만, 글의 맥락을 이해하거나 자신이 읽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55) 읽기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의 읽기 전략 7가지
-새로운 정보를 이해하기 위해 기존 지식을 활용한다
-읽기 전, 읽기 중, 읽은 후 텍스트에 관한 질문을 한다
-텍스트를 토대로 추론을 한다
-자신의 이해 정도를 점검한다
-이해되지 않을 때 '복구' 전략을 사용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한다
-정보를 종합하여 독창적인 생각을 얻어낸다

(61) 읽기 전략을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교사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텍스트를 다루어야 한다.
-교사 자신이 텍스트 읽기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77) 소리 내어 생각하기는 학생들이 막연히 짐작으로 대처해야 할 문제들을 줄여준다. 

(95) 의미가 무너져 내린 텍스트를 복구하려면 그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의식하지 못한다면 학생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려 노력하는 타자처럼 읽기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면 우리는 이해에 실패할 때가 언제인지 알아야 한다. 텍스트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는 독자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123) 망가진 의미를 복구하는 전략
-읽고 있는 텍스트를 자신의 삶, 세상에 대한 배경지식, 이전에 읽어본 다른 텍스트와 연결한다.
-이어질 내용을 예측한다
-잠시 텍스트에서 눈을 떼고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생각한다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한다
-읽은 내용을 글로 정리한다
-시작화한다
-글꼴과 표기법을 살핀다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한다
-다시 읽는다
-글의 구조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는다
-읽는 속도를 조절한다. (더 빨리 혹은 더 느리게)

(147) 교사들은 과목 간 경계를 허무는 데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식이 상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르친다면 학생들은 한 과목에서 얻은 정보를 다른 과목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이 협력해서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들에게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가르친다면 방대한 수업 내용을 소화해야 하는 학생들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158) 텍스트와 독자의 연결 방식 (콜린 버디)
-텍스트와 자신
-텍스트와 세상
-텍스트와 다른 텍스트

(176) 자문하기였다. 나는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해력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를 알고 있었다.

(217) 추론은 작가가 직접 말하지 않은 것을 독자가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얻은 결론이에요. 글에서 얻은 단서에 독자 자신의 경험을 더해서 만드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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