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을 자주 올리는 선생님의 페이스북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었다. ‘트렌드’라는 단어에서 유행을 좇는 이야기인가 흘려 읽다, 사회 흐름의 변화를 담았다는 이야기에 끌려 ‘오디오북’으로 듣기 시작했다. 재미있고 유익해 종이책으로 이어서 읽었다. 트렌드 분석과 함께 구체적인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해 사회, 문화, 경제, 심리가 서로 파도치듯 영향을 받으며 거대한 흐름으로 느껴졌다. 요즘 중학생들의 말과 행동을 비롯해 주위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서도 트렌드가 읽혔다. 매년 살펴보며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고 수업을 계획하는 데에도 참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2024 대한민국의 트렌드와 10대 트렌드 상품, 그리고 2025 트렌드를 다루고 있다. 오디오북에서는 202..
미안하지만 이 책을 고를 때, 짧은 한시에 얇은 책이라 가볍게 여겼다. 가볍고 짧게 훌훌 읽기 좋은 책이라 생각했다. 솔직히 읽는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감히’ 그렇게 호흡을 짧게 하고 읽으면 안 되는 여행기(여행시집)였다. 이 책은 (164) 이번 사행은 일곱 달 동 안 여덟 나라를 거치며 모두 육만 팔천삼백육십오 리를 다녔다고 저자가 단 한 줄로 요약하지만, 저자와 사행단이 겪었을 일곱 달 동안의 경험은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힘들고, 길고, 귀한 체험이자 기록이라고 단언한다. 한시를 잘 모르고, 또한 이 시집의 목적이 여행의 기록이기에 각 시들의 우수성은 가릴 수 없지만 방문 국가나 도시마다 남긴 짧지만 강렬한 감성들은 내 개인적인 기억, 이미지와 결합해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 시..
서울 다녀오는 길에 지하철과 열차 안에서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 읽고 들었다. 인상적인 구절을 확인하려 종이책을 살펴보니 종이책에 있는 강조 표시(진하게)가 전자책에는 없었다. 글자 한 자 한 자에도 의도가 반영되기 마련일 텐데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옮길 때 생각해 볼 부분이라 생각한다.아참 전자책에는 카드뉴스 형식의 책 홍보 페이지가 먼저 나오고 본문이 나오는 것도 종이 책과 다른 점이다. "너만 모르는 진실"은 학교 옥상에서 생을 마감한 제갈윤이 몇 개월 후 학교 오픈채팅방에 자신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엔지 시네마 부원들을 조사해 처벌해 달라는 메시지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제갈윤은 죽음은 누구 때문일까, 이런 편지를 오픈채팅방에 올린 사람은 제갈윤이 맞을까, 제갈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제갈윤의..
*제니퍼 헌틀리(원작), 이화연(옮겨지음), 김정혁(그림) 중학교 1학년을 맡으면서 국어과 성취기준과 5.18민주화운동을 연결하여 학생들에게 추천할 소설을 찾다 이 책을 추천받았다. 창작 동화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무난히 읽을 수 있고 외국인이 겪은 5.18 이야기라 외부자의 시선으로 5.18을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제목과 표지에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건물의 숨겨진 공간에서 생활하며 전쟁의 참상과 피란 생활을 어려움, 사춘기 소녀의 감성을 잘 드러났던 "안네의 일기"가 떠올랐다. "제니의 다락방"에서도 5.18 당시 계엄군의 폭력과 그로인한 시민들의 희생,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제니(제니퍼의 애칭, 당시 아홉 살로 우리 나이로는 열한 살)는 5·18 당시 광주기독병원의 목사이자 ..
얼마 전 광주 동구 내남지구의 '책정원 도서관'을 가 볼 기회가 생겼다. 남광주에서 화순으로 넘어가는 오르막길 오른쪽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를 지나다니며 도시 외곽까지 촘촘히 아파트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그 안에 이렇게 멋진 도서관이 있다니.. 소개 겸 여러 군데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정원 도서관'을 소개한다. 책정원 도서관은 지한초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세워져 있다. 큰길(남문로)에서 도서관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넓지 않고 요양병원과 지한유치원, 지한초등학교를 통과하는 길이라 운전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도서관 앞 네 거리의 신호도 바라보는 방향이 살짝 맞지 않아 역시 주의해야 한다. 도서관 앞에 주차장이 있지만 넓지 않아 차를 넣고 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도서관 앞 네거리에..
혼자 있을 때 ‘윌라’를 켜 놓고 오디오북을 듣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도 아직은 종이책을 읽을 때만큼 책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느끼지는 못한다. 요새는 오디오북으로 듣다 흥미가 생기면 종이책을 구해 읽게 된다. 이 책 “달리는 강하다”도 오디오북 청소년 분야에서 추천을 받아 들었다. 제목에서 “달려라 하니”가, 내용에서는 코로나19 때의 상황이 떠올랐다.주인공 ‘강하다’는 자신의 양육 문제가 주된 갈등으로 부모가 이혼하고 할머니 댁에서 엄마와 사는 삶을 선택한다. 부모님의 다툼으로 상처가 될 때에는 달리기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게 쌓여 더 빨리 잘 달리게 되었다. 그런데 65세 노인에게만 발병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정부는 65세 이상의 노인을 격리하기 위해 도시를 봉쇄한다. ‘하다..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노벨문학상이 삶에 좀 더 깊이 다가왔다. 작년 말 학교 동료들과 "채식주의자" 토론, 내년 폴란드, 체코 문학기행을 앞두고 쉼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을 읽고 강의를 들었다. 이번 독서 모임에서는 "세월"을 읽고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모임 덕분에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소설. 그러나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있다시작부터 19쪽까지 과거를 회상하는 여러 장면들이 짧게 짧게 제시되는데 내용 파악도 안 되고 뭘 이야기하려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20쪽부터는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만 20쪽부터 읽어도 될 것 같다.이야기는 서술자의 돌 무렵인 1940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독서 모임에서 이슬아 작가의 "가녀장의 시대"와 아니 에르노의 "세월"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두 책을 함께 읽은 것은 아니었다. 읽고 싶었던 책을 추천하다 두 권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읽고 나서 보니 두 작품 모두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었다. "가녀장의 시대"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가계를 딸이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가녀장'의 시대를 상상하고 있다. 가정에서는 딸이지만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출판사 대표, 가정에서는 모부이지만 1인 출판사의 직원이기도 한 모부가, 서로 존중하며 가사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낯설지만 평화롭게 그려진다.어머니, 아내, 며느리의 가사 노동을 가족을 위한 희생이 아닌 정당한 노동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상상에 동의하면서도 멀리 ..
끝과 시작(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최성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500쪽에 가까운 시선집. 외국 작가 작품 번역이라는 두려움과 낯섦에 시작이 힘들었지만, 뒤로 갈수록 작가의 마음이 단어들과 함께 전달되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했다. 비록 모든 시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으로 와닿는 시들이 많았고 그 감동을 놓치고 싶지 않아 몇 편의 시들을 옮겨보았다. 작가도 작가지만 옮겨주신 최성은 교수님 덕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새해 좋은 시집을 읽은 것이 무척 뿌듯했다.내 생각을 정갈하게 정리하기 힘들어 해시태그로 표현해 보았다. #역사의식 #따뜻하고 섬세함 #모든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 #시인의 감성으로 단어에 천착(시작부터 끝까지) #천상 시인 #유머러스한 #겸손..
여행 둘째 날, 두 아들의 물놀이가 일찍 끝나 점심을 먹고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천곡황금박쥐동굴'에 갔다. 여행 셋째 날, 쏠비치 삼척에서 40여 분 이동한 끝에 '하이원추추파크'를 찾았다.삼일 간의 여행을 동선을 따라 재구성하면서 '기타 등등'의 의미로 묶었다. 그런데 세 곳 모두 초등학생 아이와 가기 좋은 곳이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곳으로 먼저 묵호항 근처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를 찾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다 자연스럽게 입구 건너편 바다에 설치된 ‘도째비골 해랑 전망대’를 찾았다. 바다를 향해 뻗어 바다 위에서 맑은 동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다. 안내문을 읽으니 전망대 역시 '도깨비방망이' 모양으로 디자인했으며, 입구의 파란색 네모 프레임은 도깨비 영역으로 들어가는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