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의뢰 : 너만 아는 비밀(김성민)

 

표지가 웹툰의 한 장면 같다이야기도 재미있어 금방 책에 빠져 들게 된다. 

오늘의 의뢰라는 SNS 채팅방의 내용이 주인공과 친구들의 문제와 어떻게 연결될지 추측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청소년 소설답게 갈등도 어느 정도 해결되고 누구에게도 큰 피해 없이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무난하고 재미있고 주제도 명확한데 학생들에게 추천하려고 보니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은밀하게 그리고 조건이 있긴 하지만, 품앗이하듯 서로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오늘의 의뢰’ SNS 채팅방. 지금도 존재할 수 있고,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모방할까 봐 걱정이 된다. 물론 이야기가 오늘의 의뢰와 같은 문제해결 방식을 추천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고, 그런 방식을 통해 자기의 이익을 취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으니. 그럼에도 아이디어가 강렬해서 드는 고민이다.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소정이의 선택이 안타깝다. 다만 완벽한 모범생이 되려는 강박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짐작할 수 없는 점은 아쉽다. 해민이처럼 충분히 고민하고 흔들리는 삶의 중요성이 새삼 떠오른다.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기 전 여러 번의 떨림이 있는 것처럼. 우리 청소년들에게 흔들림, 떨림의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 게 문제다.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잘 찾아갈 수 있었던 것은 친구와 주변 사람들 덕분이다. 서로의 사정을 알면서도 기다려 주며, 동네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적절하 순간에 조언도 해 준다. 높아지는 아파트 층수처럼 고립되어 가는 청소년들이 더 많다.

오늘의 청소년들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며 여유 있게 방향을 찾아가길 바란다.

 

(39) 완벽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시험 성적도 동아리 활동도 인간관계도 뭐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선생님들께는 모범적이고 예의 바른 학생이, 아이들 사이에서는 친절하고 매력 있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잘났지만 잘난 척은 하지 않아야 하고, 내세우지 않지만 드러나야 하는 법이다.

윤소정은 완벽한 모범생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 삶이 힘겹다.

 

(41) 뭔가를 간절히 원하는 태도가 그 아이에게는 없다. 항상 마지못해, 해야 하니까 적당히 할 뿐이다. 독서 토론을 할 때도 적당히 맞장구만 친다. 문집을 편집할 때는 또 어떻고. 다들 제일 좋은 자리에 실리고 싶어 난리인데 ‘적당한 데 넣어 줘.’가 끝이다. 선생님께 자주 칭찬을 받으니까 자신이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세상은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 웃어 줄 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주인공 김해민에 대한 윤소정의 평가다. 세상을 살아보니 세상의 살아가는 방식으로 참으로 다양하다.

 

(119)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내가 날 수 있다는 거야.”
소녀는 창공을 향해 날아올랐습니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도경이는 눈을 감았다.
도경이는 동아리 문집에 쓴 김해민의 글을 읽고 공감한다.

 

(121) “맨날 넌 네 인생 살라고, 엄마 인생은 엄마가 알아서 할 거라고 해. 엄마가 힘들어 보여도 대신 짊어지려고 하지 말라고. 고통은 충분히 고통스럽고 나면 괜찮아지는 거래. 괜찮아지려고 힘든 거니까 걱정하지 말래.”
도경이는 아무 말 없이 해민이를 보고 있었다.
너한테 중요한 건 네 문제니까, 그거나 잘하래. 잠깐은 외면할 수 있지만 결국 마주 봐야 끝이 나는 것, 그게 진짜 자기 문제랬어.”

더 나아지기 위해 고통을 겪는 것이다. 진짜 자기 문제를 응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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