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교사들이 모인 단톡방에 이 책의 교사서평단을 모집하는 글을 보았다. 작가의 전작 “열네 살의 인턴십”을 재미있게 읽고 그것으로 꿈, 또는 부모와의 갈등 상황을 주제로 수업했던 기억도 있어 응모했다. 운 좋게 선정되었고 9월 29일 책을 받았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끼며 즐겁게 책을 읽었고 그 소감을 나누고 싶었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제한하는 그 글자 수로 내용을 정리할 수 없었다. 여기에서 책 소감을 나누고 싶다. ‘Oh, boy’는 놀람과 감탄, 실망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영어 감탄사라고 한다. 모블르방 삼 남매에게는 ‘오, 보이’를 백 번도 넘게 외칠만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아빠의 무책임한 가출, 엄마의 절망스러운 선택, 그로 인해 삼 남매는 흩어질 위기의 상황에 빠졌다. 다행히 이복형제들의..
2018년, 국어교사모임에서 중학생들에게 추천할 5.18 관련 문학 작품 이야기를 나누다 이 책을 소개받았다. 그간 여러 사정으로 읽지 못하다 이번에 중학교 1학년들과 함께 읽을 5·18 관련 작품을 살펴보다 이 책을 떠올렸다. 이 책에는 5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중 첫 번째 단편 ‘명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명령’은 중3 친구가 함께 중고서점에서도 놀다 먼저 서점을 나섰다 계엄군에게 시민군의 연락책이라는 오해를 받고 구타를 당해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한 '나'의 이야기이다. '나'는 너무나 갑작스럽고 무서운 상황이었음에도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한참을 시달리다 결국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게 된다. 친구가 생각날 때마다 친구가 떨어뜨린 ‘필승중학수학’을 들여다보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현실에서는 소속되지 못한 ‘은새’는 날라리를 꿈꾸며 가출한 ‘엘리’를 대신하여 인터넷 카페 ‘엘리스 월드’의 운영을 맡는다. 자신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엘리스 월드에서 은새는 ‘날라리’로 활동하며 전성기를 맞지만 자신의 현재 모습이 밝혀지며 가상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고민한다. 다분히 ‘엘리스’를 염두해 둔 ‘엘리스 월드’는 결국 반면교사의 방식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현실에서 우린 누구나 ‘날라리’를 꿈꾼다. 또래가 있어 자신의 단점을 감춰줄 수 있는 그런 날라리를. 그러나 은새의 ‘엘리스 월드’나 가출을 통해 진짜 날라리가 된 엘리를 통해 작가가 생각하는 ‘날라리’의 모습을 말해준다. 날라리란 결국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정체성을 찾은 나임을. 그런 면에서,..
음악을 소재로 한 책이지만 분위기가 어두워 책을 덮는 순간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민병대를 통해서 권력을 독재 권력을 유지하고 있던 볼리비아에서, 권력에 저항하며 광부 파업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잃은 부랑아 주인공들의 현실이, 쉴 새 없이 내리는 장맛비와 민병대 상사의 협박을 통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에서 음악 학교는 하루 하루 벌어야 생활할 수 있는 부랑 아이들에게 비가 내려 연주할 시간이 생겼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드는 삶의 희망이 되었다.(87) “트럼펫을 부는 꿈을 꿨어, 내가 엄청 잘 불었더니 찬치토가 깜짝 놀라더라. 그런데 바람이…….”거센 바람이 문으로 휘몰아쳤다. 문짝이 산산조각 나서 날아갈 것 같았다.“좀 있으면 비가 오겠네. 잘됐다.”절뚝이가 나직이..
단편 3편과 장편 1편. -베스트 프렌즈 -Reading is sexy -학도호국단장 전지현 -그 녀석 덕분에. 순전히 작가 이름에 끌려 읽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작가 이경혜. 중학생 재준이와 유미의 이야기. 어찌 보면 중학생 다운 무모한 행동 끝에 사고로 죽은 재준이와 갑작스럽게 떠난 버린 재준이를 인정하며 떠날 보낼 수 있는 유미 이야기가, 또래 우리 아이들에겐 참 어렵게 읽혔던 이야기였다. 제목처럼 '어느 날 내가 죽는다면'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한 시간이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주제를 끌어낼 수밖에 없던 이야기. 그리고 실제 중학생의 죽음과 연결돼 곡해된 상황. "그 녀석 때문에"는 고2~고3들의 이야기이다. 중학생 이야기(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에 비해 관념적이다. 동성 친구보다 더..
"제게 있어서 진짜 삶은, 지금이에요. 지금이 슬프면, 전 슬픈 거에요." "네 얘긴 모두 지극히 옳아. 네 생각을 그렇게 뚜렷이 나타낼 수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구나..... 너도 미래가 있다는 데 동의를 한 이상은, 현재의 네 문제들이 아무리 현실이라 하더라도, 미래를 망치도록 놔 두진 말아야 한다는 거지." 처음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교훈적인 청소년 소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진실로 아름답고, 행복한 우리 아이들의, 나의 성장 이야기였다. 키가 작고, 통통한(?) 편인 내가 나름대로 지금까지 적응하여 살아온 이유를 이 책을 읽고서야 어렴풋이 알겠다. 타고난 건 바꿀 수 없으니, 다른 면에서 내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아님 무던한 성격때문이거나.. ^^ 벵자맹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
, 을 이은 좀더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며, 1318 남자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좀더 칭찬하자면 이제 한국에도 제대로 된 청소년 소설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기쁨을 에 이어 또 다시 느끼고 있다. 그것은 이전에 두 유진을 만났던 것처럼, 이 소설 속의 두 준희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매사에 불만이 많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돈은 조금 있지만 무기력한 아버지와 종교에만 의지하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준희(김), 그리고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 일찍부터 날개를 펴는 준희(장)! 김준희는 컴퓨터 게임은 하지 않지만, 무협지와 판타지에 빠져 지내며 공부는 중간 정도를 겨우 유지하는 아이다. 판타지에서는 단 몇 줄로 끝나버리는 어린시절이, 현실에..
청소년 소설로 익숙한 7명의 작가가 마음먹고 쓴 글이라 주인공이 겪는 상황도 평범함에서 특별함까지 다양하고, 그들의 목소리 역시 다양했다.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그들의 전작을 대부분 읽었을 터라 목소리 역시 친숙하다. 책을 읽어보며 이른바 '청소년 문학'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으며 나름의 범주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우리 아이들(중학생)과 읽을 책을 고민할 때에는 '청소년 문학'이란 개념도 없었다. 한바탕 큰 홍역을 치른, 주로 작가로 성장한 이들의 '성장 소설'이 주 대상이었고, 관심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아이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자기가 짊어질 수 있는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청소년 역시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
책을 읽다보면 선진국과 어쩔 수 없는 차이를 느낀다. 특히 교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지표나 실제 운영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상황과 선진국 상황은 사회 일반적인 철학과 경험의 차이가 있기에 본질적인 차이를 낳고 만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 처절하게 경험적으로, 철학적으로 깨닫기 전까지는 특별하게 해소할 방법이 없겠다는 다소 패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은 지난 2월 자투리 국어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눈 MBC의 교육 다큐 “열다섯 살, 꿈의 교실”과 일치하는 내용이 많다. 특히 1부 “일 년 쯤 놀아도 괜찮아”는 유럽에서는 드물게 입시학원이 성행할 정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아일랜드에서 30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시험과 평가가 없는..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 소설을 즐겨 읽는다. 유치한 면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많지만 아이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의 언어로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쏟아내 주는 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먹힐 책’이다. 주인공 유미와 재준이를 둘러싼 상황들, 유미와 재준이의 생각이 사춘기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아이들의 언어로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을, 내 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유미는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 새아빠, 새아빠와 엄마와의 사이에서 낳은 동생 유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학기 초부터 이런 가족사항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