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의 인턴십(마리 오드 뮈라이유)


책을 읽다보면 선진국과 어쩔 수 없는 차이를 느낀다.
특히 교육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지표나 실제 운영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상황과 선진국 상황은 사회 일반적인 철학과 경험의 차이가 있기에 본질적인 차이를 낳고 만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 처절하게 경험적으로, 철학적으로 깨닫기 전까지는 특별하게 해소할 방법이 없겠다는 다소 패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열네 살의 인턴쉽>은 지난 2월 자투리 국어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눈 MBC의 교육 다큐 “열다섯 살, 꿈의 교실”과 일치하는 내용이 많다. 특히 1부 “일 년 쯤 놀아도 괜찮아”는 유럽에서는 드물게 입시학원이 성행할 정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아일랜드에서 30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시험과 평가가 없는 특별학년을 편성해서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책과 거의 유사한 프로그램이다.

취지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느라 시험에 지친 아이들에게 휴식을 주고, 그러면서 대입 시험을 준비할 기회를 준다는 것인데, 취미 생활에 가까운 수업과 자신이 선택하고 싶은 직업을 세 번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그것이 얼마나 이후 고등학교 생활에 내적인 동기를 자극하며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

다큐와 이 책의 차이가 있다면 아일랜드의 ‘특별학년 제도’는 운영의 장점, 인턴제도의 사회적 책임, 그에 대한 가정의 만족을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고, 이 책은 인턴제도 이면의, 직업에 대한 가정에서의 인식차가 크게 드러난다.
주인공을 통해 아이의 적성에 맞는 것은 무엇이며, 가족이 아이의 적성에 맞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과대해서 보여주었다는 느낌도 든다.

중학생이면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아이들 스스로에게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 머리로 꿈꾸기보다는 직접 체험해 보라는 조언도 다소 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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