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디자인. 교육 개혁 디자인. 요즘 교육 활동과 관련하여 '디자인'이란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공개 수업(나눔 수업) 뒤 열리는 수업 연구회에서도 '수업 디자인'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된다. 수업을 위해 과정을 설계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기존의 지도안(수업 설계)이 미리 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학생을 통제하고 교사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인 활동으로 수업을 한다면, 지금의 지도안(수업 디자인)은 계획한 주제에 학생들이 도달할 수 있도록 탐구할 재료(교재)를 안내하고, 학생과 학생, 학생 스스로 탐구하며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능동적이며 열려 있는 수업을 디자인한다. 이런 과정을 자연스럽게 '디자인'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디자인'도 그렇다. 평범함과 일상과는 거..
(6) ‘잘 교육받은’ 아이들은 미래의 시민으로서 자신이 행복하며, 타인의 복지에 신경 써주며,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며, 생태적이고 평화로운 지구를 위해 봉사하며, 정의롭고 평등한 공동체의 일원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잘 배워야 하며, 잘 보살펴져야 한다.’✎ 우리가 길러낼 아이들의 올바른 미래의 모습이다. 내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이 과연 이런 모습일까 생각해 보면 우울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참교사가 아닐까? (22) 한편 교육의 계급, 계층화 문제에 대해 정면으로 저항해야 할 당사자들은 자녀문제에 대한 ‘이기적 의사결정자’로 파편화되기도 한다.✎ 앞으로 모든 교육개혁의 걸림돌이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자본주의가 내재화된 모습이 아닐까? 이명..
"배움의 공동체" 연수를 듣고, 혁신학교를 고민하면서 가장 먼저 훑어본 책이다. 통독하겠다고 손댔다가, 밑줄 그으며 다시 읽고, 연습장에 정리해 가며 또 다시 읽어보았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교육은 이른바 '동아시아형 교육의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책 내용은 거의 그대로 우리 나라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교육 개혁을 하고자 할 때, 문제의 원인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찾아내야하는지, 교육 개혁의 방향과 원칙을 무엇에 둘 것인지 클 틀에서 제시하였고, 자가의 생각이 구현된 초등학교 모습을 사례로 담고 있다. 결국은 우리 학교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하여 우리 학교만의 혁신학교 모습을 그려 가야겠지만, 그런 논의의 필요성과 과정에서 방향을 제시하는데 큰 도움이 될 자료다. 많은 예산과 보조 인력..
사퇴를 표명한 정운찬 총리가 '교육개혁'에 대한 언급을 했다고 한다. 새 교육감 당선 이후, 진보와 보수의 이념이 첨예하고 대립되고 있는 곳이 교육계이고, 지금보다 더 강하게 교육에 대한 논쟁을 강화해 보겠다는 말로 들렸다. 제도를 그렇게 바꾸어도 교육 본래의 목표, 예컨대 교육을 통해 사회를 통합한다거나 민주 시민 양성하고 자아실현하는 길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그것은 교육 개혁의 방향이 적어도 공교육의 평등화나 교육 복지라는 측면보다 각종 경쟁을 통해 효율적으로 접근하려하기 때문이다. 즉 제도를 넘어서는 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욕망과 문화를 해결해야, 교육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교육 문제를 사회 문화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교육이 변하지 않는 건, 교육을 통해 기득권..
"가르칠 수 있는 용기"라는 제목이 진심으로 와 닿는 책이다.주제와 내용의 깊이로 보아 2~3번은 읽어야 하고, 3년에 한 번은 다시 읽어봐야 재충전될 수 있는 책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학교는 참 힘들다. 이 길이 진정 내가 가야할 길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그러한 고민 속에서 만난 이 책은 첫 장부터 타인이 아닌 자아를 곰곰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고 있으며, 내가 그렇게 힘들어 했던 것이 결국은 '공포'였음을 말해준다. 물론 이 책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제시 돼 있다. 다만 진한 외국어 번역투 때문에 본질에 다가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함께 토론했던 영어샘들은 원서가 더 명쾌하다고 했다). 그래서 토론 거리가 되기도 한다.'교사는 자신의 자아를 가르친다', '위대..
(524)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반항 심리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것 같다. 나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 아이들이 글을 써서 불만을 해소하도록 유도했다. 아이들은 서로의 글을 나눔으로써 공통점을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었다. 불행하게도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들은 자유의 작가들과 같은 공동체를 만나지 못하고 혼자서 위험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올 초 전국국어교사모임의 겨울연수 제목은 였고, 독서분과에서는 을 미리 읽고 오라고 했다. 경험을 나누는 사람으로 연수에 참석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을 읽으며 프로그램을 기획한 송승훈 선생님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하게 되었다. 모임을 하며 이루고자 했던 꿈들이 이 책에 녹아 있었다. 우린 학생 개개인의 고민에 주목해 그걸 내적 동기로 삼아 독서..
학교에 불어 닥친 시장주의 바람이 거세다.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면서 학교는 숫자와 통계로 끊임없이 평가받고 있다. 학교의 구성원인 교사와 학생 역시 이런 평가 안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시교육청에서 발간한 2008년 겨울호에서 홍세화 씨는 프랑스의 교육은 일정한 성취를 이루기만 하면 되므로 자유롭게 자신의 취미와 적성을 발굴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은 1등을 해야하므로 1등을 하기 위한 과도한 경쟁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더 많은 경쟁을 이끌기 위해 초등학교까지 일제 고사를 실시하고, 평준화를 흔드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더 많이 세우고 있으며, 심지어 중학교까지 국제학교라는 이름으로 서열화하고 있다. 대학교 입학에 수능 점수 비중을 높여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서열화하는데 애쓰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학교에서 마주치는 모든 아이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머리가 심란하거나, 교복이 단정치 못한 아이들, 수업 중에 엉뚱한(생뚱 맞은?) 질문이나 대답으로 당황스럽게 했던 아이들 모두가 조금은, 아니 조금 많이 달라 보였다. 외형은 거의 어른이나 다름없는 아이들이지만, 결국 저 아이들의 뇌도 우리 아이만큼이나 어리고(?), 계속해서(그리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그래서 그만큼 세심한 배려와 주의를 요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먼저, 이처럼 아이들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변화’라는 말에 위험과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듯이, 아이들의 뇌가 자라고 변화한다는 것은 지금 눈에 보이는 ‘위험’이 희망적인 ‘가능성’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대체로 범생이 많은 우리 친척들 중에 좀 특이한 사촌 동생이 하나 있다. 물론 내 기준이겠지만. 동생이 영문과를 진학한 것도, 어느날 '카투사'를 지원해 근무한 것도, 그리고 얼마 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아르바이트하며 생활하여 잘 지내고 있고 생활에 만족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국으로 떠날 수 있을까? 그러고 생각해 보니, 기회는 주어지는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 생각에 이르러 동생의 적극성이 참으로 놀라웠다. 외국으로 훌쩍 떠나는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여행을 좋아한다. 낯선 상황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아이가 아직 어려 여행을 할 수 없어, 책이나 다른 사람과의 이야기 속에서 자극 받고 나를 돌아보곤 한다. 그렇지만 결국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