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서 도주하는 아이들.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이런 문제가 좀 더 심각했고, 우리 학교 교사들은 이런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대안을 찾을 무렵, ‘배움의 공동체’를 만났다. 처음 두세 달은 교사 개별적으로 자리배치나 협력학습을 시도해 본 단계였고,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교 차원에서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해(2011) 다섯 번 손우정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 찾아와 컨설팅을 해 주셨다. 하지만 아이들이 배움으로 오는 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또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면서, 수업 공개와 수업연구회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나, 수업을 통한 전문성 신장과 서로 배우며 협력하는 동료성 구축은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 배움의 철학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
‘입학사정관제’는 지방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 아닐까?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방이라 롤모델을 직접 만나기는 어려우니 관련 책을 읽고 마음에 새기도록 도와주며 그런 걸 기록으로 남기면 입학사정관들도 알아주지 않을까? 독서감상문과 자기를 성찰하는 글을 ‘생각공책’에 담아 두면 나중에 입시에 도움이 될 테니 귀찮더라도 써 보자고 아이들을 설득하다가 그런데 정말 입학사정관제가 입시제도 중 가장 나은 것인지, 중학교에만 너무 오래 있어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우리교육 100문 100답”을 홍보하는 카피에서 입학사정관제는 오래 가지 못할 제도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럴까.꽤 두꺼운 책에는, 먼저 시험에서 측정하려는 역량을 정리해 주고 있..
기초 학력, 또는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이 많아 ‘배움이 있는 수업’을 만들어 가는데 어려움이 많다. 학년별·학급별 편차도 있어 1학년의 어떤 학급은 교사의 안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교과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멍하니 있거나 딴짓을 하거나 친구들과 눈짓으로 장난을 쳐 곧 수업 분위기를 흩트린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교사 여러 명이 수업을 열고 보조 교사로 참여하면서 학습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지만, 뜻을 모으지 못한 여러 학급은 결국 학년 말까지 차분한 배움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혁신학교 2년차 컨설팅 요청 과제의 하나로 기초 학력 미달 문제를 의뢰했다. 교육과정, 수업, 평가, 교실 환경 등에 걸친 조언과 함께, 이 책 “학교 속의 문맹자들”을 추천 받았다.작년 한글날 기념 훈화 자료..
코끼리에 맞서는 ‘통과의례’를 거쳐 성인으로 인정받으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누려야할 청소년들이 ‘마땅한’ 과정 없이 오랜 청소년기 속에 성인으로서의 삶을 유예하고 있다. 이 책은 ‘뇌과학 통해 청소년을 통찰한다’는 부제에서 보듯, 생물학적인 뇌의 변화와 사회적인 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청소년기의 특성을 살피고 있다. 먼저, 1장부터 4장까지는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힘든 청소년들의 모습들, 졸음을 이기지 못한 아이들, 바르게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 또래 외모를 닮아가려는 모습들, 강렬한 사랑에 끌리는 모습들을 생물학적인 뇌의 변화로 풀어 나가고 있으며, 5장부터 9장까지는 이 책의 제목 “청소년, 코끼리에 맞서다”와 같이 사회적 뇌라는 시각에서 이전 세대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청소년..
지식 전달로는 교육했다 말할 수 없는, 현실과 필요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크다. 작년(2011)부터 세상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세상의 변화가 학교를 ‘혁신’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혁신학교’를 추진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 교육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며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고 그래서 세상의 변화를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이런 변화들은 유행처럼 흘러왔다 사라지는 것이 아닌, 그 방향으로 삶의 방식을 급격히 몰아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예상은 통계에 의한 미래 예측에서 더 분명하게 확인한다. 혁신학교는 미래를 위한 교육을 고민한다. 미래 안정적인 직업을 위해 현재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달과 함께 끊임없이 또 급속도록 변할 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
한 10년 전 쯤 학생회 활동을 같이 했던 친구가 "조벽 교수의 명강의 노하우&노와이"란 책을 이사 기념으로 선물해 준 적이 있었다. 당시엔 '조벽' 교수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명강의', '노하우' 이런 기술적인 말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책에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러다 작년에 출판사 행사로 이 책을 만났다. EBS 다큐 프라임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서 멘토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고 책을 펼쳤지만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혁신학교를 운영하며 잘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고민하고자 책들을 살펴보다 이 책 "조벽 교수의 인재 혁명"을 다시 들었다. 책은 혁신학교 추진 배경처럼 복잡화 다양화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재와 역량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그런 인재가 갖추어야할 역량-창의성, 전..
발돋움 수업 연구회(국어과 수업혁신 모임)에서 요새 함께 읽고 있는 책이다. 100가지 제안 중, 30가지 제안을 읽어 오기로 했는데, 읽기는 했지만 내용 정리가 미흡하다. *박노자의 서문 -대한민국의 학교는 완성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완전히 썩히고 있을 뿐이다. -구소련과 같은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서는 위와 같은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현실과 떨어진 ‘달콤한 꿈’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실이지만 정서적으로 거리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구소련을 배경으로 하는 교육학자 주에 비고츠키도 있는데 주석을 달기에 좀 위험한 구절이다. *수호믈린스키의 서문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이런 문제에 해답을 주려면 교육자는 풍부한 교양과 아름다움에 대한 섬세..
"학교를 칭찬하라"라는 책을 읽다보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원칙"을 살펴보라는 주석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 책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원칙"을 읽었다. 전자에 비해 이 책은 최근의 뇌과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본성, 즉 인간성을 신경생물학적인 입장에서 밝힌 글이다. 전자와 마찬가지로 작가는 책의 5/1을 주석으로 채울 정도로 해박한 지식과 근거로 다윈의 진화론과 리차드 도킨스 등의 사회진화론이 실제로 '인간적'이지 않음을 지적한다. 인문학의 많은 영역들이 과거에서 길을 찾고 있는데 반해, 인간에 대한 이해는 가까운 현재에서 길을 발견하고 있다. 뇌 스캔을 통한 신경계와 호르몬에 대한 이해를 사람을 대상화하고, 육체를 떠나 영적인 것으로 믿었던 사람의 마음을 과학이라는 칼로 훼손한 듯한 느낌을 주지만,..
“학교를 칭찬하라”라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들었으나 여러 날, 여러 번 책장을 넘기게 하는 책이다.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한 7가지 전망”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독일 교육계에서 규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에 대한 반박문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정신과의사인 작가는 신경생물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초반부에는 '신경생물학'이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새로운 이론을 일깨워주는 방식으로, 중반부는 이론에 기대어 교사와 학부모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했으며, 종반부에는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며 지금 필요한 건 모순 덩어리인 규율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유용’해질 수 있도록 현실을 개혁하는 것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강하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감정이입을 통한 울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