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칭찬하라(요하임 바우어)


“학교를 칭찬하라”라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들었으나 여러 날, 여러 번 책장을 넘기게 하는 책이다.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한 7가지 전망”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독일 교육계에서 규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에 대한 반박문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정신과의사인 작가는 신경생물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초반부에는 '신경생물학'이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새로운 이론을 일깨워주는 방식으로, 중반부는 이론에 기대어 교사와 학부모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했으며, 종반부에는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며 지금 필요한 건 모순 덩어리인 규율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유용’해질 수 있도록 현실을 개혁하는 것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강하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감정이입을 통한 울림과 공감이, 배우기 위한 동기가 되며, 그런 심리적인 경험이 호르몬의 분비를 통한 생물학적인 강화, 이것이 다시 심리적인 상승을 일으키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교육은 신경생물학인 것이다. 따라서 교육 시스템은 신경생물학적인 요소가 선순환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160쪽 정도의 분량이지만 논리적으로 아귀가 잘 맞아 특정 부분만 발췌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략 흐름을 정리해 이 책의 진가를 일부 맛보는 한편, 내 스스로에겐 ‘미네랄 블록’과 같은 존재로 만드려고 어설프나마 정리해 본다.

1장 : 학생을 이해한다는 것
(13) 학교에서 중요한 것은 두뇌, 정신, 창의력, 동기 그리고 협동이다. 다시 말해 활력적인 현상들이 중요한데, 이런 현상들은 신경생물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18) 오늘날 교육이 실패한 이유는, 교사와 학생이 성공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가능한 수업 상황을 만들어내는 데 학교가 실패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배움을 촉진할 수 있는 건설적 관계(학습동기, 협조적인 태도, 관계형성 등이 이루어지지 않음. 학급당 학생수 같은 물리적인 것도 포함)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또 외부에서 학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정신적인 질환, 아침식사 등 가정의 돌봄 기능이 무너짐.)

(22) 인간 상호간의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에서는 항상 신경생물학이 관여하고 있다. 인간은, 특히 아이들은 ‘관계를 맺는 동물’이다. 인간이 관계를 맺으면서 체험하는 모든 것은 뇌에 의해서 생물학적 신호로 바뀌고, 이것은 우리 신체의 생물학적 특성과 능력 그리고 우리의 태도에 영향을 준다. 또한 역으로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준다. 뇌는 심리학으로부터 생물학을 만들어내며 신경생물학적 사건으로부터 다시금 심리학이 나오는데, 이는 다시 말해 신경생물학적 사건이 우리의 체험과 태도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중략) 인간관계의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생물학적 결과들은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문서’라는 것을 뇌에 남겨놓는다.

(27) 우리의 동기체계가 활발하게 작동하기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조건들이 있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게 되는 관심, 사회적인 인정 그리고 개인적인 평가라는 것이다. (중략) 사고와 행동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가까운 인물이 아이에게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질 때, 아이는 비로소 삶에 의미를 두게 되고 목표를 위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사회적 인정과 개인적 평가를 받으면, 세 가지 전달물질이 뇌에서 신체에 공급된다(성과를 올리는 마약 도파민, 행복한 느낌을 주는 오피오이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게 해주는 옥시토신). 그리고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자세가 형성된다.

(28)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활력적인 현상들을 충족하지 못하면 정신적인 질환(공포심, 우울증 등)을 갖게 되거나, 대리자극물질을 찾게 된다. 대리자극물질은 실생활에 전혀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며, 동일한 종류의 대리자극을 찾도록 만들어, 결국에는 중독(성분과 연관된 중독질환, 성분과 연관되지 않는 중독질환)에 빠지게 된다.

(31)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시범을 보이거나 보여주는 모든 것, 즉 행동, 느낌, 감정과 기분은 관찰자의 뇌에서 마치 거울처럼 조용히 모방된다. 이런 기능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신경세포들이 뇌에서 거울뉴런이라는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와 자주 함께 있거나 혹은 친밀하게 관계하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일종의 상, 즉 우리를 바꿀 수 있는, 말하자면 우리의 일부분을 바꿀 수 있는 그림을 남겨 놓는다.

(34) 부모와 선생님이 자신들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따라 아동과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를 인식하며, 무엇보다 자신들이 누구여야 하는지, 다시 말해 자신들의 잠재력과 개발 가능성이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게 된다. 아동과 청소년들은, 행동하는 어른들의 직접적인 모델, 그리고 친밀한 사람들로부터 얻게 되는 반사된 자신들의 모습을 통해 자아를 계발하기 인격을 형성한다. 즉 우리가 ‘본보기’로서 아이들과 형성하는 관계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무엇이 될지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아이들이 가깝게 여기는 어른들이 곁에 있어주는 것이다. 또한 친밀한 관계에 있는 어른들은 ‘특징을 가진 인간’으로서 인지되어야 한다. 어른으로서 빛을 발휘하고 본보기의 기능을 충족시키려면 생명력 넘치고, 삶을 사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고, 목표를 위해 열정을 바칠 수 있고, 옳다고 믿는 삶의 양식과 가치들을 위해 나설 줄 알아야 한다. 이때 어른들은 인간적이어야 하며, 결코 폭력을 동원해서는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자신의 약점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이들은 인간적인 ‘실수’를 많이 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보다 독특한 성격, 특징이 중요하다. 그것이 거울세포라는 체계를 거쳐 아이들에게 공명을 일으키며 불꽃을 활활 타오르게 할 수도 있고 정열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37) 사람의 뇌는 신체에 가해지는 고통을 사회적인 소외나 굴욕과 같은 방식으로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소외나 굴욕, 즉 신체적 심리적 고통은 공격성으로 대답하게 된다.

(38) 자라나는 아이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되리라 예측하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두 가지 요인은, 폭력 체험 그리고 부족한 인간관계이다. 가정 혹은 그룹에서 자신을 충분히 수용하지 않았던 경험을 포함한 모든 것은 사람의 뇌에 저장된다. 다시 말해 아이들은 사회적 배경에서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경험, 모욕이나 폭력의 경험을 모두 자신 안에 축적해둔다.

(39) 우리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오늘날 자라고 있는 환경, 즉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상황에 보다 더 효과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교육에서는 교율이 핵심으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 모든 아이들은 다르며, 때문에 교육 담당자와 아이들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중요한다.” 학교의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좀더 많은 개인적 관심과 후원이다.

*정리
학교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배우고자하는 동기, 의지, 창의력, 협동 그런 것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는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에 급급하다. 그래서 억압과 통제를 기본 바탕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런 학습의 결과 과도한 중도탈락자, 게임 중독, 우울증, 자살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신경생물학에 따르면, 아이들은 친밀한 관계, 긍정적인 평가를 통해(심리학) 그것들을 강화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고(생물학) 그것이 강한 심리적인 동인이 되고 학교와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생활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중독이나 폭력적인 성향으로 나타난다.
또 아이들에게는 거울뉴런세포가 있어 가까이에 있는 부모와 선생님의 생각과 행동, 감정과 기분 등을 배우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나 자아를 찾아간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와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활력 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독창적인 개인으로서 다양한 자극을 주어야한다. 마찬가지로 충분한 사회적인 수용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내게 된다.
강한 원칙과 규율이 필요할까? 아니다. 더욱더 친밀한 인간관계에, 성장과정에서 부족한 감정적인 돌봄 후에 그런 것들이 더 필요하다. 지금 혁신학교에서 하고자하는 내용들의 과학적인 기반을 설명해 주고 있다.

2장 : 학교는 끔찍한 장소인가, ‘미래의 온실’인가?
(45) ‘수압에 의한 교육학(블랙 교육학)'은 교육받는 자세를 완전히 파괴하고, 천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병든 아이들만 배출해낸다.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남아 있을까? ‘유연한’ 교육 원칙이란 연습을 통해서 교육받는 사람들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것이 독서든, 수학, 외국어, 스포츠 또는 음악이든 상관없이 어떤 능력을 획득하려면 이와 같은 요소가 필요하다. (중략) 연습하는 사람이 일단 어느 정도의 능력에 이르렀다고 감지하면, 이 순간에는 매우 만족감을 느끼는데 이는 행복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략) 그러나 성공이라는 행복감을 느끼기 전의 연습 단계는, 동기라는 관점에서 관찰했을 때, 궁핍 기간이다. (중략) 그러므로 부모와 교사들은 힘들게 연습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절반쯤 하다가 힘들어 포기하지 않게끔 연습에 동반해줄 필요가 있다. 즉 이런 상황을 잘 조정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47) 우선, 아동과 청소년들은 ‘관계’를 통해서 관심, 보충질문, 자극과 요구는 물론이거니와 비판, 참여, 도움과 용기를 얻어야 한다. 요구와 애정은 아이의 동기체계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자극이다. 교사뿐 아니라 부모, 특히 아버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아이와 교사 또는 부모 사이에 거울처럼 상호 반사해주는 행동이다. 즉 스스로 특정 문제와 목표에 열광할 수 있어야 그 불꽃이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어른들에게서 비춰지는 반사를 통해 체험을 한다. 이것이 공명이다.

*정리
수압에 의한 교육은 병든 아이들만 배출한다. 학교 교육이 끝난 뒤 평생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무엇이든 배우는 과정에서는 유연한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을 통해 목표에 달성했을 때 비로소 행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복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아이들에게 힘든 기간이다. 교사와 부모는 아이가 용기와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야 하며, 아이들의 노력에 대해 함께 열광하는 모습을 통해 그 효과가 아이에게 공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모두 노력해야하지만 교사보다는 부모,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울러 음악과 운동을 통한 동기체계, 공명의 체험이 중요하다.
한편 학교는 짧은 시간에 지식 전달을 강요한 나머지 교사에게 쉴틈을 주지 않아 교사에게 지옥과 같은 공간이며 부정적인 영향이 아이들에게까지 미친다. 독일과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르지만, 이 장은 아이들에게나 교사 모두에게 학교는 동기체계를 통한 행복한 공간이 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3장 : 교사는 왜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가.
(62) 교사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목소리를 가져야만 한다. 진정한 권위란 불가사의라 할 수 있다. 인격, 감수성, 지식, 기분이 혼합되어 있다. 언제 압력을 가해야 하고 언제 그러면 안 되는지에 대한 본능 역시 그에 속한다. 많은 교사들은 위협과 공포심을 수업의 수단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학생의 주의를 끌고 그들이 규율에 따르게 하려면 격려의 말과 영감이 필요하다. 나는 이를 통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프랭크 맥코드

(63) 교사라는 직업은 아이들에 대한 이해심있는 애정과 지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이해심있는 애정’이란, 개별 학생을 학습능력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무엇보다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학생의 동기, 노력, 태도, 감정적인 장점과 문제점을 인지해야 한다. (중략) 교사로서 아이들을 지도한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과제를 수행해야 할 필연성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가치관을 대변하고, 목표를 정하고, 학생들에게 요구하고, 교사로서 용감하게 이와 같은 요구사항들을 옹호하며 비판도 하고, 이때 학생들을 비판하면서 용기도 북돋아 주고, 노력하는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과제를 맡아야 하는 필요성이다.
(65) 이해심있는 애정과 지도의 조화로운 균형은, 학생들을 사람으로 대할 줄 알 뿐 아니라, 스스로를 사람으로 인지할 줄 아는 교사라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 그러니까 ‘고유한 성격이 있는 사람’이자 행동하는 교사, 즉흥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68) 학부모와의 경우에도 이해와 지도라는 원칙이 적용된다. 교사들은 학부모에게 아이의 이익을 위해 협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암시를 한 다음에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도(력)은 수업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어떤 규칙이 있으며 목표는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교육적인 조치(아이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거나 심리적 의학적 치료)를 한다는 의미

(73) 학교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대표적인 규칙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동시에 교사들 각자가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방식이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수업이기 때문이다.
(74) 교사들 내부에서 동료의식을 갖고 연대하며 서로를 지원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좋은 교사가 되는 데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중략) 좋은 수업을 결정하는 기준은 엄격함이나 자유의 정도가 아니라, 교사들이 학생들과 접촉하고 주의를 끌 수 있느냐이다.

(78) 직업에 적극적으로 몰두하는 것은 좋지만, 항상 거리를 유지하고 교육자로서 자신은 교사 그 이상임을 인지하여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데, 학교와 학급의 상태 혹은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성과와 일체감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참여적인 자세 외에도 주의해야 할 점은 거리를 두는 능력이다. 두 가지 모두 할 줄 아는 교사만이 병에 대한 저항력을 가질 수 있다.
(79)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교사들은 (참여와 거리유지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것 외에도) 자신들이 요구받는 역할에 필요한 적응과 사적인 정체성, 순수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 즉 교사들은 학생들의 가치를 존중해야하는데, 바꿔 말하면 아동 혹은 청소년들을 비판해도 되지만, 모욕하거나 체벌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동기를 잃게 되니까.
학생들은 어떤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뭔가에 기뻐할 수 있는, 말하자면 감정을 보여주는 교사를 필요로 한다. 동시에 교사들은 분명하게 선을 그어둬야 하고 비상시에도 그 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만 학생들이 언제 교사에게 연락해도 되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

(83) 교사를 병들게 하는 것은 문제와 개인적으로 싸우는 문화이다. “수업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많은 교사들은 수업을 개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걸 두려워합니다. 이럴 때 학교 관리자들이 도와주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직원을 관리하고 팀워크를 발휘하는 분위기는 유감스럽게도 드물지요.”교사들의 건강 연구 분야에서 선구자들 중 한 사람인 포츠담 대학의 우베 샤르슈미트의 말이다.

*정리
교사가 예술가가 돼야한다는 말은, 전문적 지식 외의 매뉴얼화 할 수 없는 노하우(직감적이며 즉흥적, 해결 과정의 영감, 학생 개개이에 대한 판단)가 있어야 하며 그 과정이 창의(영감, 즉흥적)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여기서 교사에게 필요한 능력들, 이를테면 교사와 학생 사이(이해심있는 애정-지도), 교사와 학부모 사이(이해와 원칙), 교사 사이(공통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사이의 조절 능력도 포함된다.

4장 : 교사라는 직업 –직업 선택과 교사 교육
(88)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하나의 전공 혹은 여러 개의 전공을 사랑해야 하고 잘해야 하며, 그 외 몇 가지 전제조건도 만족시켜야 한다. 즉 삶에 대한 기쁨을 가지고 있고, 사람과 접촉하는 걸 좋아하고, 사람들을 다루는 재능이 있으며, 아동과 청소년들에 대한 사랑이 있고, 가능하면 유머도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특징들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고통을 저항 없이 감수하는 마조히즘적 측면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불평하지 않고 수년간 시달릴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90) 교사 지원자들은 자신들이 수업에서 가르쳐야 하는 전문분야에 관해서는 많은 것을 경험하며, 심지어 아이의 발달심리학에 관해서도 몇 가지 배우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정작 학생들 앞에 섰을 때 필요한 실용적이고 사용 가능한 지식이다. 즉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 교사로서 학생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방법, 학급에서 역동적으로 흘러가는 과정들을 인지하고 건설적인 기여를 하며 문제가 생길 경우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

(92) 교실에 들어가는 교사들을 위한 열두 가지 조언(92~96)

*정리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것만으로는 교사로서 살기 어렵다. 교사에게는 여러 학문에 대한 관심과 지식, 그리고 아이들과 관계 형성 능력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중년을 넘긴 교사가 교실과 학급에서 벗어(도피)나기 위해 승진에 몰입하는 것이나, 교포 교사가 돼 아이들과 관계 형성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도 따지고 보면,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이들과 관계 형성 방법이나 공격성을 다루는 방법 등, 교실에서 다양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즉흥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배우지 못하는데 있다. 그건 사범대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는 아이들과 관계 형성을 위해 자신의 또다른 책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원칙”을 추천하고 있다. 거기에 열쇠가 있으려나.

5장 : 부모, 학교 밖 교육자
(108) 아이를 위해서는 한편에서는 동기부여,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어른들의 적극적인 관계가 필요하다. 즉 아이는-신경생물학적 동기체계라는 관점에서-절대적으로 선생님을 위해서 배운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부모가 존경하지 않는 교사로부터 전달받는 것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 따라서 부모가 자식이 입학하기 전에 자신이 학교에서 겪었던 즐거운 순간과 멋진 체험을 얘기해주는 대신 학창시절의 끔찍한 경험을 얘기해준다면, 아이는 학교생활을 제대로 해낼 수 없을 것이다.

(109) 아동과 청소년들은 동기를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 동기란 태양의 빛을 받고 자라나는 식물과 비슷하다. 아이들의 동기를 자라게 하는 ‘태양’을 형성하는 것은 가까운 사람, 주로 부모의 관심과 주의 그리고 애정이다. 태양이 사라져버리면, 식물은 성장을 멈추고 죽어버린다.(중략)
아이에게 관심과 애정을 바친다는 것은,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원하는 것을 물어보고, 동시에 아이에게 자신의 상상과 아이디어를 얘기해주고, 아이와 함께 뭔가를 시도해보고, 그때 아이가 어떻게 느끼는지 바라보고, 아이에게 자극을 주고, 비판도 하며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와 같은 태도가 바로 동기를 자라게 하는 ‘태양’인 것이다.

(110) 아이는 혼자서 세상을 개척할 수 없으며, 특히 아직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따라서 아이들과 관계를 형성한다는 말은 부모 측에서 좋은 아이디어, 분명한 상상과 충고를 통해 아이에게 우선 자극을 준 다음, 이를 시험해보게 한다는 뜻이다.

(111) 집중력과 지구력은 어른들이 지도를 해야만 배울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부모가 아이와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하면 아이는 자연스레 지구력을 배우게 된다. (중략)
아이 개인의 가능성에 적합하며 창의적으로 계발될 수 있는 제안을 해주고, 일정 시간 동안 한 가지 일만 하고, 어려움에 처하면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아이가 놀이나 학습에서 올린 성과에 대하여 칭찬해주고 비판도 해주는 것. 이 모든 것이 바로 아이에게 관심있는 부모가 할수 있는 일이다. 그 어떤 것도 부모를 대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 자리가 다른 것들로 점점 대체되는 현실은 우리 시대의 불행한 문제들 가운데 하나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몇 시간 동안이나 텔레비전 혹은 컴퓨터 게임 앞에 내버려두는 것은 아이들의 무한한 재능을 말살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아동과 청소년들의 지성뿐 아니라 창의력과 감성까지도 위축시킨다. 최근에 이루어진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며, 아이들이 컴퓨터와 함께 있는 시간은 학교 성적과 비례하지 않으며, 집중력장애를 앓는 아이들의 수와 비례한다고 한다.

(113) 실험에 따르면 일주일에 적어도 일곱 번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아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 혹은 그보다 더 드물게 식사를 하는 아이들에 비해서 학교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았다. 게다가 그런 아이들은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도 적고 일반적으로 심신 상태도 양호하다.

(123) 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학생과 교사 사이의 협조 뿐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연대도 필요하다. 이와 같은 연합에 학생들도 가능하면 포함시켜야 하는데, 학생들에겐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중략) 미국의 많은 학교에서 실제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절차를 도입하는 것도 매우 이로울 것이다. 즉 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세 주체가 몇 가지 기본원칙을 지키겠다고 계약서에 동의하는 것이다. 학교 계약의 예(124~126)

*정리
이 장은 부모가 아이들과 맺는 관계 형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단 부모는 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야한다. 아이들은 관계를 통해 동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그리고 학교에서 들어가서도 부모는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동기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부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경험이 없어 스스로 판단할 수 없으므로 부모가 먼저 제시하고, 그것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함께 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아이들은 대중매체, 특히 폭력적인 텔레비전과 게임에 노출돼 있다. 파괴적 공격성은 충동이 아니므로 동기처럼 배운 것이다.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협조와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연대도 중요하다. 미국의 ‘학교계약’은 교육에 참여하는 세 주체가 기본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으로, 혁신학교 보평초의 3무 3행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6장 : 더 나은 교육 시스템을 찾아가는 여정
(132) 특정한 학교 시스템이 한 아이의 교육 운명을 결정한다는 입장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 신경생물학적으로 관찰해볼 때, 한 아이의 교육 운명은 구체적인 후원에 의해서 결정된다. 여기서 말하는 후원이란,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자신의 생활과 학교 외의 환경에서 얻게 된 후원, 그리고 학교에 다니는 동안 부모와 몇몇 선생들로부터 얻게 되는 구체적인 지원을 말한다. 물론 좁은 의미에서 교육은 학교에서 받을 수 있지만, 수업의 구체적인 질과 아이가 개인적으로 받는 후원이 함께 작용하면 학교 시스템 하나에만 의지하는 경우보다 아이의 교육에 훨씬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PISA 연구는 더 나은 교육시스템을 이야기하기에 고려 대상이 안 되며, ‘올바른’교육 시스템으로 아이의 사생활과 사회의 폭력적인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 같은 건 가능

(134) 열악한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부수적 조치가 필요하다. 만일 우리가 단일한 학교 시스템을 정비함으로써 모든 희망을 단번에 해결해주고자 한다면, 이는 오늘날 실험학교에 다니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긍정적인 차별’ 즉 보다 개인적이면서도 가족적인 배경에서 나오는 지원을 원한다. 우리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특별한 후원을 많이 제공해야만한다. 극히 소수의 학급 인원으로 수업을 하고, 특별한 수업(언어 영역에서)을 제공하며, 사회적 학습과 감정적 학습에 중점을 두고, 집중적이 봉사활동과 진학이나 직업 교육에 특별한 도움을 주는 것 등의 후원 말이다.

(135) OECD-조사를 통해 얻게 된 판단, 즉 독일에서의 교육 기회가 아이들 개인의 배경과 사회적 배경에 의해 많이 좌우된다는 판단은, 자주 언급되는 만큼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개인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에서 차별된 지원을 받고 심지어 부족한 지원을 받아서 생겨난 결함을 학교가 해소해줄 수 있다고 믿는, 그야말로 순진한 암시가 널리 퍼져 있다는 점은 깜짝 놀랄 만하다. 학교는 이와 같은 기대를 분명 채워줄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교사들이 우수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사게 되었다. (중략) 학교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부모의 보살핌, 유치원 공급, 이주민 아이들의 언어 능력 혹은 청소년들의 대중매체 소비를 심도있게 다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136) “무게를 자주 달아본다고 해서 돼지가 살이 찌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이 시험을 친다고 해서 더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다. 학교가 검사를 하고 평가를 해야 하는 고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런 검사와 평가를 OECD처럼 대대적인 프로젝트 차원에서 하면 안 되고, 개별 학교 자체에서 우수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실시해야 한다. 미숙한 비판과 논박의 영원한 목표물이 되고 싶지 않다면 학교는 단출하지만 매우 효과적으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경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의 경영체제 구축 방법은 137~138쪽

*정리
이 장에서는 독일만의 복선형 교육시스템과 PISA에 의한 학교평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은 개인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의 영향도 중요하다. 이를 무시하고 학교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은, 학교 구성원들의 의욕을 꺾기만 할 뿐이다. 올바른 학교시스템은 학교 자체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와 학교 구성원들의 태도, 이들에 대한 피드백으로 통해서 가능하다.
이 장을 읽으면서, 평준화 해제, 수준별 이동 수업 이런 것에 교육력을 쓸 것이 아니라 배움에 이를 수 있도록 후원하는 것이 중요하며, 학교는 학교별로 장점을 살리는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7장 :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가
(155) 사는 방식에 익숙해 있는 어른들은 흔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실제로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며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황폐함을 요구하는지 잘 모른다. 우리는 인간적이고 아동과 청소년들을 환영해주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까?
최근에 경제적인 압박감이 점차 증가하여, 직장을 갖고자 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거의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이를테면 고향과 같은 뿌리의 말살, 저녁 늦게까지 그리고 주말에도 일하기, 계획을 세울 수 없는 노동, 무보수 노동 등.

(156) 아동과 청소년들에겐, 세상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자신들이 중요하고, 우리가 그들에게 요구하는 것에 맞춰 자신들의 기회를 인지하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며,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느낌이 필요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아이들이 노력할 만한 가치도 없는 환경, 이를테면 기회도 없고 전망도 없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이는 오로지 교육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모두와 관련된 문제이다.

(157) 삶의 기본적인 동기는 신경생물학적인 욕구, 즉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그들로부터 인정받고 호감을 얻고자 하는 바람에서 나온다. (중략) 유용해진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며, 개인이 공동체를 위한 기여를 통해 존중, 인정 그리고 삶의 기쁨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그리고 오로지 이것만이 아동과 청소년들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다. (중략)
교육과 교양의 요점은 아이들이 실제의 사람들과 행하는, 손에 잡히는 실제의 경험이다. 생생하게 행하는 공동작업과 개인적으로 체험한 좋은 본보기들은 동기를 가지 위한 전제조건이며, 인간관계를 맺고 공동체 생활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의 전제조건이 된다. 물론 공동체는 수많은 다른 전제조건 외에도 규칙들을 필요로 하며, 또한 의심할 바 없이 규율도 필요하다. 하지만 규율만으로는 어떤 공동체도 생겨나지 않으며, 인간적인 공동체는 절대 나타나지 않는다. 공동체의 규칙보다 공동체가 우선이다.

(158) 아동과 청소년들은 사회 규칙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가 호소해야 할 것은 규율의 훼손도 사회 규
의 경멸도 아닌,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이런 규칙들과 함께 살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다. 어른들이-매출액에만 관심 있는 산업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수십만 명의 아동과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지원하지 않고, 적절한 요구를 하지 않으며, 컴퓨터로 고문하고 살해하는놀이를 하도록 허락하는 나라에서, 규율을 찬양하라는 말은 지극히 기이하게 들린다. 청소년들과 함께 가치관에 대해 대화를 나누려면 우선, 잘 돌아가는 경제 외에 다른 가치가 우리에게 있기는 한지 자문해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리
7장은 그동안 논의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한다. 그래서 많은 부분 작가의 말이 한결 정리되며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소제목을 중심으로 핵심적인 내용만 정리하면,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규율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을 속박할 수 없다. 정작 현실은 모순덩어리이기 때문이다.


학교를 칭찬하라
국내도서
저자 : 요아힘 바우어(Joachim Bauer) / 이미옥역
출판 : 궁리출판사 200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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