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바꾸고자하는 운동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에서는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혁신학교’ 형태로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학교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교사, 학생이 바뀌어야 하지만, 학교 운영을 뒷받침하는 국가적인 시스템 역시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각 시도교육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혁신학교’는 학교 차원의 개혁운동이라 생각한다. 혁신학교 이전에도 ‘학벌없는 사회’ 등에서는 국립대통합네트워크 같은 대학평준화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대학교 서열부터 없애야하는데 현실적으로 국가가 설립 주체인 국립대부터 해보자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지 10년은 된 것 같은데 아직 큰 울림은 없다. 그 사이 대입제도는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바뀐다. 게임의 법칙을 바꾸는 것이다. 그리..
국경일이자 공휴일로 지정된 한글날을 기념하여 교육청에서 "우리말 바로쓰기 대회"를 연다는 공문이 왔다. 몇 년 전에 동부지원청 주관으로 만든 "손 안에 우리말이 쑥쑥"이란 자료를 필기고사 형식으로 치른다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한글날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앴는 교육청의 노력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대회를 통해 해결하려는 부분은 안타깝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까닭은 소통을 통한 말의 민주화로 문화국가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걸 학교별로 날짜를 정해 대회를 치르고, 교육청대회로 치르는 것은 민주화란 창제 정신에도 맞지 않으며, 소통의 뜻도 없는 일회성 행사가 돼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서 해볼만한 행사들을 계획하다 오래 전에 사둔 이 책을 펼쳐들었다. 한글날은 우리 글자 탄생을 기..
이오덕 일기 1 -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국내도서저자 : 이오덕출판 : 양철북 2013.06.24상세보기 이오덕 선생님의 일기 5권을 양철북에서 보내왔다.색깔이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양장본 5권이 꽂혀 있으니 서재가 그럴싸하다. 방학 동안 읽으려 했으나, 미리 읽고 싶어졌다. 뜬금이가 나오기 전에 다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동문학을 해 오신 이오덕 선생님의 글이니 태교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데.. 읽는 내내 끓어오르는 분노. 일기는 1962년부터 1977년 경상북도, 아니 대한민국의 교육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읽는 내내 불편하고, 참담하고, 부끄럽고, 화가 났다. 이렇게 엉망인 교육을 받고 지금의 50, 60, 70대가 성장했다는 말이지? 그리고 30~40년 교육을 ..
학교 성적을 위해 쓰는 학원비가 아깝다. 특히 학교에서 학원 숙제를 베끼는 모습, 선행학습을 하는 학원의 문제를 선생님에게 물어보는 모습을 보면 학교와 학원의 정체성에 대해 형용할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한편,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아이가 학원에 등록하고 학원의 스케줄에 따라 공부하는 모습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학부모들 역시 공부는 학원과 상담하는 게 더 낫다는 인식들도 있는 것 같고. 이 책, “아깝다, 학원비”에는 그런, 학부모와 아이들, 일반 대중들의 문제에 대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구성도 문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예시, 해결책, 문제 해결 수기의 형태로 돼 있어 다양한 문제 상황(고민)과 해결책에 대해 공감하기가 쉽다.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학원 강사와 교사 집단에서 학..
한상준 교장 선생님! 정말 열정이 대단하다.학교는 교사들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교장 혼자만으로도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이 선생님의 글을 읽고 알았다.전교조 출신 교장 1호에 부끄럽지 않은 길을 걸었다는 것에 감탄했다. 학생문화, 교육과정, 예산문제, 한국교육의 문제, 농촌교육의 문제, 생태 및 환경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관심들이 학교에서 크고 작게 소중한 결실들로 맺어졌다는 것이 무척이나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다소 과도한 열정이 교사들에게 부담이 되기는 하였겠으나, 든든한 지지와 재정적인 지원 , 기다림의 미학 등으로 민주적으로 해결해 가려는 모습 또한 교사들이 인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 우리 학교 현실과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 대한민국 교장들에게 일독을 ..
새 학년, 새 학급으로 반이 편성되면서 아이들 사이의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또래 집단의 결속력이 강한 여학생들 사이에서 친한 친구 간에 은밀히 이야기 되었을 내용들이 인터넷에서 확대되었고, 여기에 다른 사람들과의 일이 더해지면서 한 학생에 대한 따돌림이 발생하고 있었다.자리를 만들어 오해로 생각되는 부분들은 풀어주고 그런 행동들이 심각한 학교폭력임을 해당 학생들과 상담을 통해 교육해 나가려고 했으나, 아이들은 소녀답지 못한 행동에 더 문제라는 입장에 몇 가지 문제가 겹쳐 생각만큼 잘 해결되지는 않았다. 교사들에게 교육적 한계와 그로 이한 상처만 남겼다고 할까. 여학생들의 친구 관계는 눈에 잘 띄지 않아 개입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풀기도 쉽지 않다. 작년에 따돌림 상황에 있던 아이들이 올해는 따..
배움에서 도주하는 아이들.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이런 문제가 좀 더 심각했고, 우리 학교 교사들은 이런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대안을 찾을 무렵, ‘배움의 공동체’를 만났다. 처음 두세 달은 교사 개별적으로 자리배치나 협력학습을 시도해 본 단계였고,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교 차원에서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해(2011) 다섯 번 손우정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 찾아와 컨설팅을 해 주셨다. 하지만 아이들이 배움으로 오는 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또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면서, 수업 공개와 수업연구회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나, 수업을 통한 전문성 신장과 서로 배우며 협력하는 동료성 구축은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 배움의 철학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
‘입학사정관제’는 지방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 아닐까?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방이라 롤모델을 직접 만나기는 어려우니 관련 책을 읽고 마음에 새기도록 도와주며 그런 걸 기록으로 남기면 입학사정관들도 알아주지 않을까? 독서감상문과 자기를 성찰하는 글을 ‘생각공책’에 담아 두면 나중에 입시에 도움이 될 테니 귀찮더라도 써 보자고 아이들을 설득하다가 그런데 정말 입학사정관제가 입시제도 중 가장 나은 것인지, 중학교에만 너무 오래 있어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우리교육 100문 100답”을 홍보하는 카피에서 입학사정관제는 오래 가지 못할 제도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럴까.꽤 두꺼운 책에는, 먼저 시험에서 측정하려는 역량을 정리해 주고 있..
기초 학력, 또는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이 많아 ‘배움이 있는 수업’을 만들어 가는데 어려움이 많다. 학년별·학급별 편차도 있어 1학년의 어떤 학급은 교사의 안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교과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멍하니 있거나 딴짓을 하거나 친구들과 눈짓으로 장난을 쳐 곧 수업 분위기를 흩트린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교사 여러 명이 수업을 열고 보조 교사로 참여하면서 학습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지만, 뜻을 모으지 못한 여러 학급은 결국 학년 말까지 차분한 배움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혁신학교 2년차 컨설팅 요청 과제의 하나로 기초 학력 미달 문제를 의뢰했다. 교육과정, 수업, 평가, 교실 환경 등에 걸친 조언과 함께, 이 책 “학교 속의 문맹자들”을 추천 받았다.작년 한글날 기념 훈화 자료..
코끼리에 맞서는 ‘통과의례’를 거쳐 성인으로 인정받으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누려야할 청소년들이 ‘마땅한’ 과정 없이 오랜 청소년기 속에 성인으로서의 삶을 유예하고 있다. 이 책은 ‘뇌과학 통해 청소년을 통찰한다’는 부제에서 보듯, 생물학적인 뇌의 변화와 사회적인 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청소년기의 특성을 살피고 있다. 먼저, 1장부터 4장까지는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힘든 청소년들의 모습들, 졸음을 이기지 못한 아이들, 바르게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 또래 외모를 닮아가려는 모습들, 강렬한 사랑에 끌리는 모습들을 생물학적인 뇌의 변화로 풀어 나가고 있으며, 5장부터 9장까지는 이 책의 제목 “청소년, 코끼리에 맞서다”와 같이 사회적 뇌라는 시각에서 이전 세대와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청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