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주인공인 크리스토퍼는 한밤중에 우연히 이웃집 개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크리스토퍼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탐정노릇을 하기로 결심한다. 자폐아인 크리스토퍼는 이 과정에서 이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행동을 하게 된다. 이웃집을 방문하고,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하며, 사건에 대해 긴 글을 쓰기도 한다. 점차 의혹을 풀어가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된다. 돌아가신 줄 알았던 엄마는 이웃집 아저씨와 함께 다른 도시로 떠나 있으며, 진실만을 말한다고 믿었던 아빠는 개를 죽였고, 또한 자신에게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크리스토퍼는 난생 처음으로 집과 학교를 벗어나 엄마를 찾아 떠나게 되고, 어렵게 엄마를 만나지만 마음의 평화를 찾지 못한다. 크리스토퍼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장애아를 자식으로 두며 힘겹게 생활하던 엄마는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났지만, 다시 자식을 위해 크리스토퍼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크리스토퍼가 자신에게 두려움과 배신감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은 아빠는 다시 돌아온 엄마와 함께 크리스토퍼를 위해 온 마음을 다해 노력하며, 그런 가운데 크리스토퍼는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수학과 천문학, 개를 좋아하며, 정해진 규칙을 사랑하는 아이 크리스토퍼는 자폐아이다. 노란색, 갈색을 싫어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도 질색하며, 스스로 모호하다고 생각되는 비유나 상징,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크리스토퍼. 세상과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크리스토퍼에게서 단순히 정신적 장애아가 아닌,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 책은 크리스토퍼가 화자로 등장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크리스토퍼의 입장보다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 모든 상황을 바라보게 된다. 자폐아인 아들을 두고 힘겹게 살아오다 결국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엄마의 마음이나 사랑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발견하기만 한다면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힘겨워하는 마음이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 부모들에게 읽혀지길 바란다. 자신이 정한 규칙 외에는 마음을 굳게 닫어버린 자폐아 자식에게 때로는 좌절하기도 하며, 고통스러워 하며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하는 크리스토퍼 부모를 보며 우리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좀더 솔직하게 다가섰으면 한다.


*자폐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특수한 상황이지만 그러기에 정신적 장애우를 주위에 둔 아이들이나, 부모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특히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님에게 권하면 좋을 듯하다.


(299) 나는 내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혼자 힘으로 런던까지 갔고, '누가 웰링턴을 죽였는가'라는 미스터리를 풀었으며, 엄마의 집을 찾아 냈고, 게다가 용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책까지 썼다. 그 말은 내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양장본)
국내도서
저자 : 마크 해던(Mark Haddon) / 유은영역
출판 : 문학수첩리틀북 200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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