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절대 내 마음을 몰라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가족과 갈등할 때
- 2005. 12. 1.
열한 살 짜리 평범한(?) 소년 로랑의 이야기이다.
이젠 우리 사회에서도 보편화된 이혼 가정의 자녀로 이른 바 가정환경 조사 때 부모란에 ‘편부’로 기록될 아이가 바로 주인공 로랑이다. 이 책은 로랑이 아버지와 함께 방학을 방콕에서 함께 보내기 위해 도둑질이라는 모험(?)을 하고,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죽음까지 결심하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300쪽에 달하는 로랑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롤랑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유쾌한 소년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혼과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이들 부모의 새 애인들, 어찌 보면 상처받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축구에 열광하며, 아빠와 함께 복싱을 즐기고, 아빠의 새 애인을 좋아하는 아주 평범한 악동 로랑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보다는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아빠는 죽음까지 결심했던 로랑의 엉뚱한 마음을 끝까지 알 수 없었지만, 롤랑이 그토록 바라는 아빠와 함께 하는 행복한 방학을 보낼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은 이혼으로 인한 가족 관계의 변화를 무겁지 않게 잘 그려내고 있다. 이혼이라는 것이 해당 가족과 특히 자녀들에게 가슴 아픈 상처일 수 있겠지만, 롤랑과 그의 아버지를 보면서 다시 새로이 시작하는 가족 관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 땅의 편부, 편모 가정의 아이들이 로랑처럼 씩씩하게 성장했으면 한다. (아, 너무 큰 소망일까?)
(212-213) 아빠가 소리를 질렀다. “이 망할 놈! 도둑놈!” 모든 게 캄캄해졌다. 나도 마구 소리를 질렀다. 문 쪽으로 도망치다가 카펫 위에서 미끄러졌다. 아빠가 달려와서 나를 붙잡자 나는 마구 울부짖었다. 아빠가 나를 다시 때리려 들었다. 우리는 바닥에서 같이 뒹굴었다. 꽃병이 바닥에 떨어져 와장창 깨졌다. 순간 모든 것이 멈추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나는 오늘 한 모든 것이 그야말로 바보 같은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빠도 울고 나도 울었다. 울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아빠의 눈물이 가슴에서 목으로 올라가는 사이에 들리는 흐느낌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나는 등을 돌렸다. 울지 마 아빠, 아빠가 돈을 갖지 않겠다면 돌려줄 거야. 우리 둘이 함께 여름휴가를 가려고 그랬던 거야. 방콕에 가려고 그랬던 것뿐이지 다른 이유는 없어. 아빠가 울 줄은 몰랐다. 아빠는 엄마가 떠났을 때조차도 울지 않아다. 그런데 왜 오늘 저녁에는 우는 것일까?
*상황
-이혼한 부모님이 원망스럽다.
-부모님의 재혼으로 집에서 지내기가 힘들다.
-부모님은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준
-중학교 1학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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