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남자애의 일기이다. 여학생의 성장을 기록한 일기는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데 사춘기를 겪고 있는 남학생의 사사로운 글을 찾아보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몽정기’를 겪어 낸 ‘반어른’ 쯤의 글들은 기성 작가들의 자전적 회고 성장소설에서도 어느 정도 읽어낼 수 있다. 그렇지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1,2학년 에 이르는 시기의 남자 아이의 심리와 생각을 알려주는 책은 흔치 않다. 그런 면에서 의의와 재미가 있는 책이다. 에이드리언 몰은 걱정이 많은 소년이다. 물론 존재의 문제 같은 철학적 고민도 많지만, 얼굴에 돋은 여드름 때문에도 걱정이 많다. 또 부모님의 불화도 에이드리언의 마음을 짓누르는 고민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안거리는 있다. 여..
이 책과 를 연결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성장소설들이 작가의 삶과 크게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그렇고, 소설의 내용도 연결되는 점(선우나 훈필이가 나이 또래에 비해 웃자라 있다거나 그래서 똑같이 외로움을 느낀다거나, 주변 사람들의 문제 따위)이 많다. 에서 눈에 띄는 상황은 ‘염소를 통한’ 사랑과 희망, 좌절과 성공을 위한 가출, 가출이 실패하며 훌쩍 큰 정신적인 성장에 있다. 이때 염소는 훈필이의 꿈 자체(푸른 목장, 가축을 키우는 연습)일 수도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농고를 진학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 희망은 봄바람처럼 갑자기 일렁이는 기운일 수도 있어 항상 좌절을 안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봄바람처럼 매번 돌아오고 우리는 좀더 구체적인 희망과 이상을 꿈꾸며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
이번 추석에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한 가지 생각을 했다.계속해서 어떻게 이 책을 검증할까하는 생각이 머리에 떠나지 않았던 터라 우리 반 학생에게 한 번 읽혀보고 그 느낌을 물어자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전부터 눈여겨 오던 ‘수지’로 바로 낙점했다. 평소 독서량이 다른 학생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고 집중력도 높기 때문에 이 책을 하루 동안에 읽히고 또 감상문까지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수요일 하루 동안 읽혔는데(그날은 우리반이 기술가정 시범수업 하는 날이라서 반전체 아이들이 바빴음에도-청소하느라, 연극준비하느라) 오후 5시까지 한 권을 거뜬히 읽어내고 감상문까지 착실히 써서 내미는 것이었다.(다른 수업시간 중에 읽은 것은 결코 아니다.) 앞으로 수지에게 책과 관련해서 ..
5월. 글 한 줄이나 읽을 여유가 이젠 생겨서일까? 아니면 최근에 선정한 도서목록이 적절하지 못해서일까? 지난주 모임이 끝나고 모처럼 배송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될 만큼의 책을 샀다. 학기중에 그것도 읽고는 싶었지만 여유가 없어 읽지 못했던 책들을. 책을 사면 왜 이렇게 마음이 든든할까? 다 읽지도 못하면서 책욕심, 다 먹지도 못하면서 술욕심, 그것이 나에겐 참 많다. 이번에 구입한 책들은 요새 나의 관심사인 '성장'과 '생태'다. 성장은 내가 맡은 주제이고, 생태는 빈약한 도서목록 때문인데 '성장' 도서로는 '19세'를 구입하고, '생태' 도서로는 콘라트 로렌츠의 '솔로몬의 반지'와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를 골랐다. 그리고 지금 '19세'를 다 읽은 후 '솔로몬의 반지'를 아주 힘겹게 읽고 있다...
도서목록을 선정하는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 것일까? 올해 읽기로 한 책들은 분량이 많지 않고, 읽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전해주는 메시지가 참으로 많다. 또 책 읽는 대상을 잘 고려해서 선정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읽었던 책은 ‘민물고기’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영화로 말하면 로드, 액션, 어드벤처, 멜로, 다큐멘터리, 대서사시의 성격이 합쳐져 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금 아이들에게 읽히면 ‘오노’와 ‘F-15K’로 촉발된 반미감정을 잘 이용할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접근하기 힘든 물 속의 생활을 그들의 시각에서 보여줘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함께 어떻게 공존해야하는지 또 잘 드러내준다. 사전을 찾아가며 읽듯 책앞머리 민물고기의 모습을 여러 차례..
‘비인간화’로 대표되는 현대산업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특히 현대사업사회의 수혜자인 유럽과 미국인들에게서 더 급박하게 유행처럼 나타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이는 동양철학에서 그것을 찾는다고 하고, 어떤이는 원주민들의 삶에서 찾는다고도 한다. 그래서 빈약한 내용에 비례한만큼 돈과 과학으로 덧칠하는 헐리우드 영화(이것 자체가 바로 산업사회의 문제점이 집약되어 있고,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에서 조차 어쭙잖게 동양의 무술이나 철학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꽤 유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물론 매트릭스 같은 명작은 0과 1로 대표되는 산업사회의 코드를 동양적인 사유로 마무리지었지만). 또 미국에서는 그들이 무참히 학살하고 터전에서 격리시켰던 인디어들의 삶의 방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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