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땐 그랬었지!! 내 머릿속에 '원형'으로 남아있는 어린시절 학교생활에 대한 기억과 거의 일치해서인가. '빨간 기와'를 읽고나서 친구들과 술 한 잔 한다면 '그때 그랬었지'라는 감탄사에 술이 금방 취할 법도 하다. 다만 내 어린시절을 관통했던 '군부독재'라는 시대와 주인공의 삶을 관통했던 '문화대혁명'이라는 물의 색깔이 좀 달랐다는 차이점만 느껴질 뿐. 그래서인지 나이와 주인공이 다르며, 운하를 배경으로 하는 그들의 삶과 땅을 배경으로하는 우리와 차이가 있지만 친구들과 '끼리끼리' 친해지고, 그들과 '일'을 치르고 작당모의를 하며, 어떤 사람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이 있으며, 괜시리 외로워지거나, 나만 왜 이런 곳에서 이런 부모 밑에 태어났을까라는 원망의 아픔도 같은 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비단 서..
루시의 선생님이 내주신 과제는 나를 ’나‘로 만드는 것을 찾아보는 것! 루시는 이 과제를 무척 싫어하지만 결국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계속 고민을 하게 된다. 루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신이 평범하고 내세울 것이 없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이 될 때 혼자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고민을 해도 되겠지만 아무리 혼자 고민을 해도 해결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이 때, 대부분의 경우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혹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에서도 루시는 친구들인 이지와 네스타를 통해 자신이 잘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꿈을 찾게 된다! 루시가 진지하게 자신의 꿈을 찾듯, 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 책에는 청소년기 소녀..
아직 우리 교육은 장애 문제를 ‘남’ 일로 일관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0%가 장애를 가지고 있고, 그 중 90%가 후천적인 사고로 장애를 갖지만 학교에서 장애는 ‘남’의 일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 때문일까. 장애 문제 자체를 거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장애는 단지 불편한 것이기 때문에 장애우를 차별해서는 안 되고, 장애우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보지만 대체로 장애 문제를 일시적으로 생각해 보는 기회만 제공한다. 는 불의의 사고로 두 눈을 잃은 10대 소년 베어가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끝없이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육체적인 불편 없이 생활했던 사람이 앞을 볼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차라리 죽지 못한 것을 한탄할 수도 있고, ..
요새 우리 아이들이 가을을 타나 보다. 아니 가을이 아니라 사춘기의 시작인가? 워낙 성장이 빨라 초등학교 5, 6학년 때 이미 졸업했을 거라 생각한 사.춘.기.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나 보다. 아니면 급격한 육체적인 성장에 이어 뒤늦게 찾아온 정신적인 혼란? 1학기 때 전혀 없었던 폭력 사건이 터지고, 자질구레한 갈등과 싸움, 수업 중에도 자꾸 거울을 보는 아이들, 두발이나 성적에 대한 고민으로 가출 아닌 가출을 한 학생(2박 3일 간 아파트 옥상에서 판타지 소설만 읽었다는 전설적인 아이가 있다)까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사랑’이란 이야기를 꺼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인터넷 소설이나 대중가요(뮤직비디오) 가사 속의 짐짓 과장된 사랑 이야기 혹은 각종 기념일로만 기억되는 ..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내가 아이들에게 수없이 던졌던 말들을 떠올려 보았다. 특히 ‘너한테 정말 실망했다’라는 말과 그 말을 던진 아이들. 그 말을 들었던 그 때 그 아이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아이 얼굴에 요헨의 얼굴이 겹쳐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이 책의 저자는 시종일관 요헨이라는 아이의 비행(?) 과정을 냉정하게 서술하고 있다. 친구와 도둑질하고, 싸움을 하게 되면서 감화원으로 들어간 후 다시 감화원을 탈출하기까지 요헨과 그 주변 사람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 주고 있다.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요헨의 운명에 대해 독자에게 값싼 동정을 요구하기보다 생각할 그 무언가를 던져주고 있는 것 같았다. 주인공이 요헨이고, 제목이 이지만, 주변 인물들이 요헨을 대하는 태도에 좀더 주..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 소설을 즐겨 읽는다. 유치한 면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많지만 아이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이유는 아이들의 언어로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쏟아내 주는 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먹힐 책’이다. 주인공 유미와 재준이를 둘러싼 상황들, 유미와 재준이의 생각이 사춘기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고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아이들의 언어로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을, 내 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나 학부모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유미는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 새아빠, 새아빠와 엄마와의 사이에서 낳은 동생 유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학기 초부터 이런 가족사항 때문..
"삶이란 누구 때문인 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시작은 누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자신을 만드는 건 자기자신이지..." 먼저 이금이 작가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토록 섬세하고 짜임새 있게 우리 아이들의 내면과 성장 과정을 담았다는데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태까지 성장 소설을 읽어 오면서 불만인 점이 있었다. 왜 한국에는 청소년 소설이 없냐는 것이었다. 이제 그 말을 하지 않겠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이, 작가가 있으니.. 범 선생 추천으로 읽게 된 책. 성폭력이라는 굉장히 민감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성폭력 사건 그 자체에 치우치지 않고 그 사건을 둘러싼 피해자의 심리와 가족, 그리고 무엇보다 성폭력이라는 매개가 있지만 그것이 아픈 성장의 코드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에 깊은 공..
'로그인하시겠습니까’란 제목은 학생이 쓴 글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공간으로 접속하라는 의미를 포괄하고 있어 책의 제목이 된 것 같다. 하긴 안 좋은 기억마저도 어느 정도의 시간과 술이 들어가면 나름대로 기억할만한 추억으로 남을 만큼 아이들의 시기를 무사히 지내온 우리 어른들에게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은 살아보니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고민하는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을 달리하는 세상(공간)일 것 같다. 살아가는 세상이 다른데 어쩌겠는가, 아이들을 보려면 로그인해야지. 새로운 시작, 상대방에 대한 이해, 관계 속에서의 역할, 여자-남자-형제사이의 관계 등 소 주제 넷에 학생이 쓴 글 10편이 실려있다. 각 내용은, -잦은 전학으로 인한 새로운 만남, 이혼한 부모님을 다소나마 이해하여 새로운 가족 관계..
작년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조금은 살만한 지금도 우리집 냉장고에는 저인슐린 다이어트라는 제목으로 음식 종류에 따라 음식별로 GI지수를 정리해 놓은 종이가 붙어 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그 지수에 따라 음식을 사고 먹고 운동하며 몸무게를 조절한다. 확실히 ‘살’은 남들에게 적극적인 노력으로 비춰져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결 부드럽게 한다. 그러다 보니 체중 관리가 처음엔 건강을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외견인지 건강 때문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지나는 제일 친한 친구 멜리(의 몸매)에 대한 열등감과 좋아하는 남학생 파비오에 대한 의식,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살찐 자신의 몸에 대한 삼촌의 추행에 대한 거부감이 계기가 되어 먹는 것을 통제하게 된다. 즉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한 폭행을 자신의 ..
우리에게 어려움은 반드시 찾아온다. 다만 그 ‘어려움’은 단수이거나 복수일 수도 있고, 사람이나 사물이 될 수 있으며,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그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어겨낸 자신감, 그것이 동일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주인공 로버트는 소심하고 나약한 성격 때문에 동급생인 ‘니커’에게 심각한 괴롭힘을 당할 뿐만 아니라 친구, 교사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다. 그래서 별명도 ‘로버트 노 브레인’이라고 불린다. 그런 로버트가 특별활동 프로그램인 ‘노인 프로젝트(노인과 아이들이 경험을 나누는)’에 참여해 ‘미친’ 할머니 에디트 소렐과 한 짝이 되어 활동하면서 큰 변화가 생긴다. 소렐 부인은 심약해 보이는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