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름답다”는 말은 삶의 주체로 서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학력과 외모, 재산, 여타 능력에 따라 자신을 불만족스럽게 만드는 게 얼마나 많은가. 기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 좋은 대학에 보내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지식적인 측면에서 남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추는 교육보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삶을 계획하며 살아가는 시간에 좀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그것이 공부하고 가르치는 목적이라면. 는 인문계 고등학생의 홀로서기가 눈에 띄는 소설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전제하는 대학 진학을 위해 우리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가장 크게 주관을 잃었고, 삶을 바라보며 계획하는 힘을 잃었고, 또 그런 여유를 잃었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잃었다. 즉 인권을 잃었다. 문제를 느낀 선우는 결국 홀로설..
1. 서평 의 로버트는 어떻게 변했을까? 핑키도 죽고, 아버지도 떠난 자리에 로버트에게 남은 것은 아버지가 남긴 빚과 생계에 대한 가장으로서의 책임뿐이었다. 버몬트의 아름다운 자연과 셰이커 교도의 청빈한 삶 속에서 로버트가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할 것을 의심치 않았지만, 삶의 고단함 속에서 힘들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로버트를 바라보는 것은 가슴 저미는 슬픔이기도 했다. 가난, 책임, 그리고 사랑(연인 베키와 시에 대한 풋냄새 나는 알싸한 사랑 이야기)! 이 세 단어 속에서 로버트는 새롭게 성장한다. 도축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사랑하는 돼지 핑키를 잃게 되는 것이 시작이었다면, 후속편에서 로버트는 충실한 일꾼 솔로몬과 데이지를 잃고, 다시 아버지가 힘겹게 빚으로 얻은 땅도 잃는다. 가난! 가난 앞에..
차라리 한 편의 서정시다. 주인공 안나 로사의 이야기는 마치 자신이 쓴 시처럼 아름답게 이 소설의 한 장 한 장을 채워 나간다. 꿈꾸는 소녀 안나 로사의 이야기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느낌만큼이나 알싸한 슬픔과 감동을 잔잔하게 전해 준다. 가난한 아빠와 자애로운 엄마, 그리고 믿음직한 구아리오 오빠, 첫사랑 엔젤, 이야기와 춤을 좋아하는 소수와 마을 사람들 속에서 '안나 로사'는 그리그리나무 위로 보이는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초록빛 바다와 시를 사랑하는 열세 살 소녀로 성장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재개발의 횡포 앞에 사랑하는 오빠를 잃지만 그 아픔을 극복하는 안나 로사에게 가슴으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무엇보다 작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하고 몰래 글을 쓰며, 자신의 마음을 풀어가는 안나..
나를 넘어서 우리를 생각하는 도서 목록(2015년 7월) 1. 책을 읽으면서 가치관을 형성하는 아이 ①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남과 더불어 사는 아이 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 김중미 등 씀/ 윤정주 그림/ 창비 코리안 드림을 안고 건너온 그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어린 아이의 눈으로 그려 더욱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들이 아직 서먹한 우리들은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어렴풋이 알게 되는 책이다. ② 사랑의 참뜻을 아는 아이 유진과 유진/ 이금이 씀/ 푸른책들 유아 성폭행이라는 녹록치 않은 주제를 깔끔하면서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만든 책. 그리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 책. 두 유진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③ 폭력의 부당함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아이, 무기 ..
1. 서평 이 책은 과 비슷한 모티브와 줄거리를 지니고 있다. 주인공이 지닌 특성도 비슷하고 사건 전개와 결말도 상당히 닮은꼴이다. 이웃집 개의 죽음으로 시작해서 그 죽음과 연관된 여러 가지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웃에 관련된 사항,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 부모의 이혼과 재결합의 암시 등, 우연인지 모르지만 많은 부분에서 과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 ‘D'라고 불리는 여자 아이의 등장인데, 가난과 가정폭력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 여자아이와의 만남이 내성적인 주인공 빅토르에게 무료한 여름방학을 새로운 모험으로 바뀌게 한다. 특히 이웃집 개의 죽음과 매일 보내지는 괴쪽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자기 안에서만 갇혀 있던 빅토르는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마치..
열한 살 짜리 평범한(?) 소년 로랑의 이야기이다. 이젠 우리 사회에서도 보편화된 이혼 가정의 자녀로 이른 바 가정환경 조사 때 부모란에 ‘편부’로 기록될 아이가 바로 주인공 로랑이다. 이 책은 로랑이 아버지와 함께 방학을 방콕에서 함께 보내기 위해 도둑질이라는 모험(?)을 하고,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죽음까지 결심하는 조금은 황당한 이야기다. 하지만 300쪽에 달하는 로랑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롤랑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유쾌한 소년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혼과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이들 부모의 새 애인들, 어찌 보면 상처받을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축구에 열광하며, 아빠와 함께 복싱을 즐기고, 아빠의 새 애인을 좋아하는 아주 평범한 악동 로랑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보다는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학교가 무작정 싫은 아이, 분필 냄새만 맡아도 배가 아픈 아이, 모든 과목이 꼴등인 아이가 주인공인 책. 하지만, 아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만 하고 싶어한다. 아이는 결국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행복해지려면 그만한 일과 노력을 하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따라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을 한다. 아이는 점차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찾아간다. 주인공인 그레구아르와 같은 아이를 우리는 매년 한 두 명 정도는 만난다. 아니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가 만나는 대다수의 아이들이 학교에 대해서 희망을 가지지 못하고 있고, 이미 흥미를 잃어 버렸다. 문제는 이런 아이들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
이 책의 '화두'는 "중학생"이다. 특히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를 갓 졸업해 중학교에 첫발을 디디는 햇병아리 중학교 1학년도 아니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진로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중학교 3학년도 아닌, 관심의 사각지대 놓여있으면서도 뭔가 위태위태하고 골치 아픈 그런 아이들……. '충동', '에너지', '뭔가 터져나올 것 같은 폭발 직전의 불안함' 이 불안한 경계에서 길 위의 악마가 돼 버린 다카얀이, 쿨한 척 노력하는 우등생 다모츠가, 착하지만 감정절제가 힘든 츠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표현하지 못하는 에이지가 존재한다. 짧지만 그 빛나던 시절을 살았던 아이들에게 우리 ‘교사들’은 어떻게 기억될까?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겉도는 도야 선생님이나 요시다 선생님에 가깝지..
표지가 인상적이다. 답답할 정도로 무거운 초록색(진한 녹색 정도?)에 들러 싸여,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작은 가방을 맨 까만 점처럼 보이는 작은 소년 하나가 먼지를 풀풀 내며 달려오는 낡은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 '쿨보이'는 바로 보일듯 말듯한 그 까만 점같은 소년의 이야기다. 이야기 줄거리는 이렇다. 도쿄에서 열심히 고등학교 진학 준비를 하던 호시노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아버지의 고향(깡촌이라고 표현됨) 시골로 내려오게 된다. 호시노를 기다리는 건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호시노와 아버지를 구분하지 못함), 어느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만나게 되는 논과 밭, 그리고 숲, 가장 최악인 건 제 멋대로인 동급생들(바보, 게이, 실어증에 걸린 아이). 사립고에 진학하여 명문대를 나와, 부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1. 서평 학교에서 불을 지르는 등의 문제행동을 일삼던 제이크는 로드아일랜드의 모든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다. 부모가 모두 감옥에 가고(집에서 대마초 재배), 외할아버지 댁에 맡겨진 제이크는 다시 입학한 노스캐롤라이나의 학교에서도 다시 쫓겨난다. 우연히 애플화이트 가족이 꾸려가는 ‘슬기터 창작학교’(우리나라의 대안학교에 해당)에 입학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부모의 관심 밖에서 자란 제이크는 어려서부터 욕을 밥먹듯이 하고, 일탈 행동을 일삼지만, 각자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애플화이트 가족과 어울리며, 자연과 더불어 스스로 공부하는 법,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 그리고 결코 아름다울 것 같지 않았던 장래의 꿈을 자신 있게 키워 나간다. 제이크가 변해가는 과정이 어찌 보면 문제아를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