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름답다(박상률)

 

 

“나는 아름답다”는 말은 삶의 주체로 서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말이다. 학력과 외모, 재산, 여타 능력에 따라 자신을 불만족스럽게 만드는 게 얼마나 많은가. 기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 좋은 대학에 보내거나 아니면 조금이라도 지식적인 측면에서 남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추는 교육보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삶을 계획하며 살아가는 시간에 좀더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 그것이 공부하고 가르치는 목적이라면.

 

<나는 아름답다>는 인문계 고등학생의 홀로서기가 눈에 띄는 소설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전제하는 대학 진학을 위해 우리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가장 크게 주관을 잃었고, 삶을 바라보며 계획하는 힘을 잃었고, 또 그런 여유를 잃었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잃었다. 즉 인권을 잃었다. 문제를 느낀 선우는 결국 홀로설 수밖에.

 

선우를 홀로 서게 한 힘은 ‘외로움’과 ‘그리움’ 아닐까. 외로움과 그리움은 같은 말이니 돌아가신 어머니와 영어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 친구들에게 느낀 외로움, 학교 교사로 대표하는 세상을 등져 느끼는 외로움. 하지만 이 외로움은 세계에서 자아에게 오는 것이라는 걸 선우는 알고 있다.
얽매일 것이 없으니 자신을 자유롭게 밀고 나갈 수 있으리라.

 

<인상 깊은 구절>

“머리 말고 온 몸뚱이로 써야 된단 말이여. 사람은 온몸으로 살아야 가장 아름다운 것인디, 나는 온몸으로 살지 못하고 머리로만 살고 있제. 그래서 나는 아름답지 못해. 온 몸뚱이를 다 던져서 시를 쓰고, 온 몸뚱이를 던져서 세상을 껴안을 수 있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인디...”(98쪽)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늘 위에서나 하늘 아래에서나 오로지 내가 가장 존귀하다’라는 말을, 석가모니는 왜 태어나는 순간 했을까?
‘내가 가장 존귀하다.’라는 말은 모든 진리와 깨달음의 출발점과 종착점이 바로 ‘나’라는 말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는 바로 ‘나’다...... 그래, 나는 아름답다. 그리고 나는 세상없어도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그 아름다운 나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197쪽)


* 내적 갈등: 내가 한없이 하찮게 여겨질 때
나름대로 고민이 많은 아이에게 문제 상황과 큰 관련이 없더라도 삶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자신를 내 던질 때 끝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해 줄 수 있는 책. 즉, 머리로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하라고 촉구할 때 좋은 책이다.

남학생에게는 <깃털이 전해준 선물>과 견주어서 소개할 수 있다.
두 책 모두 ‘자신감’ 회복인데, <깃털이 전해준 선물>이 남자들 사이의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면, <나는 아름답다>에서는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면서 자신감을 찾는다.

 

나는 아름답다
국내도서
저자 : 박상률
출판 : 사계절 200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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