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날개를 달자(크리스티네 페어)


작년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조금은 살만한 지금도 우리집 냉장고에는 저인슐린 다이어트라는 제목으로 음식 종류에 따라 음식별로 GI지수를 정리해 놓은 종이가 붙어 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그 지수에 따라 음식을 사고 먹고 운동하며 몸무게를 조절한다. 확실히 ‘살’은 남들에게 적극적인 노력으로 비춰져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한결 부드럽게 한다. 그러다 보니 체중 관리가 처음엔 건강을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외견인지 건강 때문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지나는 제일 친한 친구 멜리(의 몸매)에 대한 열등감과 좋아하는 남학생 파비오에 대한 의식,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살찐 자신의 몸에 대한 삼촌의 추행에 대한 거부감이 계기가 되어 먹는 것을 통제하게 된다. 즉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한 폭행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통제하고 조절하는데 광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 결과가 거식증으로 나타난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공부도 잘 하며 쾌활하던 아이(그림을 보면 몸매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도 남의 눈(여기서는 삼촌의 징그러운 태도)을 의식하면서 자신의 문제로 전환하면서 파괴돼 가는 모습이 몸무게와 그에 따른 강박관념으로 나타나는 글을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사회의 다이어트 열풍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전에 생각해볼 점을 제시한다.


*관련 도서
책과 함께 과체중에 대한 문제를 다룬 "니키의 여름방학"이라는 책도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니키 역시 감당할 수 없는 살에 고민이 많아 다이어트를 시도해 보았으나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다. 어차피 외모에 대한 의식이 남들의 눈에 의한 것이라면 자신은 항상 죄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서는 껍질이 아닌 내면을 보는 ‘악셀’을 통해 살에 가려진 니키의 장점을 알아보고 장점을 키워 주는 시각이 제시된다.


두 작품 다 비슷한 소재이지만 차이는 있다. 둘다 결국 외부의 시선에 따라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니키’는 ‘악셀’이라는 내면의 눈을 통해 장점이 드러나는 반면, ‘지나’는 정신적인 치료 끝에 외부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힘을 찾아가고 있다.


여하튼 외모와 관련한 책을 읽는다면, "니키의 여름방학"보다는 "내 몸에 날개를 달자"를 더 추천하고 싶다. "니키의 여름방학"이라면 악셀 같은 좀더 색다른 삶의 시각을 기다려야 한다는 수동성이 마음에 걸린다. 결국 지나처럼 활발하고 자신 있게 생활하던 여학생도 외모에 대한 남들의 폭행 앞에서 자신을 자리 잡기 힘들다는 점이 좀더 토론할 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내 몸에 날개를 달자 - 지나의 다이어트 비밀 일기
국내도서
저자 : 크리스티네페어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04.02.20
상세보기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