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보이(사소 요코)


표지가 인상적이다. 답답할 정도로 무거운 초록색(진한 녹색 정도?)에 들러 싸여,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작은 가방을 맨 까만 점처럼 보이는 작은 소년 하나가 먼지를 풀풀 내며 달려오는 낡은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 '쿨보이'는 바로 보일듯 말듯한 그 까만 점같은 소년의 이야기다.

이야기 줄거리는 이렇다.
도쿄에서 열심히 고등학교 진학 준비를 하던 호시노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아버지의 고향(깡촌이라고 표현됨) 시골로 내려오게 된다. 호시노를 기다리는 건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호시노와 아버지를 구분하지 못함), 어느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만나게 되는 논과 밭, 그리고 숲, 가장 최악인 건 제 멋대로인 동급생들(바보, 게이, 실어증에 걸린 아이).

사립고에 진학하여 명문대를 나와, 부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호시노에게는 그야말로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렇게 가족, 반 친구들과 좌충우돌하며 시골 생활을 겪는 주인공은 우리에게 기막힌 반전(속임수)을 선물한다. 이 속임수에 얽힌 호시노의 이야기는 바로 입시를 위한 공부만을 강요하고, 오로지 나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들로 자라게 하는 이 답답한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아이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이 사회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는지, 하지만 그 속에서도 눈물겹도록 씩씩하게 성장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새롭게 시작하는 호시노와 친구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78) 하지만 지구상에는 자신과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인간과,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다른 인간이 많이 있단다. 다른 사람들과 서로 북적대면서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이란다. 모두와 잘 지내려고 해도 잘 되지 않을 때도 있단다. 당연히 충돌도 생기지. 인간은 부대끼면서 강해지거든.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지 않겠냐. 아버지 생각에는 네가 그들이 마음속에서부터 싫은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서 머뭇거리고 있는 것 같구나. 할아버지는 따스한 눈길로 지켜봐 주면 된단다. 중학생이 무리하게 돌봐 주지 않아도 돼. 그보다 자신의 생활을 무엇보다도 우선으로 생각하거라. 네가 씩씩하게 있는 것이 가족의 힘이 되니까. 그곳 생활에 점차 적응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자신의 페이스를 잘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거야.


(133) 왕짱이 오는 걸 모두 기대하고 있었어. 잘 자랐든 아니든, 머리가 좋든 나쁘든, 부모가 있든 없든 그런 건 전혀 상관없이 그저 친구가 생겨서 기쁘구나, 그런 뜻에서 두근거렸어. 이 학교에 온 일, 왕짱은 어떻게 느끼니? 왕짱을 만나서 기쁘다고 나는 진심으로 생각해.   


다음 상황의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친구들에게 숨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거짓말을 자주 한다
-친구들이 모두 다 어려 보이고 수준에 맞지 않게 여겨진다.
-주변 친구들 중에서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한다
-왕따를 당하거나 시킨 적이 있다
-낯을 많이 가리고 대화에 잘 참여하지 못한다
**인생에서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는 공부만이 확실한 장래를 보장한다고 생각한다)

쿨 보이
국내도서
저자 : 사소 요코 / 이경옥역
출판 : 생각과느낌 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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