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의 다락방(제니퍼 헌틀리)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친구,학교,사회 문제로 갈등할 때
- 2025. 3. 14.
*제니퍼 헌틀리(원작), 이화연(옮겨지음), 김정혁(그림)
중학교 1학년을 맡으면서 국어과 성취기준과 5.18민주화운동을 연결하여 학생들에게 추천할 소설을 찾다 이 책을 추천받았다. 창작 동화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무난히 읽을 수 있고 외국인이 겪은 5.18 이야기라 외부자의 시선으로 5.18을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제목과 표지에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건물의 숨겨진 공간에서 생활하며 전쟁의 참상과 피란 생활을 어려움, 사춘기 소녀의 감성을 잘 드러났던 "안네의 일기"가 떠올랐다.
"제니의 다락방"에서도 5.18 당시 계엄군의 폭력과 그로인한 시민들의 희생,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제니(제니퍼의 애칭, 당시 아홉 살로 우리 나이로는 열한 살)는 5·18 당시 광주기독병원의 목사이자 호남신학대 교수이기도 한 헌틀리 선교사의 막내딸로 양림동의 선교사 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당시 양림동은 도청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총소리나 군용 헬기 소리, 시민들의 시위 참여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또한 일종의 치원법권 지역이라 할만한 미국인 선교사 마을로 피난 온 젊은 학생들과 이들을 잡으려는 계엄군의 수색 상황에서 다락과 지하에 숨어야 했던 공포가 느껴진다.
제니의 아버지 헌틀리 목사도 사진으로 5.18의 역사를 남기려 노력했다. 광주기독병원 원목으로 병원으로 몰려드는 5.18 당시 사상자를 비롯해 광주 상황을 사진으로 남겨, 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라는 믿기 힘든 참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기록 덕분에 12.3 내란 사태도 막을 수 있었다. 내란 사태가 종식되면 내란은 막은 모든 시민들의 이야기를 남기는 것 역시 민주주의를 이어가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제니의 다락방"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눈데 좋은 소설이다.
<인상 깊은 구절>
(44) 계엄령이 뭐냐고요? 그건 밤에 돌아다니는 것을 금지하고, 신문이나 방송 내용을 검열하고. 허락받지 않은 모임과 집회를 금지하는 거예요.
(55)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어떤 의견을 알리거나 뭔가를 요구하는 걸 시위라고 해. 저 사람들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원하는 학생들인데, 모두들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뽑고 싶어 한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투표를 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거야.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어.“
✍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창작동화이기에 중요한 개념을 알려주는 부분이 등장한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은 계엄포고령을 발표했고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다만 민주주의를 희망하는 의미로 사용된 ‘시위’가 현재는 사전적인 용어처럼 ‘많은 사람이 공공연하게 의사를 표시하여 집회나 행진을 하며 위력을 나타내는 일’로 드러나고 있다.
(98) 만약 군인들이 집안으로 들어와 뒤지기 시작했다면, 오래 걸리지 않아 학생들을 찾아내고 말았겠지요. 학생들은 잡혀갈 거고, 어쩌면 숨겨준 우리도… 그다음은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는 현관문을 꼭 닫고 몸으로 그 앞을 막아선 채 꼼짝도 하지 않았아요. 천만다행으로 군인들은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았어요. 아이스티를 다 만신 후 고맙다고 말하고는 가 버렸어요.
✍ 미국인 선교마을까지 계엄군이 들어와 수색을 했다. 제니네 집에도 2명의 계엄군이 왔다. 나치의 눈을 피해 다락에서 생활했던 ”안네의 일기“가 떠올랐다.
(101) "총 맞은 사람들이 병원으로 실려 왔다. 여학생 하나가 헌혈을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총에 맞았어. 택시 기사가 그 여학생을 태웠는데, 이미 죽어 있었다는구나. 걔는 이제 겨우 고등학생인데."
✍ 당시 광주역상 학생이었던 박금희 열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시 제니의 아빠는 광주기독병원의 원목이었기 때문에 그 상황을 잘 알았겠다.
(109) 한 도시의 일을 기록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광주의 진실을 듣고도 믿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이라도 사진을 보면 믿지 않을까? 언론과 정부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사진은 진실을 말해 줄 수 있을 거다."
✍ 그렇다. 결국 기록이나 증언, 사진을 통해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사람들의 생각을 벗어난 엄청난 일들은 듣고도 믿을 수가 없으니. 작년 12월 3일에 일어난 계엄도 그렇다. 당시엔 어설픈 계엄이라 생각했는데.. 드러나는 진실을 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군인, 시민, 의원 등) 덕분에 실패로 돌아갔는지 알게 되었다. 이래서 역사는 중요하다.
(135:4) 그렇게 믿고 싶었어요. 오월이, 오월이하고 이름을 계속 불러 주면, 언제까지나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는 거겠지요? 나무가 자라고 잎이 무성해지면 오월이도 함께 자라는 거겠지요?
✍ 여기서 ‘오월’은 제니 집에서 키웠던 반려묘 ‘메이’의 새끼들 중 연약하게 태어나 결국 죽은 아기 고양이를 말한다. 그런데 이름의 유사성에서 5·18 당시 희생되었던 사람들과 광주시민의 염원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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