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6월에 읽고 나누기로 한 책인데, 업무로 시간을 낼 수 없었고, 두께에 부담을 느껴 펼치지 못했다. 마음의 방학 숙제로 이제야 읽어보니, 이야기의 상황을 짐작하는 재미에, 인간이란, 또 클라라, 조시, 릭 등 인물들의 미래가 궁금해 재미있게 읽었다. 먼저 표지가 눈에 띈다. 양장본의 겉표지는 빨간색 바탕에 샘물체 계통의 각진 폰트가 기계적인 느낌을 준다. 제목과 이야기의 내용을 짐작하게 해 준다. 겉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양장 표지는 제목보다 작가의 이름이 더 강조되고 있어 작가의 지명도가 느껴진다. 표지를 넘기면 창문으로 해가 뜨고 지는 장면이 슬라이드처럼 펼쳐져 있다. 시작과 끝을 나타내듯. 이야기는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AF(artificial friend)인 ‘클라라’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유원’ 제목이 눈에 띄었다. ‘유언’ 같은 단어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You won'도 아닐 것 같고, 딱히 연상되는 단어가 없는 걸 보니 주인공 이름이겠거니 했다. 맞았다.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져 빚진 듯, 남들이 바라는 삶을 살아야 했던 ‘유원’의 홀로서기가 인상적이었다. 그 정도가 아니어도 우린 다른 사람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데..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산다. ‘유원’의 이름에는 그런 뜻이 잘 담겨 있다. ‘유원’은 자신을 살리기 위해 두 사람이나 희생됐다. 그중 한 사람은 그 사람을 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며 또 다른 사람은 그것을 최대한 이용하는 사람이라 ‘유원’ 입장에서는 그런 ..
지난 4월 청소년 소설을 읽는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같이 읽어보자고 했다. 우리 청소년들의 고민 1위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니, 미래 사회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제안 때문이었다. 바로 책을 구입했고 책을 읽으며 인공지능이 이미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어 놀랍고 불안해졌다. 그런데 마침 집에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이라는 책이 있어 이어 읽었고, 또 다른 모임에서 “공부의 미래”를 읽기로 해, 한동안 인공지능과 학교교육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이 책은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기 위해 가장 인간다운 것을 발견하고 이를 키워야한다는 이야기를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인공지능이 인..
책장 정리를 하다 다시 펼쳤지만 마치 새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금방 빠져들었다. 작가의 필력 덕분일 것이다. 내가 나이 들어 기억을 못 하기보다는.ㅎㅎ 그런데 프롤로그를 펼치자 이야기 흐름을 대략 그려졌다. 서로 닮은 김수남과 윤채령의 운명은 어떻게 연결되고 엇갈릴까. 이틀 새벽 2시까지 읽었다. 이야기가 끝에 다다를수록 안타까움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바라지 않는 결말이었지만 역사적인 상황으로 보면 가장 현실적인 결말인 것 같다. 그렇더라도 청소년소설인데 좀 더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수는 없었을까. 연말 이틀을 우울하게 보냈다. 이야기의 가장 큰 매력은 인생을 개척해 가는 수남이의 삶의 태도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라는 제목처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 수남이의 호기심은, 마치 인..
수업연구 동아리에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이야기 나누다 알게 되었다. 제목이 인상적이다. “공부의 미래”. 자신 있게.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직업의 미래와 함께 공부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이 많은데 이 책은, 내용의 일부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등학생 아들과도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고 또 학습연구년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고 토론하기로 해 겸사겸사 읽게 되었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지식정보화 사회,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사회에서 학습도구의 변화, 능력의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대학의 변화, 안정을 선호하는 직업의 미래가 변화할 것임을 여러 자료를 통해 이야기하며 ‘공부의 의미’가 바뀌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1부에..
이번 독서모임 토론 도서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에이트”였다. 책에서는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교육이 아닌,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교육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와 기업들, 유명인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작가의 기존 저작과 주석으로 숨가쁘게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AI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공감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8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대하고 구체적인 근거 속에서 교사이자 부모이고, 앞으로를 살아가야할 생활인으로서의 위기감이 고조되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8가지 방법 또한 쉽지는 않았다. AI에 대해 좀 더 살펴봐야할 부분도 생겼고, 우리와 비슷한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는 일본이 입시 제도에 IB로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는 것도 궁금해 자료를 ..
제목을 보고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렸다. 작가 역시 카프카의 ‘변신’을 오마주 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카프카의 ‘변신’을 읽어보며 두 작품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이라는 말이 함축한 관계 속 존재에 대한 고민이 연결되어 있어서. ‘변신’의 그레고르, "변신 인 서울"의 ‘반희’ 둘 다 짠하다.먼저 그레고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쉴새 없이 노력했던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 가족을 보면 뿌듯하다. 조금 더 노력하면 여동생도 음악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 같고. 하지만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벌레로 변신한다. 그러나 작가는 변신한 이유보다 벌레가 된 후의 관계에 주목한다. 결국 변신 전후를 보며 존재의 본질에 주목한다. 그레고르의 가장으로서 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작품을 찾다 작가의 '눈을 감는다'를 읽었다. 주인공 '나'가 할 수 있는 선택이 죽는 것밖에 없는 안타까운 사정이 담겨 있었다.'나'는 아버지가 5.18 광주학살에 대한 양심선언으로 군대에서 쫓겨나 정신까지 나가버렸을 때도 내 몫의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하며 절망하지 않았다. 그런데 학교에서 생활할수록 보잘것없고 찌끄러기가 되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왜소한 체격에 공부도 못하고 사교성도 떨어져 친구들을 만들지 못한 '나'의 문제일까? 아니면 '나'를 희생양으로 삼아 학급의 실세가 되려는 반장의 이기심 때문일까? 자기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그놈들의 짓을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학급 아이들이 무제일까? 아니면 직업군인이면서 명령에 따라 민간인을..
벌써 재작년(2017) 9월 일이다. 모임 이사회 참석으로 서울 올라가는 길에, 2학년 부장샘으로부터 대학로 소극장에서 식당까지 (수학여행) 동선을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용산역에서 내려 대학로로 가는 151번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앞자리에 소녀상이 앉아 있어 깜짝 놀랐다. 일단 뒷자리로 가 버스 분위기를 살펴보았다. 의자 뒷면에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설명과 151번 버스에 소녀상을 세운 의미가 소개돼 있었다. 소녀상 가까이에서 내용도 좀더 꼼꼼히 읽고 사진도 찍으며 '기억의 힘'과 공동체의 노력을 떠올렸다. 그리고 연말 청소년 독서활동집을 만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청소년 소설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푸른 늑대의 파수꾼",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고등학생 ‘빅토리아 허시버거(토리)’는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 ‘케빈’을 죽게(자살) 만든 사이버 폭력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토리는 인정할 수 없다. 친구들과 어울려 페이스북에 캐빈에 대해 장난을 친 정도이며, 자신보다 다른 운동부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이 더 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힘들다고 모두 다 죽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토리에게 재판을 하루 앞둔 날 자정에, 자살하기 전에 마지막 희망으로 전화를 했다는 '앤디'와 통화를 하게 된다. 토리는 앤디가 자살한다면 결국 자신에게 책임이 지워질 것 같아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토리는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게 될까? 이 책의 주제는 선명하다. 제목 “손가락 살인”도 그렇고, 스마트폰의 앞면과 뒷면을 담은 표지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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