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코로나19의 위력을 느꼈다. 올해 처음으로 수업을 참관했다. 일상을 살아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상을 실천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새롭게 나눠 준 신ㅁㄱ 샘에게 고마운 마음 전한다. 작년에도 신ㅁㄱ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했다. 2학년 ‘무릎 위의 꽃을..은 어떻게 읽을까’를 주제로, 받침 발음 규칙을 표준 발음법 조항과 관련지어 정리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해 보고, 국립국어원에 올라온 질문을 통해 깊이 탐구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신ㅁㄱ 선생님은 ‘영웅의 음운은 몇 개인가’를 주제로 음운의 개념을 탐구하는 수업을 나누어 주었다. 규칙과 정답이 있어 가르치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큰 문법 영역에서, 탐구와 협력을 통한 배움 중심 수업을 설계하고 기다리며 필요한 순간 개입하여 집중력 있는 배움을 이끌어 ..
개인적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끔찍한 변화는 ‘만남’, ‘대화’, ‘이동’에 대한 잠재적인 공포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친구나 친척, 이웃과의 만남 혹은 대화는 극도로 축소되었고, 가정과 직장 외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제 큰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삶이 되었다.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대한 재난 문자를 받을 때마다 이동 동선이 너무 많으면 걱정보다 비난이 앞서는 부정적인 습관이 생겨 버렸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도 너무 크게 떠들거나, 복도에 나와 여러 친구들과 가까이 대화를 나누면 제지하거나 분산하도록 지도할 뿐이다. 특별실 이동도 수업 전후 방역과 소독이라는 꼼꼼한 과정을 거쳐야만 실시할 수 있는 특별한 수업이 돼 버렸다. 학교 정문을 지나 교실에 도착하면 화장실 갈 ..
올해 개장한 곳인데, 어머니와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고 추천하신다.또 거기 그네를 학생들의 쉼터에도 꼭 설치하고 싶다는 말씀도 하시고, 어떤 그넨가 싶어 겸사겸사 주말 구례 산동으로 떠났다.집에서 국도를 타고 담양 무정과 곡성읍을 거쳐 고달면으로 들어섰다. 고달면에서 산동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은 이동하는 차가 뜸해 고즈넉했다. 단풍이 진하게 내린 가로수를 눈에 담으며 고갯마루를 넘자 지리산의 단풍이 눈에 들어왔다. '고산로' 이 길에도 지난여름의 큰비로 무너진 도로를 복구하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커브길을 돌아 갑작스럽게 공사장이 나타나 살짝 놀라기도 했지만 금방 조화로운 빛깔의 풍경에 눈길이 갔다. 산동 소재지를 지나자 '지리산 온천지구'가 나타났다. 이곳에 대한 추억을 나누다 휴양림 입구를 지나쳤다..
걷기 좋은 날이다. 계절의 변화 덕분에, 자주 걷는 길도 날마다 새롭다. 그렇게 걸어 보니 우리 동네도 걷기 좋은 곳이다. 너무 좋아서, 기억하고 싶어서, 언제든 둘러보고 싶어 산책길 풍경을 사진과 함께 스케치해 둔다. 우리 동네에는 동네 전체의 풍경을 멋스럽게 만들어 주는 소나무가 두 그루 있다. 그래서 우리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다. 집을 지을 때 소나무들이 보이는 방향으로 창을 냈다. 그래서 동네의 다른 집들과 방향은 다르지만 매번 풍경을 볼 때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소나무는 우리가 이사 온 뒤로 태풍에 한 가지가 꺾였다. 그래도 지금도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몽한각 입구를 환하게 밝혀 준다 두 소나무를 조금 걸어 올라가면 옆 동네, 팔학마을 입구가 나온다. 운암리로 이어..
코로나19 추석 특별방역기간이 10월 11일로 종료되고, 10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에 따라 1주일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의 학교 밀집도는 기존 1/3에서 2/3로 완화된다고 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기존 60명 이하이던 소규모 학교 기준을 초·중·고등학교는 300명 내외로 조정하면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조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 오랫동안 전교생이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방학 이후 개학하자마자 광복절 광화문 집회 감염자 폭증으로 인해 3주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추석 연휴 전후 4주 동안 1/3 등교로 진행해 왔던 터, 전면 등교수업 결정은 학교를 더욱 활기차고 신명나게 만들었다. 광주시교육청..
영광 물무산 행복숲길과 같은 곳은 없을까, 검색하다 물무산을 비롯해 대여섯 군데를 추천한 기사를 찾았다. "숲길 걷기로 코로나 블루 치유하자(광주매일신문, 2020.08.31, 임철진)" 이들 중 이동 거리도 적당하고 걷기에도 편한 곳으로 '보성 제암산 자연휴양림 산악트레킹로드(더늠길)'을 다녀오려고 했으나 다음 주 월요일(10.12)까지 코로나로 인한 입산통제 중이라, 광주 근교로 '화순 세량지 벚꽃누리길'을 둘러보기로 했다. 고속도로 타고, 2 순환도로를순환도로를 타고 노대동을 지나 칠구재 터널을 지나니 바로 세량지가 나타났다. 주차장에 차도 제법 많고, 푯말에 "CNN 선정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추천되었다는 안내를 보니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바로 이어진 화순 8경이 소개..
여느 때 같았으면 어머니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산악회를 통해 집안일의 답답함을 털어내셨을 것이다.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산악회를 한 번도 가시지 못했다. 답답해하실 어머니를 모시고 어디를 둘러볼까 고민하다 김밥부터 쌌다. 적당한 곳이 없으면 고향 산소에라도 다녀올까 싶어. 그런데 마침 사무실 장학사님이 '영광 물무산 행복숲길'을 추천했다. 무엇보다 사람이 적다는 말에 끌려. 9월 5일, 10시 30분 영광으로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으로 ‘물무산 주차장’을 검색한 뒤 창평나들목을 지나 고서 IC-담양 IC-고창 IC-영광나들목을-담양IC-고창IC- 거쳐 영광 묘량면으로 접어들었다. 표지판도 그렇게 안내하고 있었다. 지역 공동체 '여민동락'과 가는 길이 비슷하다 싶었는데 곧 마을길로 안내되었다. 시..
학교로 복귀할 시점이 가까이 오니 걱정이 크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혁신학교에서 수업과 교육과정, 학생 자치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 감각을 유지하고 있었을 텐데, 방역 문제로 학교 방문이 어려워지고, 온라인 수업에 대한 경험도 없어 현장감을 더욱 잃고 있다.더욱이 코로나19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예정이고, 코로나가 정리되더라도 교육부나 교육청은 온라인을 활용한 개별화 수업을 계속 강조하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불안한 마음으로 온라인 협업도구, 평가도구 단톡방에 올라오는 프로그램을 익히면서 시간만 보낼 수도 없고. 이런 상황에서 ‘배움의 공동체 연수’는 온라인수업, 사회적 거리두기 등교수업 상황에서 배움의 관계 형성, 협력적 배움을 어떻게 진행해 갈 것인지 생각해 보는 소중한 기회가..
전교조 광주지부에서 5.18 행사로 준비한, 작가와의 만남에 방청객으로 참여했다. 코로나19는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5.18 행사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아마 그때 계획되었을 5.18 관련 작가와의 만남을, 영상으로라도 진행해 보려고 애썼고, 조금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미러링 수업처럼 방청객으로 현장을 돋우려 한 것 같았다. 좋은 느낌으로 기억날만큼 좋은 자리였다. 그래서 소감을 남기는 것이고. 2020년 8월 18일, 오후 2시 신창초 근처 "예지책방"에서 그림책 "씩스틴"의 작가 권윤덕 님을 만났다. 사회는 노미숙 샘이 맡으셨다. 예지책방은 노미숙그림책연구소와 같은 공간을 쓰고 있는 그림책 서점이다. 노미숙 샘 따님이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면서 그림책 읽을 기회는 ..
2013년에 이어 2018년 두 번째 여수 사도를 다녀왔다. 두 번 모두 동료교사들과 다녀왔다. 2013년 사도 여행은 같은 학년 샘들과 1학기를 마치고 뒤풀이 여름여행이었다.다시 생각해도 교사로서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 담임 샘들과 생각과 호흡이 모두 잘 맞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서 긍정적인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시작부터 좋았다. 3월, 학생들을 빨리 이해해 보자며 학교설명회 및 상담주간 시작하기 일주일 전, 서로 수업을 열어 학급 분위기와 아이들의 배움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공동으로 학급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의 말이 거칠어지자 바른말 쓰기 프로젝트를 계획해 비담임 샘들과 뜻을 모아 학년교육과정으로 진행해 빠른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