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다고 교육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10.12)

코로나19 추석 특별방역기간이 1011일로 종료되고, 10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에 따라 1주일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의 학교 밀집도는 기존 1/3에서 2/3로 완화된다고 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기존 60명 이하이던 소규모 학교 기준을 초··고등학교는 300명 내외로 조정하면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조정되지 않는 한 앞으로 오랫동안 전교생이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여름방학 이후 개학하자마자 광복절 광화문 집회 감염자 폭증으로 인해 3주를 전면 원격수업으로, 추석 연휴 전후 4주 동안 1/3 등교로 진행해 왔던 터, 전면 등교수업 결정은 학교를 더욱 활기차고 신명나게 만들었다. 광주시교육청의 발 빠른 공문으로 학교 밀집도 기준이 동시간대 등교 학생수로 변경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수요일부터 우리 학교는 전체 등교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일단 긴급 학년부장 회의를 열어 전체 등교수업을 대비한 필수적인 상황을 점검했다. 그리고 가정통신문으로 학생과 학부모님께 신속하게 알리고, 교장, 교감 선생님은 두 손을 걷어붙이고 시설 담당 선생님과 함께 문화동사무소에서 보내 준 가을꽃으로 학교 화단을 다채롭게 채웠다. 텃밭을 담당하시는 실무사 선생님과 담당 선생님도 아이들의 싱그러운 웃음을 닮은 무, 배추 새싹을 솎아내며 영롱한 가을 햇살에 더욱 크게 자라기를 기원했다. 보건지킴이 선생님은 그 어느 때보다 계단이나 문손잡이, 학생 책걸상을 완벽하게 소독하시고, 동사무소에서 지원한 용역 분들과 함께 학교 전체적인 청소도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행정실에서는 집중호우와 잦은 태풍으로 늘어난 해충을 방제하기 위한 작업을 꼼꼼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다음 주를 원격수업으로 준비할지, 등교수업으로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던 선생님들도 안심하며 안정적으로 수업 계획을 세우고 한글날 연휴 전에 수업 준비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바쁜 중에도 중3 학부모님들을 모시고 진학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벅찬 학교 풍경이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중에서 혹여 이런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그럼 부분 등교나 전면 원격수업 중에는 수업 영상만 올리고 막연히 학생들만 기다린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솔직히 그동안 속상한 뉴스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원격수업 부실여야 한목소리 질타 2020.10.07. <세계일보>기사 중에서

‘2학기도 원격수업 부실, 교육당국 직무유기다’ 2020. 09.17. <한겨레 신문> 사설 중에서

 

비단 제목만 봐도 교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속상하다. 변화라는 것이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본질은 형식적인 것보다 내용에 있기 때문이다. 먼저 쌍방향 수업이 5.9%에 불과하다는 숫자에 집중하지 말기를 부탁드린다. 이른바 ZOOM이나 구글미트 등을 이용하지는 않더라도 수업 콘텐츠를 계발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응답을 받아 피드백하는 또 다른 의미의 쌍방향수업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학력저하 문제도 학교에서는 상당히 고심하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학교만 해도 2학기 원격수업기간 동안 1학년과 3학년은 학생,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20~30명 가량의 학생을 학교에서 체력단련은 물론 수학, 과학 등 부족한 교과 학습도 진행하였다. 2학년은 교과별로 개별적으로 학생들을 불러 기초학력증진 수업은 물론 여건이 안 돼 미제출한 수행평가도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특히 1학년은 별도의 예산으로 대학생 멘토링도 진행중이다.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말이다. 이외에도 희망교실이나 복지예산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쌍방향 원격수업과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한 ZOOM 연수와 구글 클래스룸 연수를 지난 9~106시간에 걸쳐 진행했고, 교실 내 와이파이 설치 및 관련 장비들을 추경이나 시교육청 지원을 통해 힘들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학부모님들께 당부드린다. 보이지 않는다고 교육이 멈추는 것은 아님을, 그리고 학교와 교사들을 최대한 믿고 지지해 주시기를 부디 부탁드린다.

*무등일보, 교단칼럼(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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