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변 이맘 때, 할머니 할아버지 추도예배로 고향에 다녀온다. 그 덕분에 일년에 한두 번 다녀오는 고향이지만 변화가 크고 빠르지 않아 익숙하고 추억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20년 새 풍경이 달라진 곳이 있다면 전라병영성이다. 2000년 대까지도 이곳은 '병영초등학교'와 '병영면사무소', 민가가 있었다. 내가 중학교 2학년때까지 살던 집도 병영성 복원과 함께 사라졌다. 성터에 학교가 있어, 지금 생각해 보면 특이한 장면들이 많았다. 일단 학교 담벼락이 없었다. 아니 성곽이 학교 담벼락이었으며 그래서 매우 높았다. 학교 담벼락은 바깥에서 보면 수직선으로 매우 높았고, 담벼락 안쪽은 스탠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있었다. 성곽을 따라 아름드리 나무들이 자라 그늘이 제법 많았다. 관방제림 나무 그늘아래에서 섬진강..
전국국어교사모임 선생님들과 함께, 중학교 9종 국어 교과서에 실린 소설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활동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교과서에 실린 소설, 교과서에 실렸으면 하는 소설(류), 북한 교과서에 실린 소설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사고를 넓히도록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선생님들과 직접 만나기도 하고, 카톡방에서 장편에 가까운 토론을 하며 소설을 깊이 읽고, 활동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큰 배움이 있었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소설들이 좀더 많은 생각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바라며... 수업 자료로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출판사 리뷰입니다. 전국국어교사모임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9종 국어 교과서 분석 국어교육에 가장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단체인 전국국..
¶ 여행 일곱 째날(9월 11일 수요일) 지베르니, 오베르, 베르사유 궁전, 루브르박물관 아침부터 일이 꼬였다. 여행 마지막 하루 전날이라 세탁기에 들어 있는 빨래를 해결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빨래를 돌렸다. 끝났다는 표시를 보고 전원을 껐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7시 40분까지 개선문으로 가려면 7시 전에는 출발해야 해 빨래를 그대로 두고 숙소 앞 벨리브 정류장을 찾았다. 탈만한 자전거가 한 대도 없었다. 얼른 오르세미술관 뒤편 벨리브 정류장으로 갔으나 여기에도 자전거가 몇 대 주차돼 있지만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없었다. 세느강 둔치에도 자전거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7시 10분이되었다. 출근 시간 대라는 걸 고려하지 못했다. 택시라도 잡아타고 싶었지만 파리는 택시정류장이 따로 있다고 한다. 얼른 ..
¶ 여행 다섯 째날(9월 9일 월요일) 몽마르뜨, 에펠탑 몽생미셸에서 개선문까지 돌아오는 4시간 동안 차 안에서 정신없이 잤다. 개선문에서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씻기만 했는데도 새벽 3시가 되었다. 오후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 둬, 오전 10시에 일어나 빨래를 돌리며, 어제 일을 정리하고, 가족과 통화도 하고, 이른 점심을 먹으며 느긋하게 보냈다. '몽마르뜨 투어' 예약 시간에 맞춰 1시 정도에 출발했다. 집결 장소인 라마르크-콜랭쿠르 역까지는 6.7km, 숙소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젠 일상적인 풍경이 된 노트르담 대성당을 지나 퐁피두센터 근처에서 자전거를 갈아탔다. 벨리브 시스템은 30분 이내까지만 무료라서. 그런데 여기부터 몽마르뜨까지는 자전거도로가 따로 있지 않아 도로의 마지막 차선..
¶ 여행 셋째 날(9월 7일 금요일) 기상 시각을 6시에 맞추었는데 그전에 잠이 깼다. 여행지의 낯섦과 외부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아 일정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어제 못 쓴 일기를 쓰고, 숙소의 5kg짜리 드럼 세탁기를 돌리려고 했다. 그런데 세제를 찾지 못해 그만두었다. 영어라도 써 있으면 단어를 찾아보며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모두 프랑스어로만 적혀 있었다. 아직 어둡고 글자도 너무 작아 번역기를 돌리기에 어려워 아침 준비를 했다. 햇반 2개, 볶은 김치 2봉지, 라면 1개, 남은 채소로 만든 샐러드지만 맛있게 먹었다. 여행 일정을 짤 때 산하는 '바스티유 광장'과 '앵발리드'를 가보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중심으로 선택한 것 같았다. 이곳들을 포함해 크게 한 바퀴..
내년(2020) 러시아 가족 여행이 예정돼 있어 해외여행을 떠날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교육청으로 파견 나와 방학도 없이 일하면서, 학기 중 좋은 계절에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버리기도 아쉬웠다. 몸만 괜찮았다면 남한강 종주를 끝으로 4대강 자전거 종주를 함께 마무리했을 중3 아들과 아쉬움을 달래는 여행을 떠난다는 명분으로 '여행은 시작됐다.' 여행지로는 '파리'를 제일 먼저 떠올렸다. 30년 전 일이지만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영화나 노래로 프랑스를 만나면서(소피 마르소!) 호감도 생겼다. 게다가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나 “레 미제라블”을 보면서 제국주의로서의 프랑스보다는 민중의 혁명을 완성한 나라라는 이미지도 더해져, 유럽을 여행지로 프랑스를 꼽게 되었다. 한편 영국을 다녀온 ..
**기록하지 않으면 '좋았던 느낌'만 붙잡고 사는 것 같아, 노트앱에 거칠게 메모해 놓은 것을 뒤늦게[2020.2.26] 엮었다. 섬진강 종주 코스는 경치가 아름답다. 자전거 종주 코스들이 보통 댐에서 시작하고 중하류에 있어 풍광의 변화가 크게 없는데 섬진강은 풍광의 변화가 많아 눈이 즐거운 도로다. 한 번 더 달리고 싶은데 갈수록 시간내기 어려우니 내용을 업데이트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 첫 라이딩(2015.5.5) 2015년 어린이날 경험을 선물한다는 명분으로 5학년생 아들과 영산강 자전거 종주를 시작했는데, 아들이 힘들어 해 세 번에 나눠 종주를 했다. 1년이 지났으니 좀더 다리에 힘이 생기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2016년 5월 5일, 비슷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선물한다는 명분으로 '섬진강 자전거..
¶ 3일째(7월 31일 월요일)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년보~창녕함안보~하남읍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편의점에서 김밥을 산 후, 바로 자전거를 탔다. 달성보까지 가는 데 길이 너무 지루하고 밋밋했다. 2시간 정도 달려 달성보에 도착해 스탬프를 쾅쾅 찍고 다시 출발을 하였다. 갈전리 집에서 화순온천까지의 거리인 5km정도를 가자 박석진교가 나왔다. 박석진교에서 한참을 가다보니 낙동강자전것길 지옥의 4고개 중 한 고개인 '다람재'가 나왔다. 다람재는 경사도 가파르고 정상까지의 거리도 멀었다. 게다가 코너만 돌면 정상이 나올 거라 생각했던 곳에 더 큰 오르막이 있었다. 체력이 거의 떨어졌을 즈음 정상에 도착했다. 그래도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는 낙동강 풍경은 시원했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
*한여름 4일 동안, 낙동강을 따라 달린 아들과의 여행. 마침 4일 일정을 기록해 둔 아들(흑곰돌이)의 기록이 있어 사진과 함께 정리했다. 글의 작성자는 아들, 사진 및 설명은 나(아빠). ¶ 1일째(7월 29일 토요일) 광주~대구~안동~안동댐~상풍교인증센터 아침 일찍 일어나 광주 유스퀘어에서 동대구 복합환승센터로 출발하였다. 3시간 걸려 동대구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안동 가는 버스를 타려면 3층까지 올라가야했다. 자전거 두 대를 엘리베이터로 옮기고 1시간 정도 버스를 타니 안동터미널에 도착했다. 안동 터미널에서 안동댐까지는 8km 정도. 지도를 보며 시내를 가로질러 갔다. 영산강과 섬진강 종주가 담긴 인증수첩을 두고 와, 안동댐 인증센터에서 새로운 수첩을 구입한 뒤 스탬프를 찍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었..
지난 8월 10일 교원대에서 열린, ‘배움의 공동체(이하 배공) 전국 세미나’에 김ㅎㅈ, 김ㅎㅅ, 강ㅁ 선생님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학교에서 연수비 지원을 받아 다녀온 행사이고, 내일이 전체수업나눔과 수업연구회가 있는 날이기도 해서, 인상적인 장면을 중심으로 몇 자 적었습니다. 행사는 1. 대회가 열린 충북지역 교사들의 배공 실천 사례 2. 사토 마나부 교수의 ‘배공 수업 개혁과 학교 만들기’ 강의 3. 교과별 수업나눔과 연구회 4. 전체나눔수업과 수업연구회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배공 실천 사례 배공에서는 전국세미나가 열리는 지역에서 실천 사례나 전체나눔수업을 공개한다고 합니다. 사례 발표를 한 충북의 두 학교도 돌봄이 필요한 지역에서 ‘학생의 배움’을 고민하다 혁신학교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