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석이가 폭발했다(고정욱)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 "까칠한 재석이가 돌아왔다"를 재미 있게 읽고 남학생들에게 추천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3월 첫 수업을 할 때나 8월 2학기 첫 수업을 할 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버려야할 것을 찾는 활동의 바탕글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 뒤 시리즈라고 불릴만큼 후속편들이 나왔지만, 그 즈음 읽었던 고정욱 선생님의 소설 경향이 비슷해 더 찾아 읽지는 않았다.

그러다 아들 친구 독서모임 회원들과 학교폭력을 이야기할 책으로 이 책이 추천돼 읽었다. 고정욱 선생님의 일관된 작풍이 느껴졌다.

 

아들 친구들과 독서모임에서는

1.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교실 사회의 특징은?

-160 요즘 학교는 마치 계급사회 같아요

-학교 상황이 서열이나 따돌림이 있지는 않고 '끼리끼리' 정도는 있는 것 같다.

각자 개성이 강해서 부딪치기도 하지만 심하지는 않다.

-그래도 영지 얘기는 공감이 됐다. 초등학교 때에는 친구들끼리 친하게 지냈는데, 중학교 오면서 출신 초등학교끼리 끼리끼리 문화가 생긴 것 같다. 또 연애도 하고 화장도 하면서(화장 같이 하는 친구들과) 서로 갈라지게 되었다.

 

2.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왕따의 원인은?

-튀는 사람들이 왕따를 당하는 것 같다. 병조 산촌동색 준석이는 머리 색깔, 민지 동생 영지는 재석이랑 친분이 있다고 해서.

-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방법으로 폭력과 힘밖에 없다는 잘못된 생각(127)

-성격 차이

-"감정코치 k"에서는 10대들이 왕따를 하는 이유가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라는데 이 책에서도 공감됐다.

 

3.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학교폭력(왕따)의 해결책은?

-침묵하고 있는 다수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 좋겠다.

 

4. 이 책 내용 중 공감 가지 않는 부분은?

-초~중~고로 이어지는 왕따 문제를 본  적이 없다. 또 재석이랑 석환이 무리들이 패싸움을 하는 것도 공감되지 않는다.

-학교마다 일진들의 학교폭력 문제는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이야기 속 일진들의 스케일이 지나치게 크다(나이트클럽을 빌리다니), 이 책의 판매량이 많은 이유는 싸움도 있고, 사랑이야기도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부분

(103) "요즘은 일진 때문에 학교가 문제가 발생하면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되게 공격적으로 변한대.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은근히 많은데, 그런 학생의 부모 중 자기 아이가 애들을 때렸다는 걸 인정하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대. 오히려 막 감싸고돈대, 자기 애만. 그러다 보니 선생님들은 누구 편도 못 들고 난감한가 보더라."

(126) 아이들은 자존감이 형성되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힘으로 장악하고 싶은 욕망으로 나타나고, 남들보다 우위에 있고 싶은 마음에 허세도 부리고 허언도 한다는 것이다.

자기 존재감을 증명하는 방법이 오로지 폭력과 힘밖에 없다는 잘못된 생각이 결국엔 약한 상대를 찾게 되고 그 약한 상대를 공격함으로써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키기게 된다는 거다. 어떤 학생이 왕따를 당하거나 폭력을 당하는 것은 그 학생이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 약한 학생에게서 폭력이나 왕따의 구실을 찾아내기 때문인 것이다.

(131) "권력을 없애고 평화롭게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각자 원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꿈을 향해 도전한다면 폭력 없는 학교가 가능하겠지. 힘으로만 인정받는 게 아니라, 글 잘쓰는 녀석은 글로, 노래 잘하는 녀석은 노래로, 운동을 잘하면 운동으로, 각자의 개성이 존중받으면 굳이 서열이 생기지 않고 어느 분야에서든 각자 자신감을 갖고 대접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겠지."

(160) "교실은 어느새 우리 어른들 사회와 비슷해졌단다. 그것부터 바꿔야 해. 학생 때는 수직적이고 위계질서에 의한 줄 세우기가 아닌 동등하고 평등한 인간관계를 경험해 봐야해. 교복을 입는 이유가 뭐겠니? 빈부차나 지나친 개성보다는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를 학습하자는 의도가 여기에 있거든. 쓸데없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학업에 열중하라는 의미도 있지만. 물론, 그래서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을 심어 준다는 말도 있지만 말이야. 교복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니? 부잣집 아이는 명품 옷과 가방, 운동화로 온몸을 두르고 등교할 테고, 그러면 가난한 집 아이는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게 되지 않겠어?

까칠한 재석이가 폭발했다 국내도서 저자 : 고정욱 출판 : 애플북스 2017.09.25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