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새 학급으로 반이 편성되면서 아이들 사이의 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또래 집단의 결속력이 강한 여학생들 사이에서 친한 친구 간에 은밀히 이야기 되었을 내용들이 인터넷에서 확대되었고, 여기에 다른 사람들과의 일이 더해지면서 한 학생에 대한 따돌림이 발생하고 있었다.자리를 만들어 오해로 생각되는 부분들은 풀어주고 그런 행동들이 심각한 학교폭력임을 해당 학생들과 상담을 통해 교육해 나가려고 했으나, 아이들은 소녀답지 못한 행동에 더 문제라는 입장에 몇 가지 문제가 겹쳐 생각만큼 잘 해결되지는 않았다. 교사들에게 교육적 한계와 그로 이한 상처만 남겼다고 할까. 여학생들의 친구 관계는 눈에 잘 띄지 않아 개입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풀기도 쉽지 않다. 작년에 따돌림 상황에 있던 아이들이 올해는 따..
지지리도 되는 일이 없는 10대의 일상. 솔직히 에드바르트가 한국에 있다 해도 집단따돌림 대상이 될 것 같다. 평범한 아이들과 2% 정도 어긋나는 시도와 행동들이 참 딱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의 에드리안처럼. 책 초반에는 무척이나 수다스럽고, 별 것 아닌 것(가슴털이 없다는 것이 그렇게 큰 고민일 거라고는 공감이 안 되지만, 사람마다 다 다른 고민의 무게가 있기에 이해하기로 했다)에 콤플렉스가 있는 남자 아이의 이야기라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가 개똥 밟은 운동화의 인연으로 옆집 타넨바움 씨와 소통을 시작하고, 이웃집 괴팍한 늙은이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멘토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흥미진진해진다. 거기에 에드바르트가 짝사랑하는 여학생과 만나기 위해 꾸민 가상인물의 페이스북 이야기..
사이버 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조금 더 무겁고 심각하다.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점에서는 한 목소리이지만, 등장인물의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가해자가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는 점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국의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생각해 볼만한 점들이 많다. 자아의식이 강하고 적극적인 학생이었지만 전학을 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소외와 따돌림, 어느 학교에나 존재하는 구석진 아이들의 소외와 배타성, 이른 바 잘나가는 학생들의 폭력적인 이기심, 교사들의 무관심과 가정문제까지. 아이들에게는 흥미있는 읽을 거리를 통한 사이버 폭력과 따돌림에 대한 성찰을, 교사와 학부모에게는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비내리는 땅을 바라볼 때마다 '왕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빗줄기의 차이도 있겠지만, 한 지역에 비슷한 비가 뿌려도 파이는 곳이 있고, 한 번 파이기 시작하면, 그곳만 집중적으로 골이 생겨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남는 것이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메워도 다시 파이기 마련인. 요새 '왕따' 문제는 메신저 프로그램이나 미니홈과 같은 곳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불만으로건, 친구와 의리 때문이건, 상대방 친구에 대해 알아보기 힘들게 욕설을 적어 두면, 그 이야기를 아무 생각없이 옮긴다. 그것이 시작이 돼 서로 퍼가고 소문이 나, 현실에서 그 아이에 대한 따돌림 역시 커진다.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은 이런 과정을 잘 보여준다.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도 있고, 인터넷의 속성을 이용해 흠을 만들어..
2009년 아침독서 추천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거기에 작가가 '이경화' 님이라는 말에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보았는데, 사실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작가의 "나의 그녀"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의 심리를 무척이나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는데 그 만큼의 새로움과 감동이 적다고 할까? 하지만 이경화 님이 그려낸 집단따돌림에 대한 우리 학교의 자화상은 자못 심각하다. 책제목 "지독한 장난"은 바로 집단따돌림을 의미한다. 이렇게 집단 따돌림을 둘러싼 세 명의 남학생 준서, 성원, 강민이의 마음을 프로레슬링에 대입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의 심리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간다. 그 주변 인물인 혜진이와 은영이, 반장 지희, 이름뿐인 카리스마 담임선생님, 그리고 이름 없는 ..
처음에는 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음울한 색채와, 표지에 그려진 캐리커처는 읽기 전부터 약간의 거부감을 주었다. 이 책을 읽는 초반에도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이름 때문에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읽어갈수록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소설은 한 중년의 남자 ‘피터르 핑크’-나름대로 성공한 변호사-가 내키지 않는 동창회에 참여하게 되면서(아내의 권유로) 시작한다. 이사를 간 이후 동창들과 연락을 아예 끊고 살았던 피터르는 고등학교 시절에 대해 떠오르는 추억이 거의 없다. 다만 덩치가 큰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늘 괴롭힘을 받던 '시히'라는 아이에 대한 기억이 악몽처럼 떠오를 뿐이다. 이야기는 서술자인 피터르 핑크가 동창회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면서 과거의 기억을 하나씩 되..
는 작가가 14살 때 쓴 소설이라고 한다. 자신이 왕따 당한 경험을 통해 왕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썼다는데 상당히 인상적인 소설이다. 내용 전개가 다소 충격적인데 왕따를 당한 아이가 결국 자살을 한다. 왕따의 과정도 충격적이다. 부끄럽지만 인정해야할 것이 왕따 당하는 아이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데, 사실 학급을 주름잡는 소수의 엄석대 눈에서 벗어나면 결국 아이들은 왕따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왕따가 본인에게 얼마나 충격적인지 가감 없이 보여주며, 결국 죽음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죽음으로써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하지만, 죽음의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혼수상태의 주인공이 작가 시점에서 보여 준다. 결국 왕따를 당하는 본인이 좀더..
집단 따돌림 문제를 살피다 보면 따돌림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나서서 따돌리거나 암묵적인 동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왕따 문제는 공론화할 경우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나 가해자 본인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전체적인 분위기는 동조하며 따라가는 보통 아이들의 개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엘리엇"은 왕따를 당했던 아이가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심리가 잘 그려져 있다. 또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평소에는 어떤 아이이며 왕따를 누가 만드는지, 그래서 독서 활동을 통해 왕따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새로운 엘리..
로 유명한 세르쥬 페레의 작품이다. 에서 보여주었던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좀 더 밝아진 느낌이지만 냉소적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은 여전하다. 이 책은 여름캠프에서 만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이야기다. 얼핏 보면 꽤나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흘러갈듯 하지만 제목처럼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가로 막힌 듯 두 사람 사이엔 어떠한 소통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두 아이들은 프랑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아이들이라 한다. 남자 아이는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아 자식을 캠프에 보내는 것이 조금은 홀가분한 집안의 아이이고, 여자 아이는 성장했어도 부모의 손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금은 유약한 아이이다. 성별도 환경도 다른 이 두 아이는 모두 캠프에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남자아이는 ..
우리에게 어려움은 반드시 찾아온다. 다만 그 ‘어려움’은 단수이거나 복수일 수도 있고, 사람이나 사물이 될 수 있으며,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그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어겨낸 자신감, 그것이 동일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주인공 로버트는 소심하고 나약한 성격 때문에 동급생인 ‘니커’에게 심각한 괴롭힘을 당할 뿐만 아니라 친구, 교사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다. 그래서 별명도 ‘로버트 노 브레인’이라고 불린다. 그런 로버트가 특별활동 프로그램인 ‘노인 프로젝트(노인과 아이들이 경험을 나누는)’에 참여해 ‘미친’ 할머니 에디트 소렐과 한 짝이 되어 활동하면서 큰 변화가 생긴다. 소렐 부인은 심약해 보이는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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