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청소년 대상의 책답게 우리의 옛 그림을 통해 당시 사회의 모습과 변화를 이야기 들려주듯 풀어내주고 있다. 내겐 역사가 스토리가 있어 가장 재미있는 과목이었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삶과 큰 관련이 없어 무작정 외워야할 대상으로 인식돼 흥미는 물론이고 성취도도 가장 낮은 ‘교과’가 돼 버렸다. 그런 아이들에게 교과서와 달리 우리 역사의 중요한 지점을, 그림을 살펴보면서 그런 그림이 나오게 된 사회적 배경과 당시 삶의 모습, 또 지금과의 관련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역사를 암기할 대상이 아닌 현재에도 유용한 산경험이 되도록 한다. 그림은 아니지만 청자를 가지고 저자는 다음과 같이 풀어간다.청자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개성 근처에서 발견된 청자 밑바닥에 쓰여 있는..
안으로만 꽁꽁 닫혀 있었던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 이토록 낯설면서, 새로운 만남이 있었다. 500년 역사 속 13년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멜을 비롯한 네덜란드인들에게는 엄청난 인고의 세월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만남이 새로운 조선의 역사를 쓸 수 있는 신선한 충격파가 될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조용히 묻혀 버렸다. 강진 병영성 근처 동성리 은행나무만 기억하고 있을 뿐. 는 생각보다 얇았다. 조선에 13년이나 지내면서 많은 것을 체험하고, 생각하고, 기록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얇은 만큼, 그 기간의 조선이 아주 희미하게 드러날 뿐이었다. 물론 13년의 기록을 단 1년 만에 완성해야했고, 조선에 대해 알리는 것이 아니라 밀린 급여를 받기 위해서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낯선 이의 눈으로 본 17세기의 조선..
티비, 비디오, 디브이디,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가 교육에 도움이 될까?이 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제목 "디지털 치매"에서 드러나듯, 디지털 미디어를 어린 나이에서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치매와 같이 뇌가 퇴화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다양한 근거를 들어 주장한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 일찍이 교육과 디지털 미디어가 결합돼 교단선진화란 이름으로 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커진 결과 디지털 미디어의 악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디지털 치매'라는 용어조차 우리나라에서 만든 조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아이들의 뇌는 시각 관련 1/3, 운동 관련 1/3, 나머지는 몸을 유지하기 위한 관련된..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20세기 중후반의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 실험을 보여준다. 10가지 실험 중,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스키너의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이론),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스탠리 밀그램의 충격 기계와 권위에 대한 복종)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달리와 라타네의 사회적 신호와 방관자 효과) 은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실험들이다. 하지만 이 실험들이 어떤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실험들인지, 현재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특히 스키너는 인간은 동물 수준으로 바라본 행동주의 학자라고만 생각했으나, 막상 그가 처벌은 교육적이지 ..
조선 왕을 말하다저자이덕일 지음출판사역사의아침 | 2010-08-30 출간카테고리역사/문화책소개어떤 왕들이 치세에 성공했고, 어떤 왕들이 실패했는가?우리 시대... 역시 이덕일이다. 일부러 이덕일의 책을 찾아 구입해 보았는데, 박진감 넘치는 문체와 역사를 아우르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1주일 넘게 집에서만 보고 있었는데, 일요일에 그 끝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악역을 자처한 임금들-태종과 세조, 신하들에게 쫓겨난 임금들-연산군과 광해군, 전란을 겪은 임금들-선조와 인조, 절반만 성공한 임금들-성종과 영조 등 8명의 왕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세조, 선조, 인조 부분에 있어서는 태교에는 그다지 좋지 못한 분노와 슬픔이 느껴졌다. 리더란 상황과 역사가 만드는 것이지만, 리더가 될 자격이 없는 사..
제목부터 마음에 드는 무언가가 있었다.시사인이나 한겨레21에 선전됐을 때부터 언젠가는 꼭 읽어야지 마음 먹었는데, 올해 읽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고전 모임을 했기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읽었는지 모르겠다. '책은 도끼다'는 에 나오는 구절이란다. 책읽기가 읽기 전과 읽기 후의 삶으로 나뉘지 않으면 그런 책읽기가 무슨 책읽기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다. 다독이 아닌 정독, 탐독을 권유하는 구절이기도 하다. 마음에 뭔가를 일으키는 구절마다 밑줄 긋는 작가가 떠오르기도 했다. 주로 나는 다독파였다. 지금도 그렇다. 이 독서마라톤도 정독과는 거리가 멀다. 다독을 권유하는 시스템이기에. 그러하기에 이 책은 나에게 큰 파문을 일으켰다. 광고인이라는 직업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인과 같은 촉수와 감각을 지녀야만 ..
조선왕조실록. 13: 효종 현종실록저자박시백 지음출판사휴머니스트 | 2009-01-21 출간카테고리역사/문화책소개조선왕조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한 교양만화 효종의 북벌은 신화인... 와 엮어읽기로 선택한 책이다. 가 효종, 현종 대에 걸친 이야기이기 때문에 찾아 읽은 건데, 설마 실록에 실렸을까 의아했지만, 하멜이야기가 분명 있었다. 물론 아주 간략하긴 하지만. 효종의 북벌정책과 맞물려 훈련도감에 있었던 일이나. 청나라 사신에게 들킬까봐 다시 지방으로 보내진 일이나. 의 내용과 겹치는 곳이 있었다. 13권의 제목이 '군약신강'의 나라이다. 효종, 현종 때 가장 큰 이슈가 바로 '예송논쟁'이었는데, 임진과 병자 이후 왕을 그냥 제1사대부 정도로 보는 풍조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친명배금 사상 아래 외국 정세에..
우리에게 익숙한 10가지 음식 재료-감자, 소금, 후추, 돼지고기, 빵, 닭고기, 옥수수, 바나나, 포도, 차-를 소재로 세계사를 흥미롭게 풀어가는 게 인상적인 책이다. 우리에겐 간식으로 애용되는 감자가 대표적인 구황작물이었고, 지리상의 발견과 함께 들어온 남아메리카에서 온 식재료이며, 감자 때문에 아일랜드와 영국 사람들 간의 갈등이 심했다는 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아일랜드와 영국은 우리나라와 일본과 같은 역사적 상황에 놓여 있는데, 감자 이야기를 통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또 이름 값하는 소금이 영국과 식민지 인도 사이에서 수탈의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그로인해 간디의 비폭력 운동이 일어난 것도, 후추를 통해 금과 향신료 때문에 콜럼버스와 같은 사람들의 대항해가 시작되었다는 것도, 중국인들이 가..
난중일기(임진년 아침이 밝아오다)(오래된 책방07)저자이순신 지음출판사서해문집 | 2004-09-06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이순신이 임진왜란의 한복판에서 써내려간 고뇌와 결단의 기록 난중... 장장 7년에 달하는 전쟁 일대기를 두 권이나 독파했다.을 읽고, 를 놓칠 수 없었다. 유성룡과 이순신을 오고가며 힘들고 비참했던 전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전쟁의 한 가운데, 조선을 구하기 위해 고뇌하는 두 인간의 모습을 아주 조금 엿볼 수 있었다고 할까?일기라는 개인적인 기록의 형식이었기에 더욱 감성적으로 와 닿았던 것 같다. 박정희 정권에 의해 미화된 성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에 뜻 깊은 독서였다. 이순신 장군과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