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시대를일깨운역사의웅대한산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한승원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상세보기 정약용의 죽음의 순간에서 시작. 유배지로 가기 전 정조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로 (상)편에 나온다. 현실세계에서 단련되는 정약용의 모습들이 엿보인다. 젊은 시절 인연을 맺은 이벽, 이가환과 셋째 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상) 26 그러한 처지일수록 책을 많이 읽고 저술을 하라고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권했다. 세상사를 둘러보면 저술할 수 있는 감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농사꾼이나 옹기장이나 뗏목 타고다니는 사공들이나 장사꾼들의 살아가는 모양새, 발 끝에 차이는 돌멩이, 무성한 길섶의 풀잎, 들과 산에 널려 있는 약초들, 천의무봉의 치장을 한 예쁜 꽃들과 기묘한 무늬의 나비와 벌과 새, 기..
(15) 일찍이 오산 차천로가 독축관으로 뽑혀 갔을 때 일본인으로 글을 아는 자들과 만났는데 차천로가 종횡 분방한 필치로 어찌나 시를 잘 썼던지 명성이 널리 퍼져 그 나라 사람들이 깊이 흠모하였다. 그 뒤 백여 년 동안 통신사가 갈 적마다 반드시 조정에서 글 잘하는 사람을 가려 뽑아 이름을 독축관 겸 제술관이라 하여 문필에 관한 일을 맡아보게 하였다. 그러다 임술년 사행 때부터 일광산에서 제사하는 일을 그만두었기 때문에 독축관이라 하지 않고 제술관이이라고만 하였다.근래에는 글에 대한 왜인들의 열의가 더 왕성해져 우리 나라 사행이 들어가면 그 문예를 흠모하여 모여드는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어 ‘학사 대인’이라 부르면서 시를 구한다. 글을 청한다 하여 거리가 꽉 차고 문이 메곤 한다. 그런 까닭으로 그들의 청..
간양록조선선비왜국포로가되다 카테고리 인문 > 한국문학론 > 한국고전문학 > 고전산문 지은이 강항 (보리, 2006년) 상세보기 [치욕의 세월-내가 겪은 정유재란] 14 내가 아끼던 사내종 만춘은 물을 길어오겠다는 핑계로 배에서 내려 달아나 버렸다. → 아끼던 종의 배신! 가슴 아픈 대목이기도 하지만, 웃음이 나오기도. 14 돌아가신 어머니와 형님의 신주를 둘째 형이 등에 업고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적이 건져 낼 때 그만 건사치 못하였다. 살아 계시던 아버지를 잃고, 돌아가신 분들의 신주마저 잃어 사람의 도리조차 한 번에 잃고 말았구나! → 신주단지 아낀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던 대목 17 노비 중에 나를 버리고 달아난 자는 모두 살았건만 주인을 못 잊어 차마 가지 못한 자는 적에게 모조리 살해되다니, 어..
설 연휴 직후 주말, 남해를 다녀왔다. 지독했던 겨울 추위가 사라진 연휴 일주일, 몸과 함께 마음도 풀렸나 보다. 봄이 찾아온 듯 들뜨기까지 했다. 남해는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어느 곳을 가도 보이는 바다는 질리지 않았고, 비릿한 내음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맑았다. 자연경관도 수려했지만 역사적으로 유배지였던 터라 우연찮게 남해읍에 있는 유배문학관에 들러보았다. 김만중 중심으로 꾸며진 문학관은 아니었지만, 김만중이 느꼈을 유배지의 아픔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색적으로 꾸며져 있었다. 남해도 섬이지만 남해에 딸린 조그마한 섬 노도에서 여생을 마감한 서포가 유배지에서 집필한 책이 이라니 여행 이후 책의 내용이 새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내용은 여전히 오리무중일 뿐.. 제대로 읽은 것은..
1. 만필?1) 국어사전 : [명사]일정한 형식이나 체계 없이 느끼거나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는 일. 또는 그 글. 대체로 글 속에 사물에 대한 필자의 풍자나 비판이 들어 있다. 비슷한 말 : 만록2(漫錄)ㆍ만문1(漫文)ㆍ산록3(散錄).2) 용어사전 : 어떤 주의나 체계가 없이 붓 가는 대로 글을 쓰는 일. ꃞ만문(漫文).(용례)사간원에서 논핵하기를, “과장의 문자는 노자•장자와 이단 등의 말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명백하게 금령인데, 금번 2소에서 입격한 거자의 시권 가운데는 불경의 말이 많이 있었으니, 심지어는 극락세계•8백 나한 따위의 말까지 있었으며, 1소의 거자 시권 가운데에는 서포패설로써 두서를 삼았다고 합니다. 서포는 곧 근래 재신의 호이고, 패설이란 곧 만필한 소설의 종류이니, 이러한 격..
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걸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홍세화 (낮은산, 2008년) 상세보기 책의 서두에 해당하는 홍세화 님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오랜 시간 내가 속한 사회 속에 생활하며, 사회가 나에게 주입한 것을 마치 내 생각인 것처럼 살아 왔다는 것. 그래서 사회의 이야기가 좀 다른 시각에서, 거꾸로 생각해 봐야한다는 것. 이긴 자들, 지배자들이 만들어 놓은 주류가 주입한 생각을 돌려 생각해 보자는 말은, 울림이 상당히 크다. 경제, 과학, 무역, 전쟁, 생명, 문학 등.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이 무엇일까. 첫 번째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다.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욕심을 최대화하는 시스템이다. 굶주림과 전쟁의 가장 큰 원인이 자본에 투영된 인간의 욕심이기 때문..
생각보다 더 빨리 교육 현장이 변하고 있다. 교과부나 교육청에서 추진한 정책이 아닌, 이른바 우리 진보 교육 진영의 학생 인권과 체벌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가르치고 배워야 할 지식의 성격도 진작 달라졌다. 가르치고 배워야 할 목적도 달라졌다.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공간도 학교만큼 학교 밖에 많다. 그래서 학교를 뛰쳐나가는 아이들도, 선생님도 많아졌다. 는 그렇게 학교가 아니어도 더 크게 배울 수 있는, 아니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사회를 보고 해석할 수 있는 10대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에 학교 밖의 이야기로 학교의 문제점을 소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그래서 여덟 살 교문에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학교를 떠나서 생..
처음부터 불편한 책“선생님! 무슨 사전을 읽어요?” 시험기간 중 자습을 시키고 난 뒤 책을 꺼내어 읽자 맨 앞에 앉아있는 남학생(책에 관심이 많은 이름은 항근이. 주로 판타지이지만 누구보다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에 죽치고 사는 아이)이 관심을 표시한다. “그래 사전이다. 인디언 역사에 관한 사전..” 그리고는 책을 다시 들었다. 아마 이 책의 두께와 크기 때문에(색깔도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 거므스름한 갈색, 누군들 골치아픈 사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짐작을 했으리라. 웃으면서 다시 책을 들었지만 마음은 괴로웠다. 벌써 일주일간 50페이지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한마디로 매우 고통스러운 책이었다.(책을 읽기로 하고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지금 이렇게 다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삼국지연의’를 한창 재미있게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 중3. 당시 명목뿐이던 연합고사가 있었던 시절. 시험에 대한 모든 것을 잊고 공부가 아닌 책읽기로 밤을 새우던 시절이었다. 아, 얼마나 감칠맛 나던 책인가? 야금야금 읽어가며 간웅 조조의 시대적인 안목에, 시간을 뛰어넘은 제갈공명의 지략에, 유비의 어진 마음에, 관우의 비장한 최후에 눈물 흘리고 가슴 뛰는 감동을 느꼈었다. 한때 사마천이 그 삼국지를 지었다고 착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겠지만 매력적인 이야기들의 무대가 되었던 중국을 좀더 알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멈출 수 없다. 중국의 모든 것의 시작, 한(漢) 漢나라 유방과 항우의 대결로 시작된 한나라! 한(漢)은 B.C.206년 영토의 반에 해당하는 서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