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실시간으로 세상 구석구석의 일들이 사진과 영상 등의 형태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이 맥락이 제거된 채, 합성되고 가공되고 그것이 더해지고 옮겨지면서 눈에 보이는 것조차 믿을 수 없는 정보가 많아졌다.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보이는 ‘사실’에 판단을 얽어매는 것보다 이치에 따라 판단하는 타당성이 화두인 세상이 살고 있다. 이 책 “나는 합리적인 사람”은 사람을 현혹시키는, 그래서 원시인에 가까운 생활 모습 다섯 가지를 몇 가지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다섯 가지 법칙을 알려준다. 은빛 번쩍이는 UFO를 보았다고? 혼자만의 경험을 넘어서라.점쟁이 문어에게 신비한 힘이 있다고? 우연의 일치에 속지 마라.까마귀가 날 때마다 배가 떨어진다고? 인관 관계를 확인하라..
깨끗한매미처럼향기로운귤처럼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이덕무 (돌베개, 2008년) 상세보기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은 참 오랜만이었다. 잠자기 몇 분 전, 일부러 조금씩 읽었다. 겸손하고, 따뜻하며, 치밀하고, 성실하고, 검소한 한 인간을 떠올리며 한 구절 씩 되새기려 노력했다. 박지원, 정약용에 이어 18세기 조선시대가 정말 매력적인 시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책읽기를 갈무리했다. 21 나를 조롱하다 예스런 생김새에 마음 맑은 이형암 포부는 몹시 어리석다네. 담박하게 고요히 앉아 있느라 콩과 팥도 구분 못하네. ---> 이덕무의 글을 보면 스스로를 돌아보는 글이 매우 많다. 스스로를 낮춰보며 희화화시키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더욱 그를 인간답게 보이게 하고, 존경스럽게 한다...
새벽에홀로깨어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최치원 (돌베개, 2008년) 상세보기 천 년을 건너 뛴 만남. 시작부터 설렜다. ‘선덕여왕’이나 ‘광개토태왕’, ‘주몽’ 같은 드라마가 아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담긴 체취를 직접 느낄 수 있다니, 정말 흥분이 되었다. 통일신라, 당나라와 교역하며 당시 세계 최고의 문물을 깊게 호흡하다, 변두리 신라로 돌아와 느꼈을 포부와 좌절, 답답함 등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제목 처럼 시대를 앞서간 최치원의 마음 한 조각을 엿볼 수 있어 아주 좋은 독서체험이 되었다. 특히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 마음에 들었고, 도교와 불교, 유교 등 모든 사상, 그리고 신화와 전설이 혼재해 있는 당시 세계관도 매력적이었다. 21~24 새벽 물시계의 ..
도산에사는즐거움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이황 (돌베개, 2008년) 상세보기 다산이 그토록 사모했던 그분의 글을 시작했다. 구체적이면서 명쾌하고, 당시 현실을 담고 있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던 다산의 글과는 다른, 예전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조선의 고결한 선비를 보는 듯 빛깔이 달랐다. 글자 한 자 한 자에도 생각이 담긴 듯, 호흡을 길게 하며 시 한 편, 글 한 편을 읽어나갔다. 퇴계의 학문은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분의 학문하는 자세와 깨끗하고 소박한 심성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2012년 벽두에 읽어 더욱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자기 능력을 헤아린 꼼꼼한 독서 계획과 요모조모 따지며 골똘히 읽으며 글을 많이 쓰기’를 하라는 퇴계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배움과 나눔의 국어수업” 참여형 토론 연수 강사 선생님이 강의 전 읽어오라고 숙제를 내주신 책이다. 정해진 날짜는 촉박한데 시내 대형 서점에 책이 없어 무등도서관에서 빌렸다.20대들의 삶에 대해 여러 개념에 기대어 설명한 이 책의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제목도 잘 기억되지 않았다. 밑줄 긋고 메모하며 읽어야할 책을 포스트잇만 붙여가며 기간 내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으로 훑었다. 그렇게 다 읽고 나서보니 이렇게 읽을 책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사이 인터넷 서점에 주문한 책이 왔다. 요새 읽은 책 중에서 밑줄을 가장 많이 그었고, 메모한 구절도 가장 많았다. 그만큼 20대, 정확히 말하면 대학생의 언어와 그들의 말을 해석한 글쓴이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었다. 20대 국어교사는 국어교사모임..
보수를팝니다대한민국보수몰락시나리오 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김용민 (퍼플카우, 2011년) 상세보기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 불합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3년 내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는 현 정권은 꼭 그 말만큼 상황 인식과 소통, 그리고 그것들이 중첩돼 날마다 새롭게 문제를 터뜨리고 있다. 게다가 요새 한나라당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이를테면 돈봉투 사건들이 왜 지금에야 알려지고 있는지 이 책 "보수를 팝니다"는 제대로 후벼 파고 있다. 보수들의 행동 양태는 책으로 서술할 수 있을 정도로 유형화 정형화 돼 있다. 그래서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사건들의 이면이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 "나는 꼼수다" "나는 꼽사리다"가 어떤 사건을 추측하고 시나리오..
다산의풍경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정약용 (돌베개, 2008년) 상세보기 손자병법을 읽고 머나먼 인생길 나그네처럼 평생을 갈림길에 서 있네 유가의 경전 본래 좋아했고 제자백가도 두로 알고 싶었지. 의분을 품고 병서를 읽으며 길이 한번 떨칠 생각을 하다가 이 마음 참 분수 모른다 싶어 책 덮고 긴 한숨을 쉬네. 호방한 선비 가까이 않는 건 날 이용할까 걱정해서고 못난 사람 가까이 않는 건 날 모범 삼을까 두려워하니 초연히 내 갈 길 홀로 간다면 그런대로 이 마음 편안하겠지. --> 젊은 시절 다산의 이상과 젊은 혈기가 느껴지는 시이다. '의분을 품고 병서를 읽으며 길이 한 번 떨칠 생각을 하다' 이 대목에서 특히. 송충이 그대는 보지 못했나 천관산 가득한 소나무 천 그루 만 그루가 뭇 봉우리..
정선목민심서 카테고리 지은이 정약용 (창비(창작과비평사)펴냄, 2005년) 상세보기 이토록 자상하고, 섬세하고, 뼛속깊이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목민관의 임무를 시작해서 고을로 이동할 때부터 정무를 보다 죽는 순간에 어디에서 죽어야 하는지 까지 생각하고 집필한 작가에게 진심으로 감동어린 존경심을 바치고 싶다. 단어 하나, 구절 하나에 백성에 대한 사랑과 지혜로움이 넘치고, 단순히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 속의 실례와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또한 과거의 목민관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목민관, 공무원, 교사 등 민중과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구절, 한 구절을 옮겨 적으며, 다산 정약용 선생님께 마음을 담은 감동..
다산의마음정약용산문선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 장르시 지은이 정약용 (돌베개, 2008년) 상세보기 이 책은 다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한 책이다. 를 읽으며 그의 치밀함과 섬세함에 감탄했다면 치밀함과 섬세함을 가능하게 했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과 밖이 완벽하게 일치한, 아니 일치하려 끊임없이 노력한 인간적인 다산의 모습이 구절 하나하나에 드러나 감탄을 금할 수 없다. 특히 ‘파리를 조문하다’는 그의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드러난 명문이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그 외에도 모범생처럼 완벽함을 추구하려 하지만 스스로의 부족함을 일깨우는 글들과 유연한 삶의 태도, 자식들을 준엄하지만 따뜻하게 꾸짖는 아버지의 모습, 어려서 안타깝게 죽어간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