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때 공부하기 가장 어려웠던 과목 중에 '농업'이 있었다. 시골에 살았고 매일 보는 것이 보리며 벼, 소와 돼지였지만 우리집은 장사를 했기 때문에 농업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생소했고 외워할 내용들이라 어려웠다. 고등학생때에도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이 많았지만 그 중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윤리'였다.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현실파악과 고민이 내삶과 연결되기 보다는 하나하나 외워야할 지식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농업이야 그 시기에 외웠다 잊혀져도 그만인 지식이었지만, 인문학을 공부하고 그 언저리를 가르치는 걸 업으로 삼게된 지금도 철학은 여전히 이야기 꺼내기 어려운 지식이다. 하지만 여러 상황에 조금씩 더 익숙해지고 반성할 생활이 중첩되면서 서서히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문제들이 내가 생각하는 삶과 연결되고 ..
두꺼운 책 하나 가득, 한국 사회의 온갖 부조리를 다양한 측면에서 꼼꼼하게 비판해 놓았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 많다. 이해하기 힘든 구절도 있어, 책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는 부분까지 더하면 한국 사회는 정말 온갖 부조리가 똘똘 뭉쳐 있다. 다양한 체제와 역사의 변화를 두루 경험한 그의 태도에서 살펴 보아서인지 한국 사회는 문제가 많다. 체제 이전의 인간의 존엄성, 자유와 상생의 마음을 찾아가야한다는 것이 그의 말인데, 그의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는 자본주의, 국가주의 사회이다. 그리고 이런게 이데올로기로, 사회 계급간에, 또 내국인과 교포, 외국인 간에 다양한 층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란 제목이 ‘특정한 사람들의 특별한 국가‘를 이야기하는 말로, 이 말 자체가 어떤 차별과 권위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
내가 처음으로 접한 '라다크'는 '이슬람'이란 책에서이다. 인도-파키스탄간, 인도-중국간 분쟁의 핵심이 되는 곳이 '카슈미르'이고, 분쟁의 원인이 '이슬람-힌두교-불교' 사이의 갈등이라고 꽤 길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래서 오래된 미래를 읽기 전에 꽤나 복잡한 종교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현재의 모습을 명쾌하면서도 총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놀랐다. 결국 '라다크의 진보'는 라다크 만의 일이 아니라, 개발 선상에 있는 모든 3세계에 국가에 똑같이 적용되고 있던 하나의 경제적인 원리이자 모델이었고, 선진국이 후진국을, 아니 거대자본이 시장을 개척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텔레비전과 영화, 농산물 원조는 기존의 삶(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
1. 공감과 의문 남자와 여자의 속성을 화성인과 금성인으로 정리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오히려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서 왔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상당히 상징적이다. 또 각각의 별에서 그들의 규칙대로 살아오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외로움에 빠지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뒤, 그리워하다 화성인들이 구조선을 만들어 금성인들을 만나러 온다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이성에 눈떠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세세한 많은 부분에 공감하게 된다. 또 설명하지 못했던 내 행동이 나만의 돌출적인 행동이라기보다는 일반화된 '화성인'이어서 나타나게 되는 문제라는 것을 들어 마음의 부담도 덜게 되었다. 읽고나면 ① 남성, 화성인, 만능수리공, 자기만 아는 동굴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