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팝니다(김용민, 퍼플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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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용민 (퍼플카우,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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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
불합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3년 내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는 현 정권은 꼭 그 말만큼 상황 인식과 소통, 그리고 그것들이 중첩돼 날마다 새롭게 문제를 터뜨리고 있다.
게다가 요새 한나라당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이를테면 돈봉투 사건들이 왜 지금에야 알려지고 있는지 이 책 "보수를 팝니다"는 제대로 후벼 파고 있다.

보수들의 행동 양태는 책으로 서술할 수 있을 정도로 유형화 정형화 돼 있다. 그래서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사건들의 이면이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 "나는 꼼수다" "나는 꼽사리다"가 어떤 사건을 추측하고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며, 설득력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편 이 책은 조금이라도 세상의 변화를 바랐던 사람들, 또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수의 수법을 알려줌과 동시에 사람들에게 먹히는 보수의 설득 전략을 벤치마킹 해 준다. 각자의 영역에서 진보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좀더 유쾌하게, 그러면서도 상상력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감춰진 이면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고 뜻한 바를 밀고 나가도록.

혁신학교도 그렇다. 당위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즐겁게, 혁신학교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아참, 이 책의 장점을 빼 먹었다.
정말 말랑말랑하게 썼다. 차례도 그렇고, 밑줄긋기, 핵심정리까지 다 해준다. 라디오에서 만나는 모습 그대로 브리핑해 주듯 글을 썼다. 그러면서 설득력이 있다. 한나절이면 책을 덮을 수 있다.
표지 고등어에 파리가 끌다 싱싱한 걸 보고 다시 날아가는 것도 참 섬세하다.

(47) 해고를 당한 그 즈음은 2002년 대선 정국이었다. 노무현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노 후보의 모든 정책을 깊이 이해하고 동조했다고 자신하기에는, 그 때의 나는 아직 설익은 상태였다. 그보다는 노 후보에게서 내가 보수에게 진짜로 바랐던 그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듯하다. 불이익을 받더라도 원칙과 소신을 지키려는 자세, 그리고 진정성이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소년 보수, 청년 보수로 살았을 때에는 그렇게 찾아봐도 안 보이던 모습이, 생각을 바꾸고 눈을 돌리니 얼마나 빨리 눈앞에 보이던지.
-->진보의 핵심은 원칙과 소신을 지키려는 자세와 진정성에 있다. 이때 원칙과 소신, 진정성이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 전반의 이익과 관련된 것이다.

(71) 너무 진지해지면 변절하기도 쉽다. 너무 진지하면 꾹꾹 참아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너무 진지하면 마음을 열고 편안해질 수가 없고 자신도 보는 사람도 딱딱해지기 쉽다. 너무 진지하면 예의범절을 너무 따지게 된다. 너무 진지하면 결국 그 진지함을 주체하기가 힘들어진다. 너무 진지하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가 없다. 이렇게 스트레스와 불만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확 삐치게 된다.
그러니, 진보를 하려면 유쾌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진지해야 할 때에는 진지하더라도, 그 진지함에 너무 빠져서 항상 굳은 표정과 엄한 목소리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공감한다. 겉이 말랑말랑하다고 해서 속까지 말랑말랑해지는 것은 아니다. 삶은 달걀처럼 열받으면 굳는다. 그리고 분리된다. 나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122) 사람들은 누구나 겉으로는 당위성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투표소 안에서는, 또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여론조사에서는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움직인다. 따라서 진보 진영이 사회적인 갈등을 조정하고 설득할 때에는 당위성 말고도 반드시 각자가 손해보는 만큼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전반적인 이익이 아니라 각 집단별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어야 효과적으로 문제를 풀수 있을 것이다.

(163) 진보 진영이 집권하게 된다면 공무원 사회를 제대로 개혁하고 수술해서 정부의 머리가 생각한 내용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젊고 유능한, 그리고 혁신적인 사람들이 발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보수 관료들에게 또다시 끌려 다니면서 '좌측 깜빡이를켜고 우회전 하는' 예전의 실책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개혁의 최대은 적은 보수 정당이 아니다. 그들은 선거 때문에 그래도 가끔은 국민의 눈치를 보는 척이라도 한다. 탄탄한 철밥통을 갑옷처럼 두른 보수 관료들이야 말로 개혁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만 한다.
-->광주 교육에 대입하기에 여러 면에서 다른 층위들을 존재하지만 광주 교육에 시사하는 내용 역시 많다. 철발통을 두른 보수 관료들이 누구일까. 한편 일반 공무원 사회는 개혁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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