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디 브라운)
- 행복한 책읽기/인문사회
- 2009. 8. 6.
처음부터 불편한 책
“선생님! 무슨 사전을 읽어요?” 시험기간 중 자습을 시키고 난 뒤 책을 꺼내어 읽자 맨 앞에 앉아있는 남학생(책에 관심이 많은 이름은 항근이. 주로 판타지이지만 누구보다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에 죽치고 사는 아이)이 관심을 표시한다. “그래 사전이다. 인디언 역사에 관한 사전..” 그리고는 책을 다시 들었다. 아마 이 책의 두께와 크기 때문에(색깔도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 거므스름한 갈색, 누군들 골치아픈 사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짐작을 했으리라.
웃으면서 다시 책을 들었지만 마음은 괴로웠다. 벌써 일주일간 50페이지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매우 고통스러운 책이었다.(책을 읽기로 하고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지금 이렇게 다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두께도 두께려니와 어법에도 많이 어긋나 있는 지루한 번역투의 문장(매끄럽지 못해 답답하고 몇 번 씩 읽어야 뜻이 전달되는)과 함께 수많은 인디언 부족과 인디언들, 그리고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디언이 백인들에게 내몰리고 죽음을 당하고, 결국은 백인의 보호(?)를 받는 북아메리카의 소수민족으로 전락하는 끔찍하고 잔혹하며 서글픈 인디언족의 멸망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부개척사=인디언 멸망사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방학 동안 내내 붙들고 살았던 라디오 모니터링에 의한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가끔 저녁 8시에서 9시에 사이에 자가용으로 이동을 하게 되면 “이주향의 책마을 산책”을 듣곤 하는데, 어느 금요일 박정인을 태우고 신창동으로 가는 도중에 이 책의 번역자인 최준석씨가 나와 <나를 운디드 니에 묻어주오>라는 책을 소개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었다. 작년부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부터 <인디언 숲으로 가다>까지 인디언 문화에 관심이 많던 나는 인디언에 관계된 책이라 귀를 바짝 기울였고, 성우가 읽어주는 인디언 전사 흰영양이 죽는 대목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기도 했었다.
다시 책을 읽고서는 그 때의 감동만큼 다가오진 않았지만 그 대목을 여기에 잠깐 옮겨 보겠다.
일흔다섯 살 노인 흰영양은 무기도 들지 않은 채 미군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태양과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흰영양의 검은 얼굴엔 주름이 깊게 패어 있었다. 그는 미군이 성조기와 검은주전자가 막 내건 백기를 보면 사격을 중지할 것이라고 믿었다.
시빙턴 대령의 옆에 있던 백워스는 흰영양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손을 올리더니 “멈추시오! 멈춰!”라고 소리지르며 지휘관을 만나기 위해 달려왔다. 그는 나만큼이나 분명한 영어로 멈추라고 말했다. 그는 무기를 지니지 않았음을 보이려고 걸음을 멈추고 팔짱을 꼈다. 그때 총탄에 맞아 쓰러졌다.
흰영양은 죽기 전에 죽음의 노래를 불렀다.
“오래 살아남는 것은 없다
이 땅과 산뿐”
흰영양이 죽는 이 대목은 미군의 인디언 학살 중 가장 유명한 ‘샌드크리크 대학살’의 아주 단편적인 한 장면을 옮겨온 것일 뿐이다. 백인들은 유럽에서 신대륙으로 계속해서 밀려들어왔고 동부에서 서부로 계속해서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급기야는 인디언이 발을 딛고 있는 모든 땅을 가지려 했다. 이 샌드크리크 대학살은 백인들이 이동하기 위해 금을 찾고 철도와 길을 내는데 방해가 되는 샤이엔족을 콜로라도 제3연대(당시 남북전쟁 상황으로 1864년 징병법을 피하기 위해 조직된 인디언 토벌대)가 치밀하게 계획해 100여 명이나 처참하게 죽인 비극이었다.
일단 복잡하게 얽힌 인디언의 역사를 정리해 보고 책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비극의 역사는 신세계 사람들에게 인디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로부터 시작된다. 이로부터 4세기(1492~1890)에 걸쳐 수백만 명에 이르는 유럽 사람들은 신세계 사람들에게 백인의 생활 양식을 강요하게 된다. 이후 스페인 사람들은 금과 보석에 눈이 멀어 콜럼버스를 환대한 서인도제도의 타이노족과 아라와크족 마을을 약탈하고 불태웠다.
뒤에 들어온 영국인들은 스페인 사람들보다 더 교묘한 방법으로 제임스타운에 정착지를 건설할 때까지 파우해튼족의 추장을 왕으로 추대하여 정착민들을 돕도록 만들었다. (유명한 포카혼타스가 바로 이 부족 추장의 딸로 백인과 결혼하자 추장은 영국을 더욱더 지지하게 되었다)
이후 추장이 죽자 인디언들의 불만은 많은 분쟁으로 이어졌고 그에 따라 동부 인디언족은 급격히 수가 줄어갔다. 백인들은 동쪽에서 계속해서 배를 타고 몰려들어와 땅을 요구했다. 처음엔 문서를 만들어 서명하는 절차도 거쳤지만 수천 명씩 몰려드는 백인이주민들은 구태여 그런 의식을 거치려 들지 않고 인디언들의 땅을 가지려 했다. 백인들이 저지른 여러 가지 오만 무례한 행동에 분노한 동부 인디언들(마사소사이트족의 폰티악 등)은 1675년 인디언 연합부대를 이끌고 백인들과 전쟁을 일으켰지만 결국 멸족당하고 살아남은 자는 노예로 팔려나갔다. 백인들은 백인정착민들이 저지른 범죄를 인디언들에게 들씌워 학살의 빌미로 삼는가 하면 유리구슬같은 하잘 것 없는 장신구를 주고 인디언들의 값비싼 모피와 맞바꾸어 인디언들을 농락하기도 했다. 이런 만행은 백인들이 미시시시피강을 넘고 미주리강에 이르기까지 내륙으로 이동할 때마다 2백년 동안이나 반복되었다.
1829년 대통령으로 당선된 앤드루 잭슨(인디언들이 匕首라고 부름)은 미시시피강이 영구적인 인디언 경계선이 될 것이라며 남부인디언들을 미시시피강 서쪽으로 옮기게 했지만 이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백인이주자의 물결이 미시시피를 넘어 아이오와, 위스콘신 준주를 점령해 버렸다. 영구적인 인디언 경계선은 미시시피에서 서경 95도로 변경되었고, 그 후 동부에 살던 인디언들(특히 체로키족)은 서부로 이주해야 했다. 마침 체로키들이 살던 애팔래치아 산맥에서 금이 발견되자 한꺼번에 이주시키라는 백인들의 독촉에 미국 정부는 체로키족을 1838년 가을 수용소에 몰아넣고 겨울이 오자 서쪽 인디언령으로 전원 강제 이주시켰다. 4명에 한 명 꼴로 죽어간 멀고도 긴 이 여행을 체로키족은 ‘눈물의 여로(행렬)’라 했다.
인디언들을 서부로 옮긴 미군들은 스페인과 전쟁을 벌이러 멕시코로 향했다. 이른 바 멕시코 전쟁이 벌어지고 1847년 전쟁이 끝나고 미국은 텍사스로부터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차지하게 되었다. 분명 영구적인 인디언 경계령 서쪽 땅이었음에도 1848년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되자 두세 달도 못 되어 벼락부자를 꿈꾸는 백인들이 수천 명씩 떼를 지어 인디언 지역을 가로지르게 되었다. 수많은 역마차가 밀어닥쳤고 금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인디언들의 땅을 뺏기 시작했다. 영구적인 인디언 경계선에 대한 침범을 정당화하기 위해 워싱턴의 정책 입안자들은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 단어에서 올해 부시가 말한 ‘악의 축’이라는 말이 떠오른 것은 그냥 우연일까?)’이라는 웃지 못할 용어를 만들어냈다. 다시 콜로라도 산맥에서 금이 발견되자 새로운 투기꾼들이 벌떼같이 평원을 가로질러 갔으며 영구적인 인디언구역은 심각히 훼손되고 짓밟혔다.
1860년대 남북전쟁이 일어나고 백인들이 초기에 정착할 당시와 비교해서 인디언 인구는 1/2~1/3이 줄어갔다. (여기서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미네소타 삼림지역에 사는 작은까마귀가 이끄는 므듀칸톤 샌티 수우족(가장 먼저 백인에게 굴복), 붉은 구름과 미친 말이 이끄는 대평원 서쪽의 기마족 테톤 수우족, 그리고 테톤 수우족의 또다른 지파인 앉은 소(타탕카 요탕카-‘늑대와 춤을’에서 버팔로를 지칭하는 ‘타탕카’를 기억하는가?)가 지휘하는 훙크파파족, 무딘칼이 이끄는 북부 샤이엔족, 검은주전자가 이끄는 남부 샤이엔족(샌드크리크 대학살의 대상), 외로운 늑대가 이끄는 네브래스카의 카이오와족, 열 마리곰(추장)이 이끄는 코만치족, 제로니모의 아파치족, 마누엘리토가 이끄는 나바호족, 로키산맥의 유트족, 모도크족, 네즈페르세족, 파이우트족 모두가 이후 30년간 운디드니에서 종말(1890년 12월)이 올 때까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위한 투쟁을 계속한다.
서부 개척사는 어떻게 보면 땅뺏기 놀이의 역사다. 감언이설로 회유하고 금전으로 매수하고 사기와 협박으로 도장을 찍게 만들고 총칼로 수많은 부족을 짓밟으면서까지 땅을 빼앗은 강점의 역사!
미국인이 내세우는 개척정신(프런티어 정신)이라는 것도 백인들에근 모험과 용기, 그리고 인내를 의미하는 진취적인 이념이었지만 당하는 인디언의 입장에서는 땅과 목숨을 빼앗아 가는 파괴적으고 탐욕적인 정신이었다.
유난히도 서부영화(마카로니 웨스턴-특히 이반 클립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오는 ‘석양의 무법자’, ‘황야의 7인’, 존웨인의 ‘역마차’ 등)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잘생기고 냉소적인 총잡이와 금발머리의 예쁘장한 서양여성들 그리고 야만적인 인디언과 멕시코인들을 물리치는 영웅적인 서부개척민들의 모습에 열광했던 어린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할리우드 영화가 보여주는 백인 중심의 서부개척사를 뒤집으면 바로 인디언 멸망사가 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마치 관광명소로 유명한 제주도가 50 여년 전에 대량 학살터였다는 것을 알게된 때처럼 충격이 컸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 어느 늙은 인디언의 사진 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백인은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약속을 했다. 그러나 지킨 것은 단 하나다. 우리 땅을 먹는다고 약속했고, 우리의 땅을 먹었다.”
또 마지막 운디드 니 전투 후에 한 장교가 성공회 예배당에 부상당한 인디언들을 옮겼을 때 설교단 뒤의 문구가 “땅에는 평화, 사람에겐 자비를”이었다. 그리곤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어찌보면 이만한 반미서적이 또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고 강인한 영혼, 인디언!
이 책 속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온통 학살과 추적 그리고 패배, 죽음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이 비극의 역사속에서도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구절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총 19개 장의 첫머리는 당시 미국과 세계역사가 나열되고 그리곤 시처럼 펼쳐지는 각 부족장들의 연설문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네즈페르세족 추장의 말을 옮겨 보겠다.
이 대지는 태양의 힘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 원래 경계선 같은 것은 없었다. 사람이 땅을 갈라 이리 붙이고 저리 붙이고 해서는 안 된다. 백인들을 부를 얻기 위해 온 땅을 뒤엎고 있으며 우리에게 쓸모 없는 땅만 내주려 한다.
대지와 나는 한마음이다. 대지의 척도와 우리 육체의 척도는 똑같다. ..
땅에 대한 나의 애정의 말을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땅이 내것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좋다고 말한 적이 없다. 땅을 처분할 권리가 있는 사람은 그걸 만든 창조주밖에 없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내 땅에는 내가 살 권리가 있고 당신네 땅에는 당신이 살 특권이 있다는 것이다.
수꾸아미족의 추장 시애틀의 연설문처럼 명문은 아니지만 각 부족의 추장들은 위대한 정령 아래 자연과 더불어 그들이 하나임을 마치 시처럼 읊어 나간다. 인디언들이 오랜 세월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를 이루지 않고 넓은 북아메리카 대륙을 평화롭게 부족단위로 살아간 까닭을 얼마간 알 것 같기도 하다.
현재 인류는 ‘지속 가능한 미래’(환경단체의 표어)를 꿈꾸고 있다.
<오래된 미래> 속의 라다크인들이나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삶은 지금의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던져 주고 사라지고 그렇게 잊혀져갔다. 다음의 인디언 속담은 잊혀졌던 그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 주고 있다.
“우리는 이 땅을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로부터 빌려 온 것이다.”
글을 맺으며- 이 책을 고3 이상, 그리고 선생님들께 추천합니다.
지루하고 힘들었던 책장을 100쪽 이상 넘기고 나니 어떻게 해서라도 책을 끝장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결국 오기가 승리했고 아직도 신기하기만 한 인디언들의 이름이 머릿속을 날아다니지만 개인적으로 꽤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 인디언들의 정신 속에서 이 사회의 대안을 찾을 수 있겠다는 믿음이 더욱더 확고해지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그리고 독후감을 쓰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이며 찾아낸 잡다한 자료들을 이 글 속에 모아 나중에 보더라도 다시 쓸 수 있도록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여러 가지 개인적인 느낌들도 놓치지 않기 위해 주석까지 달며 이순원 흉내도 내 보았습니다. 여태까지 인디언에 관해서 생각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던 것을을 모아 적어도 부대찌개(일단 재료만) 정도는 끓여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쓴 글을 읽고 책(너무 두꺼워서 사실 엄두가 나질 않을걸요?)은 보지 않더라도 인디언에 대해서 좀더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염치없는 소망도 있습니다.
하여간 이 책을 읽으시려는 분은 꼭 방학을 이용하시고요, 여러 가지 자료들을 더 찾아가 읽었으면 합니다. 학생들은 많은 무리가 따르겠고 고3이나 대학생들이라면 그리고 미국에 대한 반감을 감정적으로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심어주려는 선생님들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
참고하세요!
(1) 이 책에 등장하는 실존했던 인디언들
붉은구름-오글라라수족 대추장, 무딘칼(Dull Knife), 아침별(Morning Star), 작은 갈까마귀(Little Raven), 외로운늑대(Lone Wolf), 차는 새(Kicking Bird), 열마리곰(Ten Bears), 단풍나무(Maple Tree), 물속의 다리(Leg in the Water), 선사슴(Standing Elk), 날쌘곰(Swift Bear), 붉은잎(Red Leaf), 뒤돌아보기(Stands Looking Back), 검은말(Black Horse), 점박이꼬리(Spotted Tail), 큰입(Big Mouth), 왕갈비뼈(Big Rib), 독수리발(Eagle Foot), 회오리바람(Whirl Wind), 작은까마귀(Little Crow), 말을 두려워하는 사나이(Man Afraid of His Horse), 빠른발(Fleet Foot), 불벼락(Fire Thunder), 벼락치는노인(Old Man of the Thunder), 하얀옹고집(White Contrary), 붉은소매(Red Sleeves), 떠도는우박(Traveling Hail), 키큰소(Tall Bull), 들소추장(Buffalo Chief), 들소송아지길 여자(Buffalo Calf Road Woman), 한번 말하는 사람(The one who speaks once), 속빈뿔곰(Hollow Horn Bear), 제로니모
(2) 같이 보면 좋은 영화 <늑대와 춤을>
1. 그 속에 등장하는 인디언 이름들 -수업시간에 써도 좋을 것 같군요.
▷발로 차는 새 (제사장) : 인생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겠지만, 내가 제일 관심 있는 것은 진정한 인간의 존재를 추구하는 것이다. 당신은 그 길을 가는 것 같아서 보기가 좋다. (늑대와 춤을에게 한 말)
▷주먹쥐고 일어서 : 백인인디언 여자
▷늑대와 춤을 : 주인공
-인디언식 이름들
▷소나기 타고 높이 올라가▷벼랑에 핀 꽃처럼 가슴 졸이며▷새들은 공중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아▷자꾸 그림자가 따라와▷따라오는 그림자 어쩔 수 없어▷돌 사이에 끼어 울다가▷가슴 치고 울음 뚝 그쳐▷두 번째 붉은 태양같이▷어머니를 부르는 바람소리▷울면서 크게 노래해▷뱀들이 잠자는 수염▷날으는 화살에서 뛰어내려▷부러진 화살▷작은 거인▷흰 눈썹 펄펄 날려▷머리 속의 바람▷열마리 곰▷바위 위에 엎드려
2. 영화 감상
'늑대와 춤을'은 수백 년 동안 살아온 자신들의 땅에서 총을 가진 백인들에 의해 서서히 내몰리어 소멸되어 가는 미국의 인디언-인디언이라는 말 자체가 백인들의 자기중심적인 독단을 보여준다. 오백년 전 자신들이 인도로 착각해 정착한 땅의 주민들을 왜 인디언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부르고 있나?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좀도둑에 거지'이고 '소리나 지르는 미개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문화에는 질의 차이나 우열이 없다. 다만 서로 다른 문화의 모습만이 있을 뿐. 그저 수없이 다른 문화들 사이에서 때때로 특정 문화의 수위가 높아져 다른 문화들로 그 물결이 밀려들 뿐, 문화에 우열이 있다는 생각은 종종 무서운 집단도취와 학살을 낳는다. 그런 생각으로 인해 정복은 문명의 전파로 포장되고 학살은 우수 인종의 혈통 보존을 위한 가벼운 인종 청소로 이야기된다. <늑대와 춤을>은 어떤 대답을 준비하고 있는가. 주인공 존 던바(케빈 코스트너 분)의 일기를 빌어 인디언들이 '점잖고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들'이라고 적게 하고 "이토록 잘 웃고 이웃에게 헌신적인 사람들을 이제까지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게 한다.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수족의 입을 빌어 백인들을 '말도 잘 못 타는 이해 못할 미개인'으로 깔보기까지 한다.
문화는 가장 낮고 열려진 마음으로 다가갈 때만 그 깊은 속내를 보여준다. 편견과 오만으로 찌든 마음에게는 타문화란 그저 온갖 이상한 풍습만이 가득한 이해 못할 이방의 습속에 지나지 않게 된다. 가장 겸허한 접근자에게만 문화는 조심스럽게 옷을 벗어 그 아름다운 나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정과 저열한 백인문화에 대한 저항은 늑대와 춤을로 하여금 자신들이 소속되어 있던 백인사회를 떠나 인디언 사회로 빨려 들어가게 하고 이후 백인사회에 대항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주인공 존던바 중위는 남북전쟁 참전 중 총상을 입어 다리가 잘리게 된 데 비관해 적진 속을 말을 타고 달리는 자살행위를 벌이지만 오히려 이를 도화선으로 그가 속한 북군이 용기백배해 남군을 격파하게 되어 대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고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서부전선으로의 부임을 자원하게 된다. 사막 한가운데 덩그라니 마련되어 있는 세지윅 요새에 배속되게 된 그는 자원 이유를 묻는 상사에게 "사라지기 전에 서부를 보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대답한다. 거기서 점차 수족 인디언 등과 우정을 나누며 그들의 삶에 동화되어 가는 존 던바는 결국 자신이 본래 소속되어 있던 백인 집단에 격렬히 저항하게 된다. 그는 백인들의 공격에 대해 무력으로 강하게 저항한다. 한 문화가 다른 문화를 처음 만날 때의 모습은 어떠한가. 백인인 존 던바와 수족 인디언인 '발로 차는 새' 및 '머리 속의 바람'의 첫 만남은 퍽이나 흥미롭다. 각각 영어와 라코다어를 쓰기 때문에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이들이 이루는 최초의 의사소통은 버팔로에 관한 것이다. 존 던바가 버팔로의 흉내를 내자 인디언들은 버팔로에 해당하는 라코다어인 "타탕가"라고 말해 서로 의사가 처음으로 소통되는 것이다. 왜 최초의 의사소통어는 타탕가인가. 영화 속에서 타탕가는 수족의 중요한 식량원인 동시에 한껏 그들을 안아주는 대자연의 상징이다. 가끔은 떼로 나타나 풍족히 수족을 먹여주는 타탕가는 수족에게 곧 넉넉한 대자연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수족은 그들이 먹을 수 있는 양 이상의 타탕가를 결코 사냥하지 않으며 그 타탕가를 사냥하는 날은 수족의 경건하고도 화려한 축제일이 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수족이 들판에 벗겨진 채 고깃덩어리만 남아 처참하게 들판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극도로 우울해지게 된 것도 수족에 있어서의 타탕가의 의미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다. 결국 수족에게 백인들은 어제나 넉넉히 안아주는 어머니 대자연의 품을 벗어나 그 어머니를 도륙하는 패수족의 말의 문화가 멸망하는 것을 보는 괴로움! 조금씩 친해져 가면서도 존 던바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았던 수족 인디언들이 완전히 그를 받아들이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 또한 버팔로 때문이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밤에 자다가 버팔로떼의 지축을 울리며 지나가는 소리를 들은 존 던바는 말을 타고 달려가 이를 수족에 알린다. 자신이 아는 유일한 라코디언 "타탕가"를 연발하면서-이어서 화면 가득 등장하는 버팔로떼를 수족과 존 던바가 사냥하는 장면은 웅장하면서 멋진 <늑대와 춤을>의 명장면이다.-결국 그들이 처음 의사소통을 하게 된 것도, 또 완전히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좋은 친구가 되게 되는 것도 모두 타탕가-버팔로, 즉 대자연 때문이었던 것. 대자연은 서로 이질적이고 적대적이기까지 한 두문화의 끝을, 우정으로 색실을 모아 예쁘게 묶어준다. 존 던바라는 이방인이 수족 인디언들의 삶에 매료되고 동화되는 것은 결국 자연에 동화되고 매료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늑대와 춤을>에서의 늑대의 존재 역시 대자연을 상징한다. 세지윅 요새에 부임해 온 날부터 존 던바의 곁을 맴돌던 그 늑대 한 마리는 존 던바에게 '늑대와 춤을'이란 이름이 붙여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존 던바는 '늑대와 춤을'이란 이름을 가지게 됨으로써 비로소 자연과의 동화를 시작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처음에 존 던바를 꺼리던 늑대가 나중에는 그의 손에 놓여 있는 음식까지도 먹게되는 것은 그만큼 자연에 가까워진 존 던바의 변화를 암시한다. 영화의 끝에서 존 던바를 끌고 가던 미국 군인들에 의해 늑대가 총에 맞아 죽는 것은 황폐한 정신을 가진 문명인들에 의해서 자연이 숨을 피하지 않고 언덕 위에서 서성이는 늑대는 순전히 장난으로 겨누어진 백인들의 총에 의해 사살된다. 늑대의 죽음으로 자연은 문명의 곁을 떠났다. 그것도 장난으로 겨눈 문명의 총에 의해.
존 던바가 수족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은 정말 인상적이다. 처음 만남에서부터 던바와 수족은 우월감의 그림자도 서고 가지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만남을 다룬 영화이면 언제나 등장하는, 문명인의 이기를 미개인에게 전해주는 과정에서 미개인이 그 이기들을 못내 신기해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치기가 <늑대와 춤을>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커피와 설탕을 둘러싼 약간의 묘사가 있지만, 그것은 미개인이 문명에 접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우월감에 가득찬 시선으로 거만하게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문화가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교류를 빈 코스트너의 눈길은 미덥다. 존 던바는 점점 그들 집단에 몰입되어 간다.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어느날 밤 불을 피워놓고 늑대가 바라보는 가운데 춤을 추던 일에서 유래한 '늑대와 춤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존 던 바.
이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이를 대표하는 기호인 동시에 그 기호로 인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내 앞에 불러오는 상징이다. 문명국가로 인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내 앞에 불러오는 상징이다. 문명국가의 모든 곳에서 이름은 태어남과 동시에 작명자의 뜻에 의해서 지어지는 것. 아무리 그 이름이 많은 뜻을 담고 있는 의미 깊은 이름이라는' 것이라는 점을 안하면 모든 이름은 부조리하다. 왜 그 사람은 그 이름으로 불리워야 하는가. 거기에는 어떤 필연성도 없다. 단지 우연성과 자의성만이 있을 뿐. 하지만 수족의 이름체계는 다르다. 그 이름은 탄생과 더불어 불현듯 아무 이유없이 그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족에게 있어서 이름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게 되는 그 사람의 특징에 따라 지어진다. 즉 수족의 이름은 결코 우연적이거나 자의적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의 특징에 따라 자신에게 명명되는 이름을 갖는 수족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한가. 이름이 불리울 때마다 수족 사람들은 언제나 풍부한 의미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발로 차는 새','머리 속의 바람','주먹쥐고 이러서','열마리 곰'등의 이름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이름에서부터 수족의 자연에의 동화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경쟁부족인 포니족과의 싸움,'주먹쥐고 일어서'와의 사랑 및 결혼 등을 겪으며 존 던바는 차차 수족의 인디언이 되어간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존 던바가 수족의 겨울 캠프로의 이동 중 자신의 일기를 가지러 세지윅 요새에 갔다가 백인들의 포로가 되었을 때 던지는 말이다. 인디언 복장을 한 그를 비웃으면서 미 육군을 배신하고 탈주했다며 인디언들이 어디 있는지를 알려주면 용서해 주겠다고 다그쳐 대는 백인 군인들을 향해 존 던바가 인디언 말로 "내 이름은 '늑대와 춤을'이다. 당신들과는 말할 가치도 없다"고 외치는 장면은 짙은 감동을 준다. 거친 들판을 원시적인 옷차림으로 몰려다니는 수족 인디언들이 아니라, 던바를 심문하며 비웃던 바로 그 백인들이야말로 내게 정말로 마개하고 야만적인 사람들로 보였던 것은 <늑대와 춤을>이 펼치는 세계를 공감으로 바라보던 내게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스스로의 존재조건을 포기하고 곧 사라져갈 인디언들 중의 하나가 되어 버리는 존 던바의 행동은 내 가슴을 뜨겁게 한다. 왜 그는 멸망을 충분히 예감하면서도 스스로 그 사라지는 것들에 섞여 소멸되어 가려고 하는가. 수족에 의해서 구출된 존 던바는 자신으로 인해 화가 수족 전체에 미칠까봐 아내가 된 '주먹지고 일어서'만을 데리고 눈덮인 산길을 말을 타고 그들을 떠난다. 떠나는 그에게 수족의 추장인 '열 마리의 곰'은 "미군이 찾는 던바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존재하는 것은 수족의 '늑대와 춤을'일 뿐"이라는 말로 그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추인한다. 이후 영화의 마지막 자막은 그로부터 13년 후 수족의 마을을 페허가 되었고 수족은 백인들에 항복했음을 짧게 알린다.
이 영화에 담긴 아련함은, 그 사라져가는 것이 단지 하나의 유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문화이고 그 문화를 지닌 수많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보는 이의 마음을 가볍지 않게 한다. <늑대와 춤을>은 1991년 아카데미상을 7개 부문에 걸쳐 수상했다. 그 화려한 명성에 어울리게 영화는 수족의 멸망을 아프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아름답게 그려냈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타나는 인디언과 주인공들과의 관계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존 던바가 사랑하여 결혼하게 되는 '주먹쥐고 일어서'는 일곱 살 때 수족에 영입된 백인 여자가 아닌 순수한 혈통의 인디언 여자이었어야 했다. 그리고 둘만이 있을 때 나누어지는 대화는 영화에서처럼 영어가 아니라 수족의 인디언 말 라코다어이어야 했다.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존 던바는 완전히 수족의 일원이 된 것으로 상징되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왜 감독은 백인 주인공이 인디언 사회에 동화되어도 백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어울인다고 생각했을까.
(3) 인디언 도덕경
1.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기도하라... 혼자서 그리고 자주 기도하라. 그대가 무엇을 말하건 위대한 영혼은 귀를 기울이리라.
2. 자신의 길을 잃은 어떤 이들을 만나거든 관대히 자비로 대하라. 길 잃은 영혼에서 솟아나오는 것은 무지와 자만, 노여움과 질투, 그리고 욕망뿐이니 그들이 제 길로 인도 받을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
3. 그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탐구하라. 다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오직 홀로 스스로의 힘으로 하라. 그대만의 고유한 여정에 다른 이가 간섭하지 못하게 하라. 이 길은 그대만의 길이요, 그대 혼자 가야 할 고유한 길임을 알라. 비록 다른 이들과 함께 걸을 수는 있으나 다른 이 그 어느 누구도 그대의 고유한 선택의 길을 대신 가 줄 수 없음을 알라...
4. 그대의 거처에 머물고 있는 인연있는 이들을 잘 배려하라. 가장 좋은 숙식을 제공하고 그들을 존경과 경이로 대하라.
5.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말라. 그것이 사람이건 공동체건 버려진 것이든 그 무엇이라도 그대의 땀과 노력이 스며들지 않은 곳은 그대의 것이 아닐 것이라...
6.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에 감사와 경의를 표하라... 인간이건 동식물이건 그 모든 것에
7. 다른 이의 생각과 소망과 말들에 경의를 표하라. 비록 그대의 것과 같지 않을 지라도 결코 간섭하거나 비난하거나 비웃지 말라. 각각의 모든 고유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정도에 가장 알맞은 여정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 자신의 길을 가게 허용하라.
8. 다른 이들에게 험담 하거나 악담하지 말라. 그대가 우주를 향해 방사한 그 부정적인 에너지는 몇 갑절이 되어 그대에게 되돌아 오게 되리라...
9. 모든 인간은 실수하게 마련이며 용서받지 못할 그 어떠한 실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All person make mistakes. And all mistakes can be forgiven.
10. 부정적인 생각은 결국 육체의 질병을 일으키게 되고 마음에 영혼에 상처를 주나니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면을 보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라...
11. 자연과 환경은 우리를 위해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그것은 우리의 소중한 한 부분이며 그대의 지구적 공동체 가족의 동반자이리라.
12. 어린이들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 씨앗들이다. 그들의 순수하게 비어있는 가슴을 사랑으로 채워 길러주자. 삶의 학습과 체험의 지혜라는 물을 뿌려주라...그들이 성장해 나갈 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라.
13. 다른 이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지 말라. 그대의 상한 감정의 독기는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되리라.
14. 언제나 어디서나 오직 진실함을 유지하라. 정직은 이 물질 우주에서 삶을 가진 모두가 거쳐야 할 시험이다.
15. 그대 자신의 균형잡힌 삶을 유지하라. 육체, 감정체, 멘탈체, 영체 모두 어느 한 부분에만 치우침이 없이 조화롭게 모두 굳세고 순수하며 건강해야 한다. 건강하게 단련된 육체는 마음을 또한 강화시킨다. 의식을 풍요롭게 성장시키는 것은 손상된 감정의 상처를 치유한다.
16.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과 어떻게 대응할 건가에 대해 인식하며 "자각"한 상태에서 하라. 그대의 모든 행동에 이어지는 책임은 바로 자신의 책임이기 문이다.
17. 다른 이의 고유한 영역과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라. 남의 개인적인 것에 허락없이 접근하지 말라. 특히 다른 이가 선호하는 영적이고 종교적인 부문에 간섭하지 말라. 그것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리라.
18. 먼저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자. 그대는 우선 자기자신이 성장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하고 난 연후에 다른 이를 키워주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어야 한다. 자신을 잊은 상태에서 하는 봉사는 진정한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Be true to yourself first... you cannot nurture and help others.
if you cannot nurture and help yourself first
19. 다른 이가 가진 각각의 철학적,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라. 자신의 지식과 믿음이 옳다는 이유로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지 말라.
20. 그대에게 주어진 물질과 행복, 그리고 행운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라. 나눔과 베품, 봉사와 헌신을 필요로 하는 "자선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라...
(4) 인디언 기도문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물건들을 내 손이 존중하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 귀를 예민하게 하소서
당신이 내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나 또한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모든 나뭇잎, 모든 돌 틈에 감춰 둔 교훈들을 나 또한 배우게 하소서
내 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속에 감춰진 참다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나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도록 하소서.
-노란 종달새 (수우족)
(5) 인디언의 열 두 달
1월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 아리카라 족
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 쥬니 족
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바람 부는 달 / 체로키 족
2월
물고기가 뛰노는 달 / 위네바고 족
홀로 걷는 달 / 수우 족
기러기가 돌아오는 달 / 오마하
삼나무에 꽃바람 부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3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 체로키 족
암소가 솔아지 낳는 달 / 수우 족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 아라파호 족
4월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달 / 블랙푸트 족
머리밑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 / 체로키 족
거위가 알을 낳는 달 / 샤이엔 족
옥수수 심는 달 / 위네바고 족
5월
들꽃이 시드는 달 / 오사지 족
말이 털갈이 하는 달 / 수우 족
오래 전에 죽은 자를 생각하는 달 / 아라파호 족
6월
옥수수 수염이 나는 달 / 위네바고 족
더위가 시작되는 달 / 퐁카 족
나뭇잎이 짙어지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말없이 거미를 바라보게 되는 달 / 체로키 족
7월
사슴이 뿔을 가는 달 / 키오와 족
천막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는 달 / 유트 족
들소가 울부짖는 달 / 오마하 족
8월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 퐁카 족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달 / 쇼니 족
노란 꽃잎의 달 / 오사지 족
9월
사슴이 땅을 파는 달 / 오마하 족
풀이 마르는 달 / 수우 족
작은 밤나무의 달 / 크리크 족
옥수수를 거두어 들이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10월
시냇물이 얼어붙는 달 / 샤이엔 족
추워서 견딜 수 없는 달 / 키오와 족
큰 바람의 달 / 쥬니 족
잎이 떨어지는 달 / 수우 족
11월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 크리크 족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 체로키 족
강물이 어는 달 / 히다차 족
만물을 거두어 들이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기러기 날아가는 달 / 키오와 족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아라파호 족
12월
다른 세상의 달 / 체로키 족
침묵하는 달 / 크리크 족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달 / 수우 족
무소유의 달 / 퐁카 족
늑대가 달리는 달 / 샤이엔 족
(6) 같이 보면 좋을 책들
①피터 아이버슨 편, 유시주 역, <미국사에 던지는 질문:인디언, 황야, 프런티어, 그리고 국가의 영혼>(영림카디널, 2000)
②포리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아름드리 미디어)
(7) 인디언 부족 분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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