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세계사(이영숙)


우리에게 익숙한 10가지 음식 재료-감자, 소금, 후추, 돼지고기, 빵, 닭고기, 옥수수, 바나나, 포도, 차-를 소재로 세계사를 흥미롭게 풀어가는 게 인상적인 책이다.

우리에겐 간식으로 애용되는 감자가 대표적인 구황작물이었고, 지리상의 발견과 함께 들어온 남아메리카에서 온 식재료이며, 감자 때문에 아일랜드와 영국 사람들 간의 갈등이 심했다는 점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아일랜드와 영국은 우리나라와 일본과 같은 역사적 상황에 놓여 있는데, 감자 이야기를 통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또 이름 값하는 소금이 영국과 식민지 인도 사이에서 수탈의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그로인해 간디의 비폭력 운동이 일어난 것도, 후추를 통해 금과 향신료 때문에 콜럼버스와 같은 사람들의 대항해가 시작되었다는 것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돼지고기가 중국 공산당의 대장정을 이끌었던 모택동이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며 서민적이라 중국인들의 인정도 받았다는 것과 함께 문화혁명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출애굽기와 관련된 납작한 빵의 유래, 바게뜨와 초승달 모양의 크루아상이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이야기, 역대 정치가들이 닭고기로 태평성대를 나타낸 이야기, 산출 비율이 높은 옥수수와 관련하여 소련과 미국의 관계, 대표적인 열대과일 바나나와 환경 오염, 바나나와 중남미 국가들의 독재정치의 관계, 포도를 통한 FTA, 차를 통해 영국과 청나라, 아편전쟁 이야기도 재미 있게 읽었다.

역사를 세세한 암기의 대상으로 생각하면 복잡하고 내 생활과 아무 관련이 없게 여겨진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막은 식재료들이 일종의 역사적 증거이며, 동서고금 사이의 세력관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역사와 현재인 사이의 관계를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식탁 위의 세계사
국내도서
저자 : 이영숙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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