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로젠 슬레이터)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20세기 중후반의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 실험을 보여준다.


10가지 실험 중,
1.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스키너의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이론),
2.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스탠리 밀그램의 충격 기계와 권위에 대한 복종)
3.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달리와 라타네의 사회적 신호와 방관자 효과)
은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실험들이다. 하지만 이 실험들이 어떤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실험들인지, 현재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특히 스키너는 인간은 동물 수준으로 바라본 행동주의 학자라고만 생각했으나, 막상 그가 처벌은 교육적이지 않으며, 보상 역시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 속에서 개인에게 최적의 상황을 제시하려 했다는 이론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생각해 보면 교육이론들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아 유행처럼 받아들이는 모습에 반성을 하게 된다. 한편 우리 교육계에서 스키너를 비판하고 있으나 정작 처벌과 억압이 중요한 교육수준으로 활용되는 모순적 현실도 함께 느낀다.

10가지 실험들은 당시 주류 이론을 비판하는 실험들로 수많은 논쟁을 낳았다.
7.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는 그 자체로 약의 중독성이 문제인지 개인 의지의 문제인지 논란이 됐다.

6. ‘제정신으로 정신 병원에 들어가기’는 정신과 치료가 과학적인 학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을 낳았다. 이 책에서는 DSM-3까지만 제시되고 있는데, DSM 자체가 명확한 근거가 있다기보다는 정신과협의의 합의물이라는 것에서 인간 심리의 논란성을 볼 수 있다.

4.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에서는 동물 실험에 대한 다양한 의문을 낳았던 실험이었다. 동물 실험 결과가 인간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가? 동물에게 그런 실험을 해도 되는가 하는.

또 서로 비판 관계에 있는 실험들도 여럿 등장한다.
1. 스키너의 ‘행동주의 이론’과 5.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 부조화 이론’은 서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8. 기억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증명한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실험과 9. 기억 메커니즘을 밝혀낸 에릭 칸델의 해삼 실험 역시 서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 책에서 제공하는 가장 최근의 심리 실험은 ‘10.드릴로 뇌를 뚫다’이다.
인간에 대한 심리 실험은 그 자체로 윤리적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동물에 의한 간접적인 실험, 윤리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도는 약물을 통해 심리 실험을 해 왔다면, 심리 문제의 지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직접 제거하는 등의 심리 실험을 그 자체로 윤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사람들의 찬성, 반대 역시 다양하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국내도서
저자 : 로렌 슬레이터(Lauren Slater) / 조증열역
출판 : 에코의서재 200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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