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한국사(손영옥)


이 책은 청소년 대상의 책답게 우리의 옛 그림을 통해 당시 사회의 모습과 변화를 이야기 들려주듯 풀어내주고 있다. 내겐 역사가 스토리가 있어 가장 재미있는 과목이었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삶과 큰 관련이 없어 무작정 외워야할 대상으로 인식돼 흥미는 물론이고 성취도도 가장 낮은 ‘교과’가 돼 버렸다. 그런 아이들에게 교과서와 달리 우리 역사의 중요한 지점을, 그림을 살펴보면서 그런 그림이 나오게 된 사회적 배경과 당시 삶의 모습, 또 지금과의 관련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역사를 암기할 대상이 아닌 현재에도 유용한 산경험이 되도록 한다.

그림은 아니지만 청자를 가지고 저자는 다음과 같이 풀어간다.

청자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개성 근처에서 발견된 청자 밑바닥에 쓰여 있는 도공의 이름이 중국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가마를 파 보면 진흙 가마보다 벽돌 가마가 더 깊은 곳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송나라에서 청자 만드는 기술을 가져올 때 벽돌 가마를 사용하다 기후가 맞지 않아 진흙 가마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고, 청자로 유명한 강진의 가마가 진흙 가마라는 점에서 그 이후에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강진에서 창자를 구운 이유도 거란족의 침입으로 왕실이 남쪽으로 피란 오면서 생긴 일이다. 청자가 우리나라에게 본격적으로 제작된 것은 광종 때인데, 광종은 일종의 세계화 정책을 통해 외국인들을 적극 등용했다고 한다. 청자 제작을 위해서 송나라 사람들을 적극 유치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청자는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인정할 만큼 수준이 높았는데 상감청자가 그렇다. 그것은 무신의 난이 일어나기 전 의종의 화려한 생활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 상감청자는 청자 표면에 음각으로 새겼던 무늬에 다른 흙은 채워 넣는 방법인데 무신의 난 이후에는 학, 두루미 같은 정치에서 소외된 문인들의 처지를, 몽고의 난 이후에는 포도를 새겨 넣었는데, 전쟁으로 인한 가족의 죽음, 파탄을 빨리 회복하길 바라는 심정에서 새겨 넣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책을 읽으며 역사적으로 가장 번성한 때는 내부 시스템이 정리되고, 다양한 사람들을 적극 등용한 때였음을 확인한다. 광개토대왕·장수왕의 고구려나 근초고왕의 백제가 가장 번성한 때도, 고려의 광종 때나 조선 세종, 영·정조 때 가장 번성한 것도 다양한 사람들을 적극 등용했기 때문이다. 역으로 통일신라가 쇠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신분제의 한계로 인한 소수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역사를 제대로 보았다면 지금 우리가 살길도 정해져 있는 듯싶다.
분단 극복을 통한 내부 시스템 정비, 그리고 남한과 북한 사람, 다문화 가정, 외국인도 적극 등용하는 통합의 정치가. 대결이 아닌.


한 폭의 한국사
국내도서
저자 : 손영옥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2.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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