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1.2(최규석 외)


다큐멘터리 만화 모음집답다.
다큐멘터리와 만화 중에 어디에 방점이 더 찍혀 있을까. 난 다큐라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답게,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눈에 가장 띠는 건, 첫 번째 "24일차"
예전 최규석 씨의 만화 중 "100도"가 기억난다. 물은 100도가 되어야 끓는다. 지금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몸짓이 지난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지금이 99도일 수 있다. 그러니 조금만 더 노력하자. 읽다가 눈물을 흘렀던 기억이 난다. 

최규석 씨의 '24일차'는 삼화고속 파업에 관한 이야기다. 노조가 파업하기 어려운 이유, 파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 노조집행부가 죽음에 이르는 이유를 깨알같은 재미 속에 담았다. 뭘 알아야 연대할 수 있으니 버스와 같이 우리 삶에 가장 가까운 집단의 파업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최호설 씨의 '철망 바닥'은 결국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결말이 눈에 그려졌는데 정말 확인하고 나서 보니 너무 안타깝다. IMF 이후 빈부 차가 더 벌어진 지금 우리나라에서 '복지'를 선택의 문제로 돌리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이경석 씨의 '단돈 5만원'은 용역에 내몰리는 달동네 사람들에 초점을 두기 보다, 돈을 벌기 위해 그런 일을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다. 돈을 뒤로 빠지고 사람들만 얼마나 괴롭게 만드는가. 이 시대의 빈곤이.


사람 사는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박해성,최규석(Choe, Gyu-seok),황재오(울지 않는 소년),최호철,이경석
출판 : 휴머니스트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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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1과 사람 사는 이야기 2는 각 작품별 1~2부 식으로 연결돼 있다.


1부를 읽고나서 가장 먼저 손이 간 건, 아무래도 '따뜻한 사람, 체'였다. 
이번 8.15기념식에 시립합창단이 게바라의 얼굴이 빨갛게 그려진 검정 티를 입었다고 징계를 내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체 게바라의 일대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게파라는 백인이면서 의사이기도 했던 선배 의사 알베르토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를 여행하면서, 강대국에 의해 여러 나라로 갈라진 남미의 모습, 열심히 일하지만 식민 지배자 백인에 의해 수탈당하는 모습을 확인하며, 메스트소들의 단일하면서도 독립적인 나라를 꿈꾸는 과정이 잘 나와 있다. 이야기는 3~4부로 이어질 것 같은데, 문제는 이 책 아직 3권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외에 2부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건,
역시 최규석의 '변호사들1'이다. 민노총 변호사들이 어떤 계기를 통해 뛰어난 능력을 자신의 행복에 사용하지 않고 공익에 사용하는지 취재한 이야기였는데 그들의 평범함과 특별한 계기 없음이 놀라웠다. 생각해 보니 최규석 작가의 이야기처럼 우린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기보다는 다양한 만남과 선택을 통해서 그런 성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여하튼 민주노총 변호사들의 지나칠 정도의 평범함, 그러면서 열정적인 모습들이 기대가 된다. 

'나무 이야기, 리기다 소나무'편도 마음에 와 닿았다.
집 주변 리기다 소나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너무 빨리 자라면서도 뿌리가 깊지 않아 언제 쓰러질지 몰라 태풍이 불 때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면서 많지 않는 햇볕도 다 가리고 있어 불평하면서도 겨우내 리기다소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내 모습이 보인다.
못난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던가. 빠른 성장 덕에 삼림조성용으로 심겨 푸른 산을 만들었던 주체, 그러나 경제적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지금은 우리 면만 하더라도 수종 개량 사업으로 베어나가는 나무다 싶었는데 그들 나름의 서운함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왜송으로 민족적인 감성까지 잘못 쏟아 붓고 있으니 더 억울하겠다.

마지막 '데자뷰 19871216'은 섬뜩했다. 부정선거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민주주의는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가.


사람 사는 이야기 2
국내도서
저자 : 박해성,최규석(Choe, Gyu-seok),황재오(울지 않는 소년),최호철,이경석
출판 : 휴머니스트 2012.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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