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유영아)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내면의 문제로 고민할 때
- 2013. 4. 18.
영화 원작을 소설로 펴낸 책이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은 문학적이기보다는 영화를 또다른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먼저
주요 인물 설정이 그렇다.
성악가로서 천상의 목소리와 표현력을 타고난 ‘장호’,
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돌봐주는 사람이 없자
자신의 힘을 필요로 하는 조폭에 가담하게 된다.
그런 장호를 알아봐주는 김천예고 교사 ‘상진’은 성악가로서 유망했지만 갑작스런 질병으로
꿈을 포기하다, 장호를 만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조폭 보스까지 찾아가 다리를 내놓기도 하고, 장호를 위해 라이벌 친구에게 자존심을 굽혀 가며
이탈리아 유학을 추진하기도 하는 진정한 사도다.
‘성악가’로서 새롭게 살고 싶어 하는 장호의 홀로서기를 도와주다 죽는 중간보스 ‘창수’,
보스답게 유명한 사람이 되지 않으면 해코지 하겠다며 물러나는 큰 보스. 상진과 라이벌이면서도 ‘장호’의 재주를 높이 사 이탈리아 유학을 적극
추진하는 음대교수 ‘경찬’ 등의 심리 변화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요 사건들도 필연성이 떨어진다.
일단 주인공이 천재 성악가인
까닭에 성악가로서 성장해가는 과정보다는 조폭으로서 삶을 벗어나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조폭에서 벗어나는 과정들 역시 상황을 공감하는데
거리감이 느껴진다.
라이벌 조폭을 습격하는 과정에서 믿고 따르던 창수가 죽었을 정도로 심각한 조폭 간의 전쟁이 큰 문제화 되지 않는다거나,
보스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주먹인 ‘장호’를 놓아주는 장면, 콩쿨 본선을 앞두고 상대편 조폭이 습격하는 장면들은 이 책, 또는 영화가 흥미를
끌기위한 설정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런 설정들이 종합돼, 장호와 상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일시적인 공감이 일어나고
눈물이 나오기는 한다. 그러나 그것이 여운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문학은 전형적이나 개성적인 인물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갈등하면서 좌절하기도 하면서 성장해가는 이야기이다. 이 과정 자체가 세상을 내 안에 담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누구도 무언가를 타고 나지는
못한다. 아마 타고 났다면 그것 자체가 자신을 갈등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한 번씩 웃고, 한 번씩 공감하며 눈물 훔칠
그런 영화로 충분한 이야기이다.
29 “니나 보는 사람 눈 좀 존중해 줘라. 참마로, 이기 머꼬? 이래 붙여가 입고 싶으믄 살이나 먼저 빼고 입던지. 니 몸 버티는 교복도 불상타만, 그 모습을 봐야 하는 우리 눈도 참으로 수고롭다아이가.”
~ “아침 햇살에 빛나는 머리카락 색깔이 야시꾸리 하데이?”
“못 먹꼬 댕기가 탈색된 거라예.”
“내기할래?”
“그럼, 이거 국과수에 보내시든가요.”
129 욕실로 향하는 상진의 등 뒤로 미선의 경쾌한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그래도 편애는 안 된다! 그기는 선생 아이다!”
상진은 머리 위로 쏟아지는 차가운 물줄기가 더없이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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