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요시노 겐자부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양철북' 다운 책이다. 제목이 다소 무거워 중학생 아이들에게 '간택' 될까 걱정이 되지만 읽히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도 그래서 오랫동안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은 아닐까.


초등학교에서 중학생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또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사회인이 된다는 것은. 이전과 다른 '급'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급'이 다른 상황 속에서 나이에 걸맞게 성장을 하게 된다는 의미일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그 급을 다 유예하고 있다. 지적인 측면에서는 '선행학습'이란 이름으로 1~2년 당기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아이들의 삶은 그만큼 ‘고비’를 경험하지 못하고 성장을 유예하고 있다.

그래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며 중학생이 된 조카 코페르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 가길 바라며 돕는 외삼촌과 엄마의 모습은, 이 책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기성세대에게도 해당되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이 책에는 ‘잘 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또는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 너무 바쁘게 살다 이제는 잊어버린 ‘훌륭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사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인용된 이야기들 속에는 인상적인 부분이 많다.

특히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사과가 떨어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의심을 통해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잘 보이지 않았던 법칙, 즉 세상의 진리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알고 있던 지식이라도 깊이 파고 들어가면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지적은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단편적인지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공부란 홀로 할 수 없고 인류가 쌓아 온 경험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해야한다는 말도 인상적이다.


사람과 사물은 모두 연관돼 있으므로 나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계속 열려 있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진짜 나에 있고, 진짜 ‘나’는 회의와 공부를 통해 더욱더 강화된다. 우리의 롤모델 역시 시대와 시대에 대한 대응 방식에 대한 평가 속에서 자유와 평등, 조화로운 공동체와 같은 인류의 진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인류의 역사는 이런 것들이 지역과 시대를 넘어 끊임없이 교류해 발전해 온 과정이다. 어떤 환경에서건 봄이 되면 싹을 틔우는 식물처럼, 우리 인간에게는 자유와 평등, 조화로운 공동체, 배움 등이 본능이자 생명력이고 실수 또한 배움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당시 시대에 비춰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제국주의자들의 횡포로 일본 전역과 아시아가 폭력의 아수라장이 되어가던 시기에,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호소는 인류의 역사를 비인간적인 역사에 대한 마지막 브레이크였을 것이다.

경술국치일, 일본과 계속되는 역사 논쟁 속에, 우리 언론만이라도 제대로 살고 있는 일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인상 깊은 구절>

(26)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인류는 우주의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어. 그와 마찬가지로 내 입장만 생각해서 사물을 판단한다면 세상의 참된 진실과는 끝내 마주할 수 없단다. 세상의 진리는 자기만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법이거든. 우주의 진리와 마주하고 싶다면 그런 사고방식은 버려야 해. 세상을 살아갈 때도 세상의 진실을 알기 바란다면 마찬가지란다.


(53) 세상에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그들은 남들 눈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만 신경 쓰다가 결국 진짜 나는 누구인지 잊어버리고는 하지. 코페르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 마음이 감동받을 때와 네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렴. 그 기분을 잊지 말고 언제나 그 뜻을 생각해 보도록 해.


(89) 그렇다면 진정으로 사람다운 관계란 어떤 것일까?

네 엄마는 너를 위해 무슨 일을 하든 너에게 그 보수를 바라지 않으셔. 네 엄마는 너를 위해 애쓸 수 있다는 것이 기쁘기 때문이지. 너도 좋아하는 친구들을 위해 무언가 착한 일을 하고 나면 보답받지 못하더라도 기분이 좋을 거야. 사람이 사람에게 좋은 감정으로 친절을 베풀고, 그것을 기쁨으로 삼는 것처럼 아름다운 관계는 이 세상에 없단다. 나는 그것이 진정으로 사람다운 관계라고 믿는단다. 


(169) 코페르, 나폴레옹의 일생을 보면서 너도 분명히 알게 되었을 거라고 믿는다. 영웅으로 또는 위인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가운데 진정으로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은 인류가 진보하는 데 도움이 된 사람들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업적 가운데서 가지 있는 업적을 꼽는다면 인류의 진보라는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은 일뿐이다. 


(215) 엄마보다 더 많이 후회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네 인생에 손해가 되지는 않을 거야. 단순히 그 일만 놓고 본다면 되돌리고 싶을 만큼 잘못했다 싶겠지. 하지만 그렇게 후회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면 그 경험은 절대로 나쁜 게 아니야.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 가는 거란다. 너도 그만큼 훌륭한 인간이 되는 거고.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너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돼. 네가 실수를 이겨 내고 다시 일어선다면 누군가는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 줄 거야.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국내도서
저자 : 요시노 겐자부로 / 김욱역
출판 : 양철북 201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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