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설픈 영웅, 안톤(제임스 말로니)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가족과 갈등할 때
- 2011. 3. 30.
이 책은 오롯이 ‘아버지’를 위한 책이다. 도박 중독에 빠진 아버지, 생사의 기로를 헤매는 아버지를 위한 그들의 자녀들이 바치는 구원의 메시지? 안톤과 피터를 통해 보여지는 아버지의 모습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한 추락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특히 피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덜 자란 채로 어른이 된, 그래서 더욱 초라한 모습이다. 그러기에 너무 일찍 철든 피터와 공상 속에 빠진 안톤의 모습이 애처롭다.
부모님과의 갈등에 빠진 아이들이 쉽게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인상 깊은 구절>
(39) 아무래도 나는 부모를 잘못 만난 것 같다. 텔레비전을 보면 갓난아기들이 병원이 뒤바뀌는 바람에 다른 부모 손에서 자랐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우리 아빠는 정말 최악이다. 이제 ‘아빠’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 아빠가 우리한테 한 행동을 생각하면 말이다. 우리 아빠는 도박을 한다. 아빠의 도박은 멈추질 않는다. 늘 다음번에는 큰돈을 딸 것이라고 믿는다.
✎ 이런 사람들 주위에 정말 많다. 화가 나기도 하고 정말 슬프기도 하다. 이런 사람이 아빠라면 슬픈 감정보다는 미움, 분노가 앞설 것 같다.
(60) 정말 아슬아슬했다. 다시 계단을 오르면서 나는 생각했다. 매주 복권 사는 것도 만날 잊어버리고, 차 시동도 못 걸고, 자기 자신도 돌보지 못하고, 이제는 신문을 책가방에 넣는가 하면 중요한 보고서는 쓰레기통에 넣는 엄마와 함께 뭘 할 수 있을까?
✎ 자신도 추스르지 못하는 엄마, 이런 엄마를 돌봐야 하는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 덜 자란 채로 어른이 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학부모로 만나야 한다. 매년 더 많이.
(88) “도대체 뭣 때문에 아빠를 몰아내려고 하는데? 아빠가 있어서 행복한 줄 알아! 아빠를 쫓아낼 생각 같은 거 하지 말고, 아빠를 좋아하도록 해 봐! 여기에 미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너야. 너는 나보다 더 미쳤어!”
✎ 안톤의 새로운 모습, 짐작은 했지만.
(112) “맞아. 우리 아빠는 용으로 변한 거야. 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사실 무서워. 무엇보다도 내가 그런 아빠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 병환으로 인해 초라해진 아버지를 대면한다는 것은 어른도 힘든 일이다. 안톤의 이 고백이 슬프고도 가슴을 찌른다.
(114) “제일 나쁜 게 뭐냐면……, 자꾸 아빠한테 화가 난다는 거야.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어. 아빠한테 자꾸 화가 나. 정말로 그래.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때려 주고 싶은 정도로 아빠가 밉고 화가 나. 왜 죽어야 하는데?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뭔지 알아? 병원으로 가서 아빠 침대 옆에 서 있는데, 내 자신을 억누를 수 없게 되는 거야. 아빠 몸을 막 흔들면서 고함을 지를 것 같아. 이제 내가 왜 병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지 알겠니?”
✎ 안톤의 아버지 사랑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149) “너는 지금까지 아빠와 전투를 벌여 왔어. 내 말이 맞지, 피터? 아빠의 도박 때문에 생긴 모든 문제들이 너무 싫어서 아빠를 괴롭히고 싶었던 거야. 아빠는 너에게 적이었고, 너는 그 적을 물리치고 싶었던 거지. 그렇지 않니?”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단 한 번이라도, 네 아빠가 나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봤니? 아빠가 ‘도박’이라는 감옥에 갇힌 사람이고, 따라서 구해 줄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이야.”
의사 선생님 말에 나는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 만약 아이들이 부모님을 싫어한다면, 또는 증오한다면 이런 식의 조언이 나름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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