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해안도로를 따라(2023 경남 사천 여행)

1. 대방진 굴항

'사천 해전'은 거북선이 최초로 활용된 전투였다고 한다. 그래서 노산공원에도, 이곳 대방진 굴항에도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다. 자료를 찾다 보면 임진왜란 때 이곳에 전선을 숨기기도 했다고 하는데, 안내문에 따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왜구의 노략질을 막으려고 고려 시대 때 설치한 군항이며, 순조 때 지금과 같이 활처럼 굽은 모양의 굴항 '대방선진'을 설치했다고 한다. 지금 볼 수 있는 시설은 현대에 복원한 것이라고 하는데, 과거 군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노산공원과 2.5km 정도, 사천바다케이블카에서는 1km 정도 떨어져 있어 들르기가 애매하다. 다만 버스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있다. 올해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굴항 내부는 각종 부유물이 많아 지저분해 보였다. 또 생각보다 좁아 보여 임진왜란 때 거북선이나 판옥선을 정박하기에도 좁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곳이 이순신 장군이나 거북선과 관련해 뚜렷한 관련이 보이지는 않는다. 예전 군항을 볼 수 있다는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사진을 찍는 곳에 주차장이 형성돼 있다. 건너편까지는 골목길을 지나가야 한다.
굴항을 숨기는 성의 모습. 왼쪽 상단 이순신 장군상
이순신 장군 동상(왼쪽) 이순신 장군 동상에서 바라 본 굴항 내부(오른쪽)
굴항 방파제. 답사할 때에도 낚시꾼들을 태운 배들의 이동이 많았다.

 

2. 사천 바다케이블카와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여수나 목포, 진도와 완도의 해상케이블카 모두 나름의 탈만한 이유가 있다. 사천 바다케이블카 역시 색다른 곳이었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해 먼저 초양도(초양정류방)에서 한 번 내리고, 다시 탑승하여 각산(정류장)에서 또 내린 뒤, 다시 출발지(대방정류장)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초양도까지 가는 길의 높이나, 초양도에서 각산까지, 각산에서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여정의 경사와 풍경이 모두 다른 의미에서 경탄을 자아낸다. 크리스탈 캐빈이 아닌 일반 캐빈을 탔는데도 함께 탑승한 복지사 샘은 의자에 앉지 못하고 바닥에 앉아 중간중간 비명을 질렀다. 비명 소리가 높아질수록 눈에만 담아두기 아쉬운 풍경들이 펼쳐졌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유리에 반사돼 사진이 잘 나오지는 않았다.)
 

출발지인 대방 정류장에서 찍은 사진. 매표소에서 3층 높이까지 올라와서 출발한다.
출발지인 대방정류장에서 초양정류장으로 오가는 길의 풍경. 일몰이 멋있다.
실안해안도로를 바라본 풍경
초량도 근처의 죽방렴

 

초양도에는 아쿠아리움과 동물원, 놀이공원이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와 아쿠아리움 통합권을 구입한 터라 아쿠아리움으로 향했다.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입구. 2층 카페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좋다.
방파제를 구성하는 테트라포트. 항상 그속이 궁금했는데 물고기 집이었다.다양한 인공 어초들이 소개되고 있다.
초양도 인근의 비토섬은 별주부전의 배경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궁을 테마로한 수족관.
실러캔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떠오른다.
알비노 상어. 백색의 특별함 때문에 소원을 빌기도 했단다. 네잎 토끼풀과 비슷한 느낌인데, 그 이미지가 사람에게까지 오지는 않는다.
크기 답게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하마. 동선도 꽤 길다
이곳 아쿠아리움에만 있는 특별한 새 '슈빌'(왼쪽), 슈빌의 먹이이기도 한 '폐어' 공기 호흡도 하고 다리도 있는 특별한 물고기이다.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노출하지 않은 형태로 차분히 바다 생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인근 비토섬이 배경이라고 알려진 별주부전의 수궁을 테마로한 수족관은 아이디어가 참 좋았다. 그리고 새가 공룡의 조상임을 바로 확인해 주는 '슈빌'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한 바퀴 돌고 나서 민주와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쿠아리움에서 바라보는 사천 바다케이블카와 삼천포대교, 죽방렴의 모습도 시원했다.
 
 

3. 무지개빛 해안도로

사천 바다케이블카 쪽에서 북쪽으로 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길을 '실안해안도로'라고 부른다. 실안동에 위치해서. 이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바다가 보이는 '메가박스 삼천포점'을 만난다(아르테 리조트도). 이 길을 따라 개성 있는 카페도 많이 있다. 모두 낙조를 바라보기에 좋은 곳이다.
각산을 해안으로 돌아가거나 터널로 관통해 '사천대교' 가기 전후의 해안도로를 '무지개빛 해안도로'로 부른다. 가드레일을 무지개색 배열로 칠해 놓았다.
 

사천 대포항의 '그리움이 물들면' 여인상. 여수 장도에도 비슷한 조형물이 있다. 차이는 이마의 '별'
선진리성(왜성) 인근의 무지개빛해안도로. 멀리 보이는 다리가 '사천대교'

 
이중 사천대교 가기 전에 '대포항'을 만난다. 이곳은 사천의 대표 어종(노산공원 물고기 동상에도 등장하는)이기도 한 '전어'가 유명한 곳이다. 7월인데도 수조에 전어가 그득하고 관광객들도 제법 많았다. 이곳의 명물은 남쪽 방파제 끝의 '그리움이 물들면' 여인상이다. 답사를 가기 전부터 '그리움이 물들면' 여인상이 여수 장도의 예술 작품과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살펴보니 같은 '최병수' 작가 님의 작품이었다. 여수 장도와 차이점이라면 여인상의 이마에 별과 달의 차이. 그런데 이곳 대포항의 여인상은 날씨나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게 차이점으로 느껴졌다.
 
그냥 지나치고 말았지만 여기서 사천대교를 살짝 지나면 '거북선 마을'이 등장한다. 이곳이 임진왜란 거북선의 첫 승전지였다고 한다.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지만 우리는 지나치기에 둘러볼 곳인지는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
 
 

4. 사천첨단우주항공과학관

여기서 10km 정도 사천시청 방향으로 이동하면 사천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첨단우주항공과학관에 도착한다.(바로 옆에 '항공우주박물관'이 있는데 입장료가 따로 있으며 실제 사용되었던 비행기들이 전시돼 있다.) 두 곳 모두 중요한 시설이라 네이버나 다음 지도에서는 숲으로만 표시돼 있다.
이곳은 비행기의 역사-날고자 했던 인류의 노력와 태양계 행성의 특징들, 우주인과 행성 탐험 장비들 체험, 그리고 4D(구름마차와 태양 도둑), VR체험(슈퍼윙스와 함께하는 비행체험 및 전투기 조정사 비행체험), 비행기 조정 체험 등 비행 관련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까지는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이번 문학기행에 초등학생들이 여럿 있으면, 박재삼박물관에서 배병삼 교수님의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초등학생들과 이곳에서 우주비행사의 꿈을 함께 꾸게 될 것 같다^^
 

사천첨단우주항공과학관의 모습. 비행의 역사와 체험이 잘 어우러진 좋은 체험터였다.

 
사천시는 고흥군과 신설되는 '우주 항공청' 유치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사천시는 T-50 및 KF-21을 생산하는 KAI가 있는 곳이고, 고흥은 누리호 등 우주센터가 있는 곳이라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매년 10월 즈음에 '사천에어쇼'가 열린다. 작년에는 10월 말이었는데, 올해는 11월 4~5일에 있다고 한다.

 


10월 15일 이번 문학기행에서는 '각산 정류장'에서 내려 각산을 둘러볼 수 있었다. 

각산 전망대가지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사천을 중심으로 통영, 고성, 남해, 하동 바다가 펼쳐진다. 전망이 좋기에 각산에는 '봉수대'가 있다. 각산 전망대를 넘으면 봉수대와 봉수대를 지키던 사람들이 묵었던 숙소, 그리고 생각치도 않은 구절초가 산기슭에 펼쳐져 있다. 이렇게 지나칠 곳이 아니었는데 시간 조절을 못해 아쉽다.

돌아보니 사천바다케이블카 + 초양도의 아쿠아리움 등 + 각산 전망대 코스로 한나절을 살펴볼 수 있겠다. 아니 시간 여유가 있으면 각산 등산로를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만날수록 사천의 진가가 드러난다. 그런데 이렇게 적고 보니 다가갈수록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곳이 사천 뿐이랴.

 

각산 전망대로 가는 길(왼쪽), 각산 봉수대(오른쪽)
각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해 풍경
각산 봉수대 뒤편. 각산 정상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데크길을 조성해 두었다.
각산 전망대 뒤편의 구절초 군락. 멀리 보이는 산이 사천의 중심산 '와룡산'일까. '각산'의 풍수지리 상 용의 '뿔'에 해당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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