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달처럼 빛나는 축구공(지크리트 라우베)


역설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가진 것이 많은 만큼 더 많이 채워야 만족할 수 있는..
이미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아온 우리들에게 이 책의 이야기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오래된 사막화로, 물이 거의 없어 나무 뿌리로 목마름을 달래야하는 사람들과 어느정도 물이 있지만 생활과 농사에 풍족하지 않은 사람들이 샘물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은 머리로는 선악이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누구의 편을 들기 어려운 절박한 상황으로만 느껴진다.
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집단적인 이기심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서로 물러서야하는 공존. 하지만 희망은 현실 속에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들을 수 있다. 


아이에게는 현실의 문제를 대신하게 통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축구가 있고. 북아프리카 모나코라는 나라에 대해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다음은 기억나는 구절.

(36) 난 학교 가는 게 좋은데. 학교는 하늘을 더 높게 해 줘. 계곡이 답답해 보이지도 않게 해 주고. 왜냐하면 모든 것들 뒤에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야. 그게 내 호기심을 자극해. 호기심은 목마름과 같은 거야. 선생님이 목마름을 달래 줘. 이런 샘은 마르지도 않지.(카림의 생각)

(85) 넓은 길은 우리 마을로 화물자동차, 자전거, 소형 오토바이와 함께 발전을 들여와요. 악취, 질병, 관광객도 딸려 오지요. 도로는 우리의 인내심을 빼앗고, 만족할 줄 모르게 하지요. 나쁜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타락시킬 겁니다.(드리스 할아버지), 맞아요. 맞는 말씀이에요. 넓은 길은 포도주 같은 거예요. 좋은 일보다는 죄를 더 많이 일으키니까요.(이맘)


(103)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산을 옮기는 게 더 쉽다고들 하지. 아마 티멘카르 사람들은 꽤 무거운 산일 거야.(자흐라 할머니) 자부심. 질투. 그 사람들은 우리보다 물도 맣고, 전기도 들어와요. 그래서 자기들이 더 고괴하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모든 게 우리보다 많은 건 아니지.(모하메드 할아버지)


(250) 거봐라. 우리 수도관에서 물이 나와.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나와. 처음에는 거칠게 콸콸거리며 제멋대로였지. 지금은 생각이 깊은 어른처럼 나와. 그리고 말이다, 오만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란다. 우리는 이번 일로 참 많은 것을 배웠어. 겸손과 관용과 통찰을 말이야.(모하메드 할아버지)


(251) 그래, 그렇게 많은 물이 필요하지 않아. 봐라, 이 웅덩이는 이렇게 작아도 하늘 전체를 비추잖니?(모하메드 할아버지)


밤하늘의 달처럼 빛나는 축구공
국내도서
저자 : 지크리트 라우베(Sigrid Laube) / 김세나역
출판 : 검둥소 2007.07.27
상세보기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