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스이카(하야시 미키)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친구,학교,사회 문제로 갈등할 때
- 2008. 4. 28.
<미안해, 스이카>는 작가가 14살 때 쓴 소설이라고 한다. 자신이 왕따 당한 경험을 통해 왕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썼다는데 상당히 인상적인 소설이다. 내용 전개가 다소 충격적인데 왕따를 당한 아이가 결국 자살을 한다. 왕따의 과정도 충격적이다. 부끄럽지만 인정해야할 것이 왕따 당하는 아이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데, 사실 학급을 주름잡는 소수의 엄석대 눈에서 벗어나면 결국 아이들은 왕따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왕따가 본인에게 얼마나 충격적인지 가감 없이 보여주며, 결국 죽음 외에는 다른 길이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죽음으로써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하지만, 죽음의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혼수상태의 주인공이 작가 시점에서 보여 준다.
결국 왕따를 당하는 본인이 좀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일차적으로 요구하는 내용이다. 부모와 교사에게 손을 내미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하지만 왕따 당하는 아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불필요한 존재라는 의식 속에서 살기 때문에 결국 삶을 포기하고 만다는 왕따를 당하는 학생들의 심리에 수긍할만 했다.
말이란 게 참 무섭다.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왕따는 있었다. 나도 상당부분 동조했던 것 같고. 그런데 그때는 그게 왕따인 줄 몰랐다. ‘왕따’라는 말이 없었던 만큼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심각하게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발령 초기 거의 자연 상태에 다름없는 아이들의 위계 질서를 바라보면서 교사가 어디까지 개입해야하나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때에도 왕따라는 단어는 익숙한 말이 아니었다. 그때는 소수의 엄석대에 의한 또래들의 왕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학
교폭력의 3대 사안(집단폭행, 금품갈취, 왕따)에 ‘왕따’가 있을 정도로 ‘왕따’는 내용의 규정이 끝났고,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스이카가 왕따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담임의 모습을 보며 학교에서 왕따와 관련하여 무엇을 해야하는지 토론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왕따'와 관련된 책을 몇 권 검토해 본 적이 있다. 개인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극복하는 <깃털이 전해준 선물>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시키기도 했던 <새로운 엘리엇>까지 하지만 이 책들은 주인공이 죽지 않는다.
메일에서 조심스럽게 왕따 당하는 아이가 죽는다는 설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물어보았다. 그러면서 또래 아이들의 반응을 들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주변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읽혔는데 걱정스러운 반응과 함께 머리가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건 아마도 책에 나오는 교사의 역할에 상당 부분 동조하면서도 해결하기 어렵겠다는 자포자기의 심정, 열정의 소진, 그런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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