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신이 내게 왔다(백승남)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친구,학교,사회 문제로 갈등할 때
- 2007. 4. 18.
버지니아 대학의 무차별적인 학살로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게다가 범인이 8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으로 밝혀지고, 세탁소를 경영하며 자식을 뒷바라지했던 부모들마저 자살했다는 소식에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범인은 평소에 말이 없고, 부자와 떠버리는 사람들에 대해 감정이 많았다고 한다.
"어느 날, 신이 내게 왔다"는 평범해 보였지만 ‘길 위의 악마’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소년, 세상을 만나다"의 다카얀이 떠오르는 이야기다. 다카얀과 같은 중학생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화'와 '충동'적인 모습을 ‘신’을 등장시켜 좀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에게 권하는 성장 소설 중에 ‘어느 날~’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둘 있다. 생각해 보면 ‘어느 날’ 만큼 아이들의 상황을 적절하게 말해주는 말도 없다. 생사와 희노애락애오욕이 따지고 보면 ‘어느 날’이며, 아이들에게 육체적인 변화와 함께 정신적인 변화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런 정신적인 변화는 인간의 힘(이성적인 것)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본능적인 것이기에 타고난 것이니 신이 왔다고 말하는 것이 좋겠다. 다만 신들도 인간과 같은지라(신의 피조물이 인간이지만, 역도 가능하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고 여러 신화를 통해 인간사를 존중하려는 모습을 보이니 궁극적으로 어느 날 갑자기 온 신을 떨쳐내는 것 역시 인간의 몫이다.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해결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신 앞에 당당해지는 길이기도 하다.
어려움이 닥치면 현실적으로 부딪치거나 표출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감정의 왜곡을 낳는다. 아버지를 사랑한다 믿었던 어머니의 사랑이 어머니 자신의 내면에서 만들어 놓은 집착과 욕망의 덩어리라는 말에서, 화를 잘 풀어내고, 충동을 다른 것으로 잘 풀어내는 힘이 책에서 말하는 ‘자유 의지’가 아닐까.
판타지라고는 "반지의 제왕" 정도밖에 읽은 적이 없지만, 책의 구성이나 표지, 인쇄 양식이 판타지스럽다. 유명한 판타지의 줄거리나 구절 역시 자주 인용되기 때문에 판타지나 게임에서 해방구를 찾으려는 아이들, 특히 남학생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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