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엘리엇(그레이엄 가드너)
- 상황별 청소년 소설 추천/친구,학교,사회 문제로 갈등할 때
- 2007. 11. 22.
집단 따돌림 문제를 살피다 보면 따돌림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나서서 따돌리거나 암묵적인 동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왕따 문제는 공론화할 경우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나 가해자 본인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전체적인 분위기는 동조하며 따라가는 보통 아이들의 개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엘리엇"은 왕따를 당했던 아이가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심리가 잘 그려져 있다. 또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평소에는 어떤 아이이며 왕따를 누가 만드는지, 그래서 독서 활동을 통해 왕따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새로운 엘리엇"은 학교롤 두 번이나 옮기면서 가면을 하나씩 만들어 간다. 사업 실패와 갑자기 닥쳐온 아버지의 사고(강도에 의해 정신이상이 됨)는 엘리엇을 무기력하고 미미한 존재로 만들었고, 그로 인해 왕따가 된 엘리엇은 학교를 옮겨야만 한다.
그곳에서 다시 새로운 가면을 쓴 엘리엇으로 살아간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애쓰지도, 또 너무 드러나지도 않기 위해 무표정의 가면을 쓴 엘리엇은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새 학교에 적응한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투쟁이고 전쟁터이다. 생존을 위해서 수업도, 친구관계도, 클럽활동도 모두 싸움터였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학교안의 실질적인 권력자인 ‘가디언’들을 만나게 되고, 또 과거의 나약한 엘리엇을 연상시키는 벤과 사랑하는 루이즈를 만나면서, 남을 밟고 일어서는 추악한 생존이냐, 처절한 패배가 분명하지만 떳떳한 엘리엇으로 다시 태어나느냐의 사이에서 고뇌하게 된다.
생존의 추악한 전쟁터가 된 학교와 더 이상 휴식이 될 수 없는 가정에서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고 힘겹게 투쟁하는 엘리엇의 고민을 함께 하다 보면 불안과 분노, 긴장감이 송두리째 내 것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고통스러우면서도 긴장되고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읽기였다.
가디언들의 존재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며 제3자인 구경꾼이 된 아이들의 감정을 잘 포착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답답하지만 열려 있는 결말도 필연적인 설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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