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해(성석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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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해

저자

성석제 지음

출판사

창비 | 2008-10-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재미있는 소설의 대명사 성석제의 열한번째 소설집1994년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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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는 다른 소설이었다.

이것도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
이 소설집에 실린 9편의 단편 모두 '행복'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답답했다. 이 소설에 대해 해설자가 아주 현학적인 말로 마지막에 해설을 붙여 놓았는데, 그것을 읽으면서도 불편하고 도통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눈엔 아홉 편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모두 이른 바 아웃사이더, 소외된 이웃, 이른 바 찌질이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런 공통점과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뒤섞인 참 불편한 인물들이었다.

주로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무전여행, 등산, 피서, 낚시 등. 그리고 미술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아주 소박하게 시작한 여행들은 주인공들과는 급이 다른 인물들과 만나면서 긴장감이 돌고 상대적인 박탈감과 부러움, 열등감까지 섞여서 결국 파국을 맡게 되었다.(여행, 서악풍정, 피서지에서 생긴 일) 

그들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을까?  7~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 속에서 비루하고 초라한 인생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이어진다?(기적처럼, 깡통)

아홉 편의 단편들 중에서 청소년과 연관이 있는 소설이 두 편 있다. '지금 행복해'와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이다. '히말라야시다'는 교과서에도 실렸으니 차치하고, '지금 행복해'는 조금 충격적인 이야기다. 수능을 앞둔 아들이 다중중독자(술, 대마초, 섹스 등)인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 남에게 피해만 끼치던 아버지가 아들을 아들로 사랑하는 과정이 담담하게 잘 그려져 있다. 아홉 편의 소설 중 가장 희망적인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아홉 편의 소설에 나오는 소외된 인생들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마치겠다.

1. 여행 - 무전여행을 떠난 만재, 봉수, 영덕(빨간 스포츠카를 탄 대학생 셋과 만나 열등감과 우정의 붕괴를 맛본다)

2. 지금 행복해 - 다중중독자 아버지(나중에는 스스로 알콜치료요양원으로 간다. 그런 아버지를 친구라 부르는 쿨한 아들)

3. 설악풍정 - 오로지 예쁜 여자만 보고 설악산을 오르는 주인공(마지막에 여자가 목욕하는 줄 알고 훔쳐보다 추운 냇물에 몸을  던져 목욕한다. 물론 목욕한 사람은 잘생긴 남자)

4. 기적처럼 - 자식과 부모에게 피를 빨리는 주인공. 그것에 익숙해져 이젠 바꿀 기력도 없다. 죽으려 해도 일그러진 가족관계 안에 익숙해지고, 관습화되어 바꿀 수조차 없다.

5. 피서지에서 생긴 일 - 오로지 여자 한 명 꼬셔 보려 피서를 떠나지만 결국 함께 간 찌질이한테 프렌치 키스를 하고 만 주인공(여기도 세 명의 찌질이가 등장한다)

6. 톡 - 여기 등장하는 모든 ㄱ, ㄴ, ㄷ 들 모두 다. (소설 형식이 매우 독특하다. 솔직히 헷갈린다. 무슨 내용인지)

7. 낚다 섞다 낚이다 엮이다 - 이중 '낚이다'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모두 뻥이라는)

8.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 모든 것을 가진 여인과 그림그리는 재주밖에 가지지 못한 화가 백선규. 결국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살게 삶이 성공을 가져다 주는 아이러니한 이야기

9. 깡통 - 노숙자와 따뜻한 국숫집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노숙자는 성공하고 깡통도 남는다.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이라는 책을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