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임성순)



컨설턴트

저자
임성순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1-03-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컨설턴트]가 은행나무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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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있게 읽혔다.
그만큼 몰입이 되고 쉽게 읽혔다.

솔직히 현실에서 이런 조직이 아니 회사가 있을까 혹은 이런 사람들이 진짜 있을까 하다가 일종의 비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갈수록 더 그런 느낌이 강해졌다. 누군가(혹은 어떤 조직)의 의뢰를 받고 주인공은 살인계획을 짜고(그 살인계획은 절대 의심되어서는 안되는 매우 자연스러운 죽음으로 기획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그것을 회사가 조직적으로 실현해주는,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되는 그런 시나리오. 
예를 들어, 정치자금의 비밀을 쥔 정당의 사무처장이나, 이제는 무용지물이 된 대기업 명예퇴직 예정자, 신도시 개발에 방해가 되는 축산업자, 심지어는 나이가 들어 권력을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대기업 총수 등. 이런 이들이 구조조정의 대상이다. 
주인공은 이런 사람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죽이는 것을 기획하고, 이른 바 '회사'에서 실행하고 막대한 돈을 지급한다.
실제로 죽이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시나리오에 의해 죽어간 사람들의 숫자를 세가면서 주인공은 돈이 주는 안락함에 윤리적인 고민을 잊어간다. 그러다가 회사에서 만난 경리직 현경을 제거하는 시험을 받게 되면서, 그녀가 그를 사랑하고 아이까지 가졌다는 사실을 그녀가 죽은 후에야 알게 되면서, 고통과 고민은 시작된다. 모른 사람과 아는 사람의 죽음을 기획하는 것은 아주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사랑하는 약혼녀를 두고 콩고에 가고 거기에서 전세계가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에 얽혀 있다는 전지구적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다. 예를 들어 우리가 쓰는 핸드폰 배터리에 쓰인 원자재때문에 콩고에서는 매일 수만 명이 죽어간다는 현실. 나는 모르고 사용하지만 그로 인해 막 태어난 아이들도 죽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접 목격한다. 

그로 인해 자신이 하던 일을 자책하다, 결국은 자신의 일을 인정하게 되는데.

주인공이 실체를 모르는 회사에 젖어들어가는 것은 결국 우리네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누군지 알고 죽이는 것이나, 누군지 모르고 죽이는 것이나. 주인공이나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나 똑같다는 것!

하지만 이 소설은 그래서 어쩌라고가 아니라, 그런 복잡한 인과관계를 놓치지 않고, 좀더 건강한 행복을 찾을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얻게 되는 피로 얼룩진 행복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찾을 것!

이 책은 또한 피시통신, 삐삐, 핸드폰, 성형수술, 명품, 전세계적 암살조직의 역사 등 흥미로운 소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흥미를 돋운다. 

작가의 다음 작품들이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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